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화성에 성조기 꽂겠다"고 취임식에서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 우주위원회를 폐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 우주위원회를 폐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주 정책에 대한 스페이스X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국가 우주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폐지를 주장해온 기관으로, 로이터는 이런 결정의 바탕에 스페이스X의 로비가 있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권 인수위 측도 정권 인수 과정에서 우주위원회에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백악관 인근에 있는 위원회 사무실도 대부분 비워졌다.
우주위원회는 1993년 해체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부활시킨 곳이다. 그러나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인 2023년 우주에서의 기업 활동에 대한 정부의 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의 '임무 승인' 계획을 발표하면서 민간 우주 기업의 불만을 촉발한 바 있다.
"화성 개척"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활짝 웃으며 엄지를 치켜세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우주 투자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트럼프 정부가 과감하게 우주산업을 추진하려는 모양새다.
집권 1기 때부터 우주 개발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월 집권 2기 미 항공우주국(NASA) 수장으로 머스크의 우군인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을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은 미국의 역사에서 서부 개척과 영토 확장 정신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이를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화성으로 대표되는 우주 개척에 보다 과감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다만 이번 사안과 관련해 스페이스X,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우주위원회 책임자 등이 모두 언급을 피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취임사에서 '화성'이 언급되면서 기존의 우주 개척이 달 탐사, 달 자원 확보 등에 초점을 뒀던 것과 달리 곧바로 화성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 2016년 화성에 사람이 거주 가능한 도시를 건설해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 식민지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절차를 꾸준히 밟아왔다. 최종적으로 2050년에는 100만명을 화성에 이주시킨다는 게 머스크 CEO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화성 탐사용 대형 여객선인 '스타십' 시험 발사를 계속 추진중이다.
미국의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도 트럼프 2기 정부에서 NASA의 기조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화성에 성조기를 꽂겠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우주 탐사·우주 인프라 제조 기업들의 주가가 날아오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트럼프 2.0 시대 미 증시 개장 첫날에는 우주 분야 상장지수펀드(ETF)와 개별 종목이 급등세를 보였다.
글로벌 우주 탐사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프로큐어 스페이스 ETF(티커명 UFO)’는 이날 전일보다 9.03% 오른 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에 상장된 UFO ETF는 지난달 기준으로 미국 기업의 비중이 70%를 넘는다.
소형 위성 발사 시장의 강자로 알려진 로켓랩USA는 이날 전일보다 30.3% 오른 31.27달러에, 우주 인프라 기업인 레드와이어도 국방 기술 기업 엣지오토노미 인수 발표 등의 호재가 겹쳐 전일보다 51.4% 오른 22.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에서도 22일 항공우주 관련 기업의 주가 상승세가 돋보였다.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우주항공&UAM iSelect ETF’는 2.0% 오른 1만4858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