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미국의 우주항공분야 정책과 규제를 총괄하는 미국 연방항공청(FAA) 마이크 휘터커 청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사임배경에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와 깊은 갈등 관계가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휘터커 청장은 이날 FAA 직원들에게 성명을 보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전에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FAA 청장은) 내 경력에서 가장 훌륭하고 도전적인 일이었다"며 "2025년 1월 20일 임기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내년 1월20일은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되고,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날이다.
정치적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기가 보장된 미국 기관장이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사의를 밝힌 것은 전날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이어 휘터커 청장이 두번째다.
휘터커 청장의 사의 발표로 FAA는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현 부청장인 케이티 톰슨 역시 2025년 1월 10일 물러날 예정이다. FAA는 미국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의 안전 문제 등을 감독해 온 기관이다.
휘터커 청장은 FAA 부청장, 한국 현대차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회사 ‘슈퍼널’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거쳐 2023년 10월 5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1년 3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FAA 대변인은 CNN에 휘터커의 사임 배경으로 “올해 발생한 개인적인 가족 문제”를 들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휘터커 청장이 일론 머스크가 경영하는 스페이스X와의 갈등이 이유라고 지적했다.
FAA는 스페이스X의 로켓 오작동을 조사하겠다면서 수차례 발사를 금지하고, 규정 위반으로 63만3000달러(약 9억원) 벌금을 부과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9월 머스크가 휘터커 청장의 사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한 숀 더피는 이날 로이터에 "트럼프 당선인이 강하고 유능하며 일할 준비가 된 새로운 FAA 관리자를 지명할 것"이라며 "1월20일에 FAA를 감독할 대체자가 배치될 것"이라고 했다. 인수인계 기간에는 FAA의 재무 및 관리 담당 부국장인 마크 하우스가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