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세계의 대통령 '초강대국' 미국 국가원수가 취항 후 30년 넘은 낡은 전용기를 타고 해외 순방에 나서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6년전에 주문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Air Force One)’을 차기 임기가 끝날 때까지도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보잉사의 기술적 문제와 계약 관련 이슈 등으로 납기일이 밀리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에어포스 원의 인도 시점이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이후로 미뤄졌다고 보도했다.
에어포스 원은 ‘하늘의 백악관’ 역할을 하는 만큼 자체 방어체제와 통신장비 등의 배선작업이 필수적이다. 이에 투입할 최고 전문기술을 보유한 직원을 찾기 어렵고, 최고 수준의 보안 심사 통과에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청업체 중 한 곳이 2021년 파산했다. 납기는 당초 올해에서 2027년으로 한 차례 늦췄으나, 2029년으로 다시 미뤄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18년 보잉과 새로운 에어포스 원 2대를 도입하는 39억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조지 H.W. 부시 행정부 때인 1990년대부터 사용된 에어포스 원이 30년이 지나 노후화됐기 때문.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협상에 나서 계약 비용을 줄이고, 새 전용기 외관 색까지 제안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통상 대통령 전용기는 일반 여객기를 개조해 도입한다. 신규 에어포스 원은 보잉 747-800을 개조하기로 했다. 문제는 개조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와 통화를 통해 '에어포스 원' 납기 지연을 두고 유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공군 대변인은 새 에어포스 원 프로젝트 일정이 이듬해 봄쯤 업데이트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잉 측은 새 에어포스 원 제작의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우리는 이 작업에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의 목표는 국가를 위해 두 대의 뛰어난 에어포스 원 항공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보잉은 39억달러에 에어포스 원 2대를 납품하겠다는 계약을 한 뒤 20억달러(약 2조8600억원) 이상의 비용 초과 탓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보잉의 우주 사업은 개발 지연과 비용 초과 등으로 어려움에 부닥쳤고, 항공파업과 적자로 인해 한계에 직면했다. 보잉은 핵심 사업인 상업용 항공기에서도 잇따른 안전사고와 생산 지연, 노조 파업 등으로 재정난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