[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올해 아마존,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다섯 대형 빅테크 기업이 총 93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지난 3년간 채권 발행액을 단숨에 뛰어넘는 기록을 세웠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무디스, JP모건,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는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센터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 확대에 따른 것으로, 자본 조달을 위한 채권 발행이 채권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메타가 10월 말 300억 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올해 미국에서 가장 큰 고등급 회사채 발행 기록을 세웠고, 알파벳은 11월 초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총 250억 달러를 조달했다. 오라클 역시 9월에 18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AI 인프라 구축과 데이터 센터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 이러한 대규모 채권 발행은 무디스 수석 신용 담당자인 에밀 엘 넴스가 언급한 바와 같이 "AI 컴퓨팅 수요 증가에 따른 용량 제약에 대응하기 위한 명확한 추세"로 분석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데이터에 따르면 9월과 10월 두 달 간에만 750억 달러의 AI 관련 부채가 새로 발행됐으며, 이는 과거 10년간 연평균 발행액의 두 배 이상에 달한다. 한편, JP모건은 향후 5년간 이 분야에 1조 5천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등급 채권 발행 수요가 예상된다고 전망해, 채권시장의 향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록적인 발행 규모와 함께 시장에서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1월 초 나스닥 지수는 약 4% 하락하며 4월 이후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고, 오라클의 회사채 가격도 9월 중순 이후 5% 가까이 떨어져 업계 평균을 웃돌았다. 메타 주가 역시 실적 발표 직후 최대 14%까지 하락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전략가 마이클 하트넷은 고객들에게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 채권에 대해 숏 포지션을 권고하며, 이번 상황을 닷컴 버블 당시 IT 회사 채권 폭락 전조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프레이저 런디 아비바 인베스터스 글로벌 채권 책임자는 “소수의 기술 기업에 부채가 집중됨으로써 시장 집중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채권 투자자들도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지속가능성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각 기업들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막대한 자본 지출을 감행하고 있으며, 이는 전례 없는 채권 발행 규모와 AI 인프라 경쟁의 심화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메타는 올해 자본 지출을 700억~720억 달러로 늘리는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섰고, 알파벳도 올해 910억~930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다. 오라클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특별 금융 방식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 중이다.
즉, 빅테크 기업들의 AI 분야 집중 투자와 인프라 확대가 고강도 채권 발행으로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투자 수익성과 채무 리스크에 대한 고민이 증폭하는 가운데 향후 몇 년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