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테슬라가 영국 시장에서 차량 리스료를 1년 전 대비 절반 이하로 낮추는 '가격 전쟁'에 돌입했다. 배경에는 2025년 7월 기준 극심한 판매 부진과 극단적으로 늘어난 재고 부담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다수의 해외 및 국내 보도에서 확인된다.
리스료, 1년 만에 최대 60% 급감…영국 운전자 체감 ‘역대 최저’
더타임스와 로이터에 따르면 2025년 8월 현재 영국 운전자들은 테슬라 모델3를 월 252파운드(약42만원)에, 모델Y는 377~400파운드 수준에 리스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반값 이하로 떨어진 수치로, 불과 1년 전에는 각각 600~700파운드, 700파운드에 육박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리스업체에 제공되는 할인율이 최대 40%까지 치솟았으며, 이 절감폭이 소비자에게 직접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할인정책 외에도 영국 내 부족한 재고 보관 공간 역시 초강수 가격 인하를 단행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업체 관계자는 “남는 차량이 늘어나면서 보관에 드는 물리적 공간도 한계에 봉착했다”라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7월 판매량, 60% ‘폭락’…영국 시장서 존재감 ‘미미’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 자료를 종합하면 테슬라의 2025년 7월 영국 내 판매량은 987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월(2462대) 대비 60%나 급감한 수치다. 2025년 내 누적 판매 역시 7% 추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반면, 같은 달 영국 전체 신규 차량 등록대수는 약14만154대로 전년 동월 대비 5% 감소에 그쳐 테슬라의 하락 폭이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테슬라의 영국 내 시장점유율은 2024년 7월 1.67%에서 2025년 0.7% 이하로 추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자 선호 요인 변화, CEO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반감, 모델Y 등 노후차종의 경쟁력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 테슬라만 ‘역주행’
흥미로운 점은 테슬라 개별 브랜드의 부진과 달리 영국 전기차(BEV)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7월 영국의 신규등록 BEV는 2만9825대로 전년동월 대비 9.1% 성장했고, BEV가 전체 차량 등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SMMT 전망 기준 23.8%로 소폭 상향됐다(이전 전망치 23.5%). 중국 BYD 등 경쟁 브랜드는 같은 기간 영국 판매량이 4배 이상 급증하며 현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는 중이다.
자동차산업 ‘지각 변동’…테슬라 영국발 위기의 본질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물리적 재고 부담, 경쟁업체 격전, 브랜드 이미지 타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테슬라가 초강수 가격 인하 외에는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영국에서만 ‘판매량 반토막, 리스료 반값’이라는 이례적 악재를 동시에 맞은 테슬라의 전략 전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