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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트럼프 옛 책사 배넌 “머스크는 사악한 인간, 쫓아내겠다”…트럼프 지지층 '내홍', 이유는

트럼프 옛 책사 "머스크는 오직 돈만 원해...정말 사악한 사람"
전문직 고숙련 이민자 비자문제 놓고 충돌
머스크 공개적 비판…트럼프 2기 내홍 격화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책사’ '정치적 스승'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이 머스크를 백악관에서 쫒아내겠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집권 2기 행정부 참모진과 ‘퍼스트 버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간의 내홍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트럼프의 ‘심복’으로 알려진 배넌은 지난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의 인터뷰에서 “취임식 날까지 머스크를 쫓아낼 것”이라며 “그는 백악관 출입증이 없을 것이고, 백악관에 대한 접근 권한도 없을 것이며, 보통 사람들과 똑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말 사악한 사람(davvero malvagia)이다. 오직 돈만 원한다"등의 원색적인 표현으로 일론 머스크를 겨냥해 맹비난을 쏟아냈다.

 

또 “그를 막는 것은 내게 개인적인 문제가 됐다. 이전에는 그가 너무 많은 기부금을 트럼프 측에 냈기 때문에 참고 있었지만, 더이상은 아니다”면서 “피터 티엘(벤처캐피털리스트이자 트럼프 후원자), 데이비드 색스(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 크립토·AI차르 지명자), 머스크는 모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들이며 남아공으로 돌아가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인종차별적인 남아공의 백인이 왜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논평하는 것인가”고 비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인 머스크는 1989년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가 1992년 펜실베이니아대로 편입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학업을 마친 뒤 창업 활동을 하다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베넌과 머스크의 갈등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지지층들이 내부적으로 격한 갈등을 보인 이유는 ‘전문직 비자 H-1B’때문이다. 백인 노동자 중심의 전통적 지지층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대선 과정에서 새로 유입된 빅테크 지지세력 사이의 갈등이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더욱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남아공 출신으로 과거 H-1B 비자를 보유하기도 했던 머스크는 전문직 외국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H-1B 비자를 옹호했다. 이를 두고 백인 노동자 기반의 전통적 지지층과 대선 과정에서 새로 유입된 빅테크 지지자간 주도권 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배넌은 그러면서 “머스크의 유일한 목표가 ‘조만장자’가 되는 것이다. 머스크의 아이디어는 전 세계적으로 ‘테크노봉건주의(techno feudalism)’를 구현하는 것”이라면서 “그의 성숙도는 어린애 수준이다. 그의 기업을 보호하거나 해당 기업에 유리한 일을 하도록 모든 일을 할 것이다. 그가 초점을 맞춘 것은 자신의 부의 축적, 부를 통한 권력이다"고 꼬집었다.

 

기술과 봉건주의의 합성어인 테크노봉건주의는 소수의 빅테크 기업이 디지털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경제적 이익과 정치적 권력을 휘두르는 것을 뜻한다. 

 

전통적 지지층의 불만은 지난달 22일 백악관 인공지능 수석정책고문에 인도계 인사가 내정되면서 터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말 “나는 늘 H-1B 비자를 좋아하고 지지했다”며 머스크의 손을 들어줬다.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H-1B 비자를 확대해 외국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 나는 이 문제를 놓고 전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MAGA 진영 인사들은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반발했다. 배넌도 이날 인터뷰에서 “H-1B 이민비자 시스템은 기술 강대국들에 의해 조작되고 있고, 그들은 이를 유리하게 이용하고 있다”며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엔지니어의 76%가 미국인이 아니다. 흑인과 히스패닉계는 이같은 일자리를 갖거나 일자리에 접근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배넌의 이번 발언이 트럼프 측 내부에서 머스크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머스크가 새로 얻은 정치적 권력을 어떻게 행사하고 얼마나 오래 지속할진 아직 불분명하다”며 “이러한 불확실성은 트럼프가 기술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와 ‘정부효율부(DOGE)’이 공동수장으로 발탁되면서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배넌은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수석 전략가를 지낼 정도로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적인 ‘충성파’로,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21년 1월 6일 의회 난동 사태로 진행된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고 자료제출 요구도 응하지 않아 유죄를 선고받은 뒤 2024년 10월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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