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국민의힘 친윤 중진 윤상현 국회의원의 발언의 불똥이 특정 유통기업의 불매운동까지 번지고 있다.
윤 의원은 최근 우파 성향 유튜브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역풍을 걱정하는 같은 당 초선 의원에게 "1년이면 국민들이 다 잊고 찍어준다"는 식으로 위로했다고 스스로 밝혀 논란이 됐다.
해당 발언이 민심의 분노를 자극한 건 둘째 치고, 제2의 '개돼지' 파문으로 번지면서 국민조롱아니냐는 비판까지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윤상현 의원의 처가인 푸르밀까지 불똥이 튀며 불매운동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전두환 전(前) 대통령의 사위'였던 윤 의원은 2010년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딸 신경아 씨와 재혼했다. 신준호 회장은 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이다. 즉 윤 의원은 신격호 창업주의 조카 사위가 돼 범롯데가의 일원이 된 셈이다.
논란 이후 현재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내란의힘 윤상현 처가 푸르밀'이란 제목으로 푸르밀의 주요 제품들을 공유하는 게시글이 올라왔고 300개 넘는 댓글이 달리며 공감을 표시했다. X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도 비슷한 해시태그를 타고 확산되는 분위기다.
푸르밀은 이번 논란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푸르밀은 롯데그룹에서 독립한 후에도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코로나19와 우유 소비 감소, 원유 재고 부담 등으로 2022년 임직원을 정리해고하고 사업 종료를 선언했다가 1년여 만에 사업을 재개하며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이어왔다.
이외에도 이번 정치이슈와 맞불려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기업들도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계엄) 논란 브랜드 정리’라는 이름의 불매 운동 리스트가 확산 중이다.
리스트는 애경그룹의 뷰티 브랜드 루나, 치약브랜드 2080, 항공계열사 제주항공부터 치킨브랜드 굽네, 생활용품기업 피죤, 뷰티 브랜드 정샘물, 패션 브랜드 글로니 등 브랜드가 포함됐다.
최초 작성자는 이들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등 여당과 밀접한 기업들이라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애경은 ‘1994년부터 약 17년간 17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중대한 범죄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기업 부담을 덜어 경제효과를 내겠다며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강화됐던 화학물질 규제를 지난해 완화했다.
정샘물뷰티는 창업주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씨가 윤석열 대통령 SNS 계정을 팔로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표적이 됐다. 굽네는 홍철호 창업자가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거쳐 지난 4월 대통령실 정무수석까지 오른 것을 두고 불똥이 튀었다.
글로니는 최제인 대표가 지난 대선 등에서 SNS를 통해 캐릭터나 색깔을 통해 공공연히 여당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이유로 리스트에 올랐다.
이같은 불특정 다수의 묻지마식 불매운동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이슈와 경제, 기업이슈는 별개의 문제로 봐야한다"면서 "하물며 명확한 팩트와 인과관계도 없는 상황에서 묻지마식 마녀사냥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혼란한 정국일수록 성숙된 시민의식과 이성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