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이 9월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에서 전격적인 불법체류자 단속 작전을 실행했다.
이번 집행에는 ATF(Bureau of Alcohol, Tobacco, Firearms and Explosives, 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 DEA(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 마약단속국), 현지 순찰대 등 주요 사법당국이 동원되어 수백대의 법 집행 차량과 무장요원이 투입됐고, 이날 단 한 차례 작전으로 최대 450명이 단속·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ICE 작전은 현장 출입 중이었던 근로자 전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신분 검증 절차가 실시됐고, 한국에서 출장 온 협력업체 직원과 현지 고용 근로자 등 무려 30명 이상의 한국인도 체류 자격 위반·초과 업무 활동 혐의로 연행됐다.
직접 체포된 대부분은 ESTA나 B1 비자(업무·계약 목적) 입국자들이었으나, 실제 근무 행위가 체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면서 신원 파악과 함께 ICE 폭스턴 시설로 추가 조사·수용됐다.
공장 운영 주체인 HL-GA 배터리회사는 공식 성명을 통해 "모든 조사 및 단속에 적극 협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득이하게 공장 건설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 측은 “이번 단속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EV 생산시스템에는 직접 영향이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ICE-ATF가 주도한 이번 단속은 트럼프 행정부 2기 이민정책 강화 기조 속에 이뤄진 것으로, 불법 고용 문제와 연계된 대형 제조업 현장 단속의 대표적 사례이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ICE가 체포한 불법체류자 수는 약 15만명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건설·제조업 현장에서 대규모 단속 건수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미시시피주 육가공공장 단일 작전으로 기록된 680명 체포 이후 단일 현장 규모로는 최고 수준이다.
단속 현장에서는 직접 ‘불법체류자’ 혐의를 받은 근로자 외에도 체류 자격을 일시 초과한 출장자, 서류미비 현지 노동자, 아시아계 일용직 등 다양한 노동 계층이 함께 검거됐다. 대사관과 총영사관은 변호인단과 함께 조지아 ICE 시설로 방문해 관련 인권·법률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국 내 해외 투자 제조업체, 특히 대규모 한·중·일 합작 공장에 대한 불법체류자 단속이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체류자격/고용 규정의 엄격한 준비와 사전 점검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와 재계 관계자들은 "현장 엔지니어·출장 인력의 신분 관리뿐 아니라, 계약 협력업체 고용 규정, 현지 인권·노동법 대응체계 전반에 대한 글로벌 스탠더드 적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 중이다. 임직원과 협력사 인원들의 안전과 신속한 구금해제를 위해 한국 정부 및 관계 당국과도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통역 및 변호사 지원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