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품질 결함이 확인된 오르테(㈜삼부자), 소베맘(㈜제이드앤인터내셔날) 젖병세척기 2종에 대해 2025년 8월 28일부터 자발적 전량 리콜을 실시한다.
한국소비자원과 국가기술표준원은 "해당 젖병세척기의 내부 플라스틱 부품이 마모·균열되거나 파손되는 현상으로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피해 신고가 수백건 접수된 데다, 플라스틱 파손물이 아기 젖병에 남아 미세플라스틱 유입 우려까지 제기된 점을 심각하게 판단했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은 오르테 ZMW-STHB03(OBC-80A)와 소베맘 ZMW-STHB01(SBM-DW01)으로, 각각 2023년 12월~2025년 2월, 2023년 12월~2025년 3월 사이 생산된 시리얼넘버 제품은 환불·교환이 가능하다. 그 외 동일모델 전체에 대해선 무상 수리(부품 제공) 조치가 이뤄진다. 이번에 리콜되는 젖병세척기는 총 3만403대에 달한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이번 문제로 7월 17일부터 8월 12일까지 약 한 달 사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젖병세척기 피해 상담만 451건에 이른다. 이 중 소베맘 관련 상담이 269건, 오르테가 165건, 기타 브랜드는 17건으로 집계됐다. 해당 사태로 인해 피해자 커뮤니티 회원 수도 6000명을 돌파하며 집단 불안이 고조됐다.
업체 측은 문제를 인지한 이후에도 공지를 통한 적극적 안내나 신속한 공식 리콜 대신, 뒤늦게 부품 교체와 제한적 환불에 머물렀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소비자원·국가기술표준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두 제품의 플라스틱 내부 부품은 세척 및 건조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고온다습 환경과 진동에 노출되면서 내구성이 저하되어 마모·파손이 발생했다. 문제가 된 두 제품 모두 안전확인 의무 이행 후 시중에 유통된 제품이나, 안전관리항목이 아닌 품질 불량에 의한 사건임이 확인됐다.
주목할 점은 국내 젖병세척기 사건의 대부분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중국에서 제조됐다가 국내로 들여와 판매된 제품이라는 사실이다. 이번 오르테와 소베맘 모두 OEM 생산 후 수입된 제품이다.
덕분에 관리 미흡과 사후 리콜 사각지대 문제가 동시에 불거졌다. 일부 제품은 안전확인대상 어린이제품이 아닌, 전기생활용품 안전관리 범주로 인증을 받으면서, 실제 아기들이 사용하는 제품임에도 안전 관리가 미흡하다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은 "향후 무상수리 대상 제품의 결함 재발을 집중 점검함과 동시에, 시중 유통 중인 젖병세척기 전체에 대해 미세 플라스틱 검출 등 건강 위해 가능성을 조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소비자단체들은 “유아용품은 더욱 엄격한 품질·안전 관리가 이뤄져야 하며, 이번 사태는 제조업체와 정부 모두 정책적 허점을 보완해야 할 계기”라고 지적했다.
국내외 현황을 보면, 젖병세척기 및 영유아 가전에서 플라스틱 부품 결함 등으로 인한 대규모 리콜이 공개적으로 발표된 사례는 한정적이며, 현 국내 사태와 같이 ‘미세플라스틱 유입’ 가능성까지 제기된 경우는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미국·유럽 시장에서도 영유아 제품의 안전 강화 규제와 리콜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나, 리콜에는 종종 수천~수만대에 그치는 것이 일반적이고, 일부 국가에서는 아기 건강에 직접 영향을 주는 소재 관련 결함이 확인될 시 즉각적인 시장 퇴출 조치가 이뤄지기도 한다.
이처럼 아기 건강과 직결되는 생활가전의 대규모 리콜은 제품 안전체계와 사후관리에 대한 근본적 재정비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