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소속 한국계 우주비행사 조니 김(1984년生)이 다음 달 처음으로 우주비행에 나선다.
19일(현지시간) NASA에 따르면, 4월 8일 러시아 소유스 MS-27 우주선을 타고 러시아 우주비행사 세르게이 라지코프, 알렉세이 주브리츠키와 함께 지구 400㎞ 상공의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디. 그는 ISS에서 약 8개월간 머물며 과학조사와 기술 시연 임무를 수행한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현재 러시아 스타시티에서 막바지 훈련에 한창이다.
조니 김은 네이비실(미 해군 특수부대) 출신으로 이라크전 참전 경험과 하버드대 의대 출신 의사 면허를 가진 엘리트 이력으로 미국 내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는 인재다.
조니 김은 NASA가 주최한 온라인 인터뷰에 참석해 “우주 임무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물론, ISS 밖의 (우주) 풍경을 보는 것도 고대하고 있다”며 “박사과정생 등 전 세계 많은 연구자의 경력이 녹아 있는 과학 실험을 하고 그 결실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임무를 러시아인들과 함께하는 것에 대해 “러시아 우주선인 소유즈는 러시아어로 연합(union)을 의미하고, 나는 이 단어가 지난 수십 년간 우주정거장이 존재하는 동안 이뤄진 양국 간의 협력을 묘사하는 데 가장 적합한 단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 대표가 될 뿐만 아니라 양국 간의 대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했다.
ISS는 길이 108m로, 인류가 우주에 띄운 구조물 가운데 가장 크다.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15개국이 공동 운영한다. 무중력 환경을 이용한 합금 생성이나 식물 재배 등 각종 실험을 ISS에서 한다. 2022년 7월 NASA와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비상사태에 대비한 대체 운송 수단 확보 차원에서 우주선 좌석 교환 협정을 맺고 ISS로 발사하는 자국의 우주선에 상대국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있다.
특히 이번 임무 가운데 ISS에 장착된 태양 전지판을 보수하는 계획이 있다. 우주 유영은 두꺼운 선외 우주복을 입고 ISS 바깥에 나가 활동하는 일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화려한 이력과는 달리 그는 불우한 가정사를 갖고 있다.
어린 시절,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다고 2020년 미국의 한 팟캐스트에서 고백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청취자들에게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힘은 자신에게 있다”고 했다. NASA는 공식 자료를 통해 김은 아내, 세 자녀와 함께 야외 활동, 근력 운동, 비디오 게임을 즐긴다고 소개했다.
1984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조니 김은 2002년 고등학교 졸업 뒤 해군에 입대했다. 그는 특수부대 ‘네이비실’ 대원이 된 뒤 이라크전에 파병돼 100차례 이상 실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훈장과 표창을 받으며 정예 전투 요원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동료들의 죽음을 목격한 그는 군의관이 되기로 결심했다. 미군의 교육지원 프로그램 혜택을 받아 뒤늦게 샌디에이고대 수학과에 입학해 최우등생으로 졸업했다. 그 뒤 하버드대 의대에 들어가 의사 면허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부속병원인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에서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과정도 거쳤다. 현역 해군 소령인 그는 군용기 조종사와 비행 외과의사 자격도 있다. 2017년 NASA 우주 비행사 모집에 지원, 지원자 1만8300명 중 12명만 선발되는 경쟁률을 뚫고 최종 합격했다. 다만 아르테미스 임무를 수행할 최종 4명에는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김은 자신과 비슷한 학문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향해서는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를 확실히 다지는 것”이라며 “수학, 화학, 생물학 등 모든 고급 개념들은 기본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꾸준함이 중요하다”며 “우리의 뇌는 단기 암기보다는 꾸준한 학습을 통해 더 효과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한다. 무엇보다 진정으로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