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미국 NASA의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 화성 탐사 로버가 시속 12마일(약 19km)로 빠르게 이동하는 먼지 회오리(더스트 데블)를 생생히 촬영하며 화성의 역동적인 대기 현상을 드러냈다.
NASA Jet Propulsion Laboratory, Nature Communications, Smithsonian, NASA 발표 자료와 Space.com 보도에 따르면, 8월 30일 퍼시비어런스는 약 4km(2.5마일) 떨어진 토로페어 리지(Thorofare Ridge)에서 가로 61m에 이르는 대형 먼지 회오리를 84초간 촬영했다. 이 회오리는 최대 높이가 118m에 달해 미국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높이의 5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화성 대기 상대밀도와 낮은 중력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먼지 회오리는 매우 빠르게 이동하며 화성 먼지 순환과 기후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퍼시비어런스는 먼지 회오리뿐 아니라, 2025년 8월 5일 매스트캠-Z(Mastcam-Z)를 사용해 중세 전투용 헬멧과 닮은 독특한 '호른플리아(Horneflya)'라는 바위를 촬영했다. 이 바위는 표면이 작은 구형 광물구조인 스페루얼(spherules)로 거의 완전히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은 광물 침전이나 화산 활동, 혹은 충돌과정에서 용융된 물질이 빠르게 냉각되며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스페루얼로 가득 찬 바위의 발견은 화성 지질학적 변천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또한 퍼시비어런스는 2025년 8월 중순 화성 예제로( Jezero) 분화구 북쪽에 위치한 커클라구나(Kerrlaguna) 지역의 ‘메가리플(megaripples)’이라 불리는 대형 바람에 깎인 모래 능선을 관측했다. 높이가 최대 1미터에 이르며, 화성에 더 두꺼운 대기와 강한 바람이 있었던 고대 환경의 흔적을 담고 있다.
이 비활성 메가리플들은 과거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지형이나, 계속된 바람 작용으로 화성 표면이 현재에도 서서히 변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퍼시비어런스는 슈퍼캠(SuperCam), 매스트캠-Z, MEDA 등의 첨단 장비를 활용해 모래 알갱이 크기와 화학 조성, 표면에 형성된 염분층 등을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이는 향후 인류 화성 탐사 때 현지 자원 활용 가능성 연구에도 핵심 정보를 제공한다.
퍼시비어런스는 2024년 12월 예제로 분화구 북쪽 가장자리의 ‘루크아웃 힐(Lookout Hill)’에 도달하며 약 500m 고지를 극복하는 힘든 여정을 마쳤다. 이후 초기 지각암석으로 추정되는 층서 구조를 연구하며 소행성 충돌로 생성된 지질학적 역사를 탐사 중이다.
이번 연구들은 화성이 과거뿐 아니라 현재에도 지질학적·기상학적으로 활발히 변화 중이라는 점을 증명하며, 고대 미생물 생명체 존재 가능성 탐색에 중요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화성의 대기와 표면 변화는 먼지 회오리, 바람에 깎인 모래 언덕, 바위 내 미세 광물구조 등을 통해 과거 대기 두께, 기후 변화, 수중 환경 존재 여부까지 다양한 비밀을 품고 있다. NASA 연구진은 퍼시비어런스가 보내올 정밀한 데이터가 향후 인간의 화성 정착과 탐사 성공에 필수적인 정보로 활용될 것이라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