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독일계 주방기기 수입·판매 기업 휘슬러코리아 주식회사(대표이사 이경우)가 2025년 매출 9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성장세를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이 불과 1억3,800만원으로 전년(10억1,000만원) 대비 무려 86.3% 폭락하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여기에 유로화 강세로 촉발된 외환차손 16억3,300만원이 영업이익 전체를 집어삼키며 당기순손실이 15억6,400만원까지 불어났고, 이는 전년 순손실(1억400만원) 대비 14배 이상 악화된 수치다.
판매비와 관리비 427억원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31억4,000만원이 '지급수수료' 한 항목에 집중되는 비용구조의 기형성은 물론, 모회사 Fissler GmbH에 대한 원가 종속과 고착화된 손실 기조가 중장기 재무건전성에 심각한 경고등을 켜고 있다.
손익계산서… 매출 성장의 이면에 숨은 수익성 붕괴
3월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감사보고서(한영회계법인)에 따르면, 휘슬러코리아의 2025년(제28기) 매출액은 901억300만원으로 전년(2024년, 877억2,900만원) 대비 2.7% 증가했다.
그러나 매출 증가는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매출원가는 472억5,000만원으로 매출총이익은 428억5,300만원(매출총이익률 47.6%)을 기록했고, 판매비와 관리비가 427억1,500만원으로 매출총이익과 불과 1억3,800만원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1억3,800만원에 그쳐, 전년 영업이익 10억800만원 대비 86.3%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0.15%로, 사실상 영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제로 마진' 경영 상태에 처했다.
여기에 영업외비용 22억원(전년 11억2,000만원의 약 2배)이 가세하면서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이 17억9,600만원으로 확대됐고, 법인세 수익 2억3,200만원이 반영된 후에도 최종 당기순손실은 15억6,4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당기순손실(1억500만원) 대비 14.9배 급증한 규모다.
외환 리스크… 유로 강세가 수익성을 직격
당기순손실의 핵심 원인은 외환차손이다. 2025년 외환차손은 16억3,300만원으로 전년(6억100만원) 대비 172% 급증했다. 외화환산손실도 4억2,400만원이 발생해 합산 환율 관련 손실이 2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당기말 기준 EUR/KRW 환율이 1유로당 1,696.9원으로 전기말(1,532.2원) 대비 10.7% 급등한 결과다.
휘슬러코리아는 모회사 Fissler GmbH로부터 유로화로 상품을 수입하는 구조인 만큼, 유로 강세는 곧바로 원가 부담 및 외환손실로 직결된다. 영업에서 버는 1억3,800만원이 외환 손실 20억원에 의해 완전히 삼켜진 셈이다.

판관비의 블랙홀… 231억원짜리 '지급수수료'의 정체
판매비와 관리비 구조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지급수수료다. 2025년 지급수수료는 231억3,700만원으로 전체 판관비(427억2,000만원)의 54.2%를 차지했다. 전년(224억9,700만원) 대비 2.8% 증가한 수치이기도 하다.
지급수수료는 통상 백화점·홈쇼핑 등 판매 채널 수수료, 온라인 플랫폼 수수료, 물류 위탁수수료 등을 포함한다. 휘슬러코리아는 이천물류센터 및 롯데백화점 강남·잠실점 등 오프라인 채널 중심의 판매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유통 채널 종속에서 비롯된 구조적 비용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급여 86억8,300만원, 판매촉진비 27억2,000만원, 운반비 12억2,000만원 등도 주요 판관비 항목으로 집계됐다.
모회사 Fissler GmbH에 대한 종속적 공급 구조와 리스크
휘슬러코리아의 모든 지분은 독일 Fissler GmbH가 100% 보유하고 있으며, 최상위 지배회사는 Vesta GmbH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기 Fissler GmbH로부터의 상품 매입액은 307억8,700만원(매입관련 부대비용 포함)으로 전체 매입의 67.77%를 차지했다. 전기(383억9,000만원, 의존도 75.81%)에 비해 의존도가 다소 완화됐으나, 여전히 매입 원가의 3분의 2 이상이 모회사에 귀속된다. 당기말 기준 Fissler GmbH에 대한 매입채무 잔액은 129억1,000만원에 달한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이 같은 종속 구조는 환율 변동에 따른 원가 변동, 본사 공급가격 결정에 대한 수동적 지위, 한국 법인 수익성의 독립적 개선 한계라는 세 가지 구조적 리스크를 내포한다"고 분석했다. 감사보고서에도 "당사의 영업은 동 회사와의 영업관계에 중요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명시적으로 기재했을 정도다.
이익잉여금 2년 연속 감소
주주 환원 측면에서는 당기와 전기 모두 배당금 지급이 없었다. 이익잉여금은 2025년 말 기준 150억1,100만원으로, 전년말(165억7,500만원) 대비 9.4% 감소했다. 2024년 초(166억8,000만원)와 비교하면 2년간 약 16억7,000만원의 이익잉여금이 소진됐으며, 이는 2년 연속 순손실이 직접 이익잉여금을 잠식한 결과다. 자본총계도 2025년 말 160억1,000만원으로 전년말 175억8,000만원 대비 15억7,000만원 줄었다.

부채비율 130%대로 악화, 재고 258억원의 부담
재무상태표를 보면 2025년 말 기준 부채총계는 208억9,000만원, 자본총계는 160억1,000만원으로 부채비율이 130.5%를 기록했다. 전년(117.5%)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단기차입금은 없으나 유동부채 전체는 203억1,000만원에 달하며, 이 중 매입채무(유동)만 158억2,000만원이다.
유동비율은 168.4%로 단기 유동성은 양호한 편이나, 유동자산 341억9,000만원 중 재고자산이 258억4,000만원(75.6%)을 차지한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다. 재고자산 내 평가손실충당금도 9억1,500만원이 설정돼 있어, 실질 재고 가치는 이보다 낮을 수 있다.
현금성자산은 10억2,100만원으로 전년(2억4,400만원) 대비 크게 늘었으나, 절대 규모로는 매출액 901억원 대비 1.1%에 불과해 유사시 유동성 완충 역할에 한계가 있다.
무형자산 및 소프트웨어 투자 현황
무형자산 잔액은 당기 말 11억8,000만원으로 전년(16억9,000만원) 대비 30.1% 감소했다. 영업권 1억6,800만원이 전액 상각 처리됐고, 소프트웨어도 전년 15억2,000만원에서 11억8,000만원으로 줄었다. 당기 소프트웨어 신규 취득은 3,580만원에 불과해, 전년의 대규모 소프트웨어 투자(14억7,800만원)가 일회성에 그쳤음을 알 수 있다.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홈쇼핑판매계약 등과 관련해 8억8,200만원의 지급보증을 제공받고 있어, 판매채널 이행보증 리스크는 잠재적으로 존재한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매출이 901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1억4,000만원에 그쳐 영업이익률이 0.15%라는 것은, 이 회사가 901억원어치의 제품을 팔아 사실상 남기는 게 거의 없다는 의미"라며 "유통·채널 비용으로 빠져나가는 '지급수수료 231억원'이라는 블랙홀이 수익성의 심각함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또 "유로화 환율이 10.7% 뛰면서 외환차손 16억원이 발생, 영업에서 번 이익을 외환에서 통째로 날린 구조는 모회사로부터 유로화 결제로 물건을 사는 한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DNA 리스크'이며, 환헤지 전략 부재가 결정적 약점으로 드러났다"면서 "2년 연속 순손실로 이익잉여금이 150억원대로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 잠식으로 향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모회사 Fissler GmbH의 추가 자본 투입 혹은 수익구조 근본 재편 없이는 재무 안정성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재고자산 258억원이 유동자산의 4분의 3을 점유한 채 좀처럼 줄지 않는 상황은, 한국 프리미엄 주방기기 시장의 수요 둔화와 유통 채널 효율화 실패를 동시에 방증하는 적신호"라고 꼬집었다.
휘슬러코리아의 입장과 해명을 듣기위해 공식 질의서를 발송하고, 답변을 듣기위해 3번이상 전화를 드렸으나 "무응답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