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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이슈&논란] "김치 안샀다고, 고기 끊고 계약 해지"…하남돼지집 ‘가맹 갑질’에 공정위 8000만원 철퇴 "프랜차이즈 불공정 선 넘었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2025년 8월 17일, 돼지고기 전문 외식 프랜차이즈 ‘하남돼지집’의 운영사 하남에프앤비에 대해 가맹사업법 위반을 이유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8000만원을 부과했다.

 

이번 제재의 결정적 배경은 계약상 명시되지 않은 26개 품목(김치말이 육수, 배달용 용기 등)을 ‘필수품목’으로 일방 지정하고, 가맹점주에게 본사 지정 사업자에서만 구매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고기 공급을 중단하며 계약 해지까지 단행한 ‘가맹 갑질’ 행위였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남에프앤비는 2015년과 2016년 기존 가맹계약을 체결할 때 ‘고기, 명이나물, 숯’만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했으나, 2020년 7월, 일방적으로 PB제품과 배달 용기를 추가해 총 26개 품목을 필수품목으로 통보했다.

 

하지만 사전에 계약을 새로 체결하거나 가맹점주와 별도 합의도 없었다. 점주가 추가 물품구매를 거부하자 하남에프앤비는 2021년 10월부터 육류 공급을 중단했고, 점주가 직접 고기를 사입하자 ‘사입금지 위반’을 이유로 2022년 2월에는 계약을 해지했다. 일부 물품은 시중 가격보다 2~5배 비싼 것으로 나타나 점주 부담이 크게 증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정당한 이유 없이 사업에 필수적인 식재료 공급을 중단하거나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하는 건 가맹사업법 위반”이라며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품목을 필수 품목으로 강제한 것은 불공정 행위”라고 부연했다. 거래상대방을 본사가 지정한 업체로만 제한한 행위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이는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불공정 거래의 전형적 사례다. 최근 3년간 공정위가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한 주요 프랜차이즈 사례만도 연 40~60건에 달하며, 전체 금액으로는 2023년 기준 약 75억원에 이른다. 특히 PB상품이나 용기, 식재료 등 필수품목 지정과 본사 지정 거래처 강제, 물품공급 중단, 계약해지 등은 미스터피자, 카페베네, 본죽 등 외식업계에서 반복적으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을 받는 핵심 위반 유형이다.

 

해외 역시 불공정 행위에 따른 제재가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계약서 누락 품목 강제, 독점적 거래처 지정, 일방적 영업 제한 등으로 2024년 한 해에만 프랜차이즈 관련 불공정행위 시정명령·과징금 사건이 100건 이상 접수됐다.

 

영국공정위(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 CMA)는 2024년 약 25개 프랜차이즈에 대해 100만달러 이상의 벌금형을 각각 부과한 바 있다.

 

반면 하남에프앤비는 공정위 제재 후 입장문을 발표하고, “PB상품의 가격이 실제론 10% 경영이익에 불과하고, 배달용기 비용은 50% 본사 부담 등 점주 부담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점주가 6년간 세 차례 계약 갱신을 거부하며 브랜드 사용료와 물품 대금을 납부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행정소송을 통해 사법적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을의 권리만 강조한 채 계약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와, 영업환경 변화에 따라 품목·거래구조를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본사 간 갈등이 점차 빈발하고 있다”며 “가맹계약의 투명한 절차와 합의가 더욱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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