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2 (월)

  • 맑음동두천 21.8℃
  • 구름많음강릉 21.5℃
  • 구름많음서울 23.6℃
  • 흐림대전 24.8℃
  • 구름많음대구 23.9℃
  • 흐림울산 21.3℃
  • 흐림광주 24.1℃
  • 구름많음부산 22.5℃
  • 흐림고창 21.6℃
  • 흐림제주 23.8℃
  • 구름많음강화 20.6℃
  • 흐림보은 21.7℃
  • 흐림금산 22.6℃
  • 구름많음강진군 23.1℃
  • 구름많음경주시 21.5℃
  • 흐림거제 22.3℃
기상청 제공

산업·유통

[CEO혜윰] ‘1.4조 세기의 이혼’ 조정 테이블로…SK 지배구조와 한국 재벌 가사법 뒤흔든다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서울고법이 이른바 ‘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을 정식 심리가 아닌 ‘조정’ 절차로 넘기면서, 1조4000억원대까지 치솟았던 역사적 이혼소송이 새로운 분기점에 섰다. 법조·재계 안팎에서는 “최종 액수는 수천억원대, 그러나 파장은 숫자 이상의 것”이라는 냉정한 분석이 나온다.

 

1. 1조3808억원에서 ‘원점’으로…5월 13일, 운명의 조정기일

 

4월 17일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을 조정에 회부하고, 조정기일을 5월 13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1월 9일 파기환송심 첫 기일 이후 네 달여 동안 양측은 별도 변론 없이 서면 공방만 주고받다가 ‘판결이 아닌 합의’라는 두 번째 경로를 선택한 셈이다.

 

조정기일에는 분할 대상 자산의 범위와 노 관장의 혼인 중 재산형성 기여도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대법원이 문제 삼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의 법적 성격을 제외하면, 결국 SK 주식과 그룹 가치 상승분에 대한 공헌도를 어떻게 수치화하느냐가 관건이다.

 

법조계에서는 조정이 실패할 경우 재판부가 다시 재산분할 액수를 확정해야 하는 만큼, “최후의 유리한 숫자를 기정사실화하려는 고도의 기 싸움이 조정석에서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2. 665억 → 1조3808억…‘세기의 이혼’을 만든 숫자들


이 사건의 궤적은 곧 ‘숫자의 역사’다. 2017년 7월 최 회장이 먼저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절차가 시작됐지만 조정이 결렬되자, 2018년 정식 이혼소송으로 비화했다. 1심 재판부는 공동재산을 약 2142억원으로 보고 이 가운데 665억원만을 재산분할액으로 인정했으며, 위자료는 1억원으로 제한했다. 이때 SK㈜ 지분은 결혼 전부터 보유한 특유재산으로 분류돼 분할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2024년 5월 서울고법 2심은 판을 완전히 뒤집었다. ▲부부 공동재산: 약 4조원으로 재산 범위를 대폭 확대 ▲분할 비율: 최 회장 65%, 노 관장 35% ▲재산분할 금액: 1조3808억원 ▲위자료: 20억원으로 판결했다.

 

2심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까지 분할 대상으로 포함시키며 “노 관장이 SK그룹 가치 증가와 경영 활동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국내에 공개된 사례 중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 결정으로,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이 부담해야 할 총액은 이자 등을 감안해 1조4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2025년 10월, 대법원은 이 ‘초대형 판결’을 멈춰 세웠다. 대법원 1부는 1조3808억원 재산분할을 명령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위자료 20억원과 이혼 자체는 그대로 확정하면서도, 재산분할의 법리를 대폭 수정하라는 취지였다.

 

3. ‘노태우 비자금’에 제동 건 대법원…가사법 새 기준 만들다

 

이번 사건이 해외 주요 외신에서 “Korea’s biggest divorce settlement case” “South Korea’s epoch-making chaebol divorce” 등으로 주목 받은 이유는, 금액뿐 아니라 대법원이 제시한 가사법 기준 때문이다.

 

2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부친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최 회장의 SK 지분 취득에 활용됐다고 보고, 이를 노 관장의 재산형성 기여분에 포함시켰다. 이 논리는 곧 ‘부정 자금이라도 사실상 혼인 중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면 분할 산정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정반대였다. ▲범죄로 조성된 비자금은 민사상 보호할 수 없는 불법자금 ▲불법자금 투입 사실은 형사·반부패 관점에서 평가될 수 있으나, 재산분할 측면에서 기여도로 인정할 수 없음 ▲따라서 노 관장의 기여도 산정에서 300억원 비자금은 배제해야 함으로 판단했다.

 

즉 대법원은 처분재산의 범위, 특유재산의 분할 가능성, 불법자금의 법적 취급 등에 대해 “재산분할 사건의 기준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사·이혼 사건을 다루는 법조 실무에서도 “재벌 총수 이혼을 계기로 향후 대규모 자산가 이혼 사례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결정으로 노 관장은 비자금 300억원을 통한 ‘레버리지’를 잃게 됐고, 향후 재산분할 협상에서도 기여도 수치가 종전 35%에서 상당 폭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4. 최종 액수는 ‘수천억’ 전망…SK 지배구조 리스크는 완화?


법조계 전문가들은 최종 재산분할 금액이 1심 665억원과 2심 1조3808억원 사이, 즉 ‘수천억원대에서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이 경우 한국 이혼사상 최대급 금액이라는 상징성은 유지하되, SK그룹 지배구조에 미치는 충격은 2심 당시 시나리오보다는 줄어드는 구도가 된다.

 

재계는 2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이 1조원이 넘는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SK㈜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 ▲그에 따른 지배력 약화, 경영권 방어 비용 증가 ▲SK그룹 내 비상경영 체제 장기화 등을 주요 리스크로 분석해 왔다. 실제로 일부 시장 분석 보고서와 블로그, 경제지 기사에서는 “지분 매각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SK 주가에 부정적 영향, 그룹 지배구조 리스크 확대”라는 시나리오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그러나 대법원 파기환송 이후 상황은 다소 달라졌다. ▲1조3808억원이라는 ‘최악의 숫자’가 일단 멈춰 선 점 ▲불법 비자금을 기여도에서 배제함으로써 분할 비율이 낮아질 여지가 커진 점 등의 이유로 “경영권 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현재 최 회장 측은 대법원 취지에 따라 SK㈜ 주식을 공동재산에서 빼고, 전체 분할 비율도 다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서면으로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반면 노 관장 측은 SK그룹 가치 상승, 혼인 기간(약 30년)에 걸친 동행, 기업 이미지 관리와 사회적 역할 등을 들어 기여도를 최대한 방어하는 전략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5. ‘합의냐, 재판이냐’…5월 조정 테이블의 의미


이번 조정 회부는 액수의 문제를 넘어서, 한국 재벌가 사법 리스크 관리 방식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2심 당시 이미 해외 주요 언론들은 “SK chairman ordered to pay nearly $1 billion in divorce settlement” “Record-breaking divorce case may shake SK Group’s control structure” 등의 제목으로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다뤘다.

 

조정이 성사될 경우, ▲‘노태우 비자금’이라는 정치·형사적 논쟁을 재판정 밖으로 완전히 밀어내고, ▲SK그룹의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신속히 정리하며, ▲당사자 모두에게 법리·여론 리스크를 일정 부분 상쇄하는 ‘절충 해법’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조정이 결렬되면 재판부는 대법원 취지를 반영해 다시 액수를 확정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최종 분할 비율과 SK㈜ 지분 처리 방식에 대한 새로운 법리가 쌓이게 된다. 그 경우 이번 사건은 단순한 재벌가 이혼을 넘어, ‘한국형 가사법·재산분할 판례 대전환점’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재계 전문 변호사는 "665억원에서 1조3808억원, 그리고 ‘수천억원대’로 수렴될 것으로 보이는 일련의 변동에 이어 5월 13일 서울 서초동 가정법정 조정실에 오르는 숫자는 단순한 금액이 아니다"면서 "한국 재벌가의 혼인과 이혼, 지배구조와 사법 리스크, 그리고 불법자금에 대한 법원의 시선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82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이슈&논란] 공정위가 다이소를 조사하면 알리·테무가 웃는다고?…‘중국 밀어주기’와 규제 형평성 사이 진실은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다이소 조사가 ‘중국 플랫폼 밀어주기’ 논란으로 번졌다. 납품업체와의 거래를 들여다보는 조사가 국내 유통기업을 압박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돕는 조치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조사 내용과 시장 지표만으로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어렵다. 조사 대상은 반품과 판촉비 부담 등 납품거래다. 추가 조사가 진행된 9월에는 알리와 테무의 앱 이용자가 오히려 줄었다. 다만 이용자 감소만으로 정부의 의도나 규제의 공정성까지 입증할 수는 없다. 이번 논란에서 구분해야 할 것은 인과관계다. 조사 사실과 경쟁사의 이익, 정부의 정책 의도는 서로 다른 문제다. ‘다이소를 없앤다’는 주장, 조사 내용에는 없다 공정위는 9월 8일 서울 강남구 아성다이소 본사에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올해 4~5월 조사에 이은 보완조사다. 당시 조사 대상에는 다이소뿐 아니라 올리브영, 무신사, 롯데하이마트 등도 포함됐다. 올리브영도 9월 10일 추가 현장조사를 받았다. 다이소 한 곳을 겨냥한 조사로만 보기는 어려운 대목이다. 조사 쟁점도 납품거래에 집중돼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상품을 반품해 재고 부담을 납품업체에 떠넘겼는지, 경제적 이익을 요

셀트리온, 2026년 3분기 매출 1.5조원·영업이익 5100억원 "분기 최대 실적"… 영업이익률 34% 기록 '수익성 입증'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셀트리온은 2026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 5000억원, 영업이익 51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5.8%, 영업이익은 69.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4.7%p 오른 34%를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섰다. 고수익 후속 제품의 판매 비중 확대와 원가 구조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매출 성장이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수익성 개선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 ◆ 영업이익 목표 3개 분기 연속 초과… 실적 가시성과 시장 신뢰 강화 셀트리온은 연초 장래사업·경영계획 공시를 통해 1분기 3000억원, 2분기 4000억원, 3분기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목표를 제시했다. 회사는 3분기까지 매 분기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연초 제시한 이익 성장 계획을 실적으로 입증했다. 영업이익 증가는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기존 제품과 신규 제품의 판매가 고르게 확대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후속 제품군의 매출 비중이 빠르게 상승한 점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생산 효율화와 원가 구

[공간혁신] 英 앤더슨은 왜 유니클로와 손잡았나…"앤더슨이 디자인·개성 묻고, 유니클로가 가격·기능으로 답했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UNIQLO)가 ‘2026 FW 유니클로 and JW 앤더슨(UNIQLO and JW ANDERSON)’ 컬렉션을 10월 16일 출시한다. 2017년 시작해 9년간 이어진 협업이다. 조나단 앤더슨은 왜 유니클로와 손을 잡았을까. 그가 협업 초기부터 내세운 말은 ‘패션의 민주주의’였다. 유니클로는 그 구상을 실행할 생산·유통 기반을 갖춘 상대였다. 앤더슨이 디자인의 개성을 보탰다면, 유니클로는 그 개성을 일상복의 가격과 기능으로 구현했다. 영국 패션 매체 아이디(i-D)의 2017년 인터뷰는 두 브랜드의 협업이 어디서 출발했는지 보여준다. 오는 16일 국내 출시되는 ‘2026 FW 유니클로 and JW 앤더슨’은 이 관계의 연장선에 있다. 이번 컬렉션은 연극과 학문, 예술적 표현에서 영감을 얻었다. 짧고 여유로운 블루종, 패턴을 강조한 니트, 비대칭 플리츠스커트 등을 선보인다. 무대에서 가져온 발상을 매일 입는 옷으로 옮긴 셈이다. “진정으로 민주적인 옷을 만들고 싶었다” 앤더슨은 유니클로의 이름만 빌린 디자이너가 아니었다. 원래부터 이 브랜드의 소비자였다. 그는 “유니클로의 가장 큰 소비자 중 한 사람

대웅바이오, 알츠하이머 혈액진단 사업 확대 나선다… 의료진에 ‘루미펄스’ 특장점 공유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뇌건강 전문기업 대웅바이오(대표 진성곤)가 중추신경계(CNS) 분야에서 축적한 영업·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랩지노믹스(대표 류재학)와 협력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병 진단검사 ‘루미펄스’의 국내 시장 확대에 나선다. 대웅바이오는 지난 9월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치매 진료 전문의를 대상으로 ‘FINE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알츠하이머병 혈액 진단검사 ‘루미펄스(Lumipulse G pTau217/Aβ1-42 Ratio)’의 기술적 특징과 임상적 유용성을 소개했다고 7일 밝혔다. 최근 로슈(Roche), C2N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알츠하이머병 혈액 진단 기술을 잇따라 선보이고 관련 검사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혈액 바이오마커의 임상 활용 가능성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대웅바이오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기존 중추신경계 치료제 중심의 사업 역량을 진단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특히 CNS 분야에서 축적한 영업·마케팅 역량을 기반으로,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병 진단 기술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시장 기반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심포지엄 역시 의료진에게 혈

[영웅시대] SK 최태원 “호남 반도체 가장 빠른 속도로…용인 3분의 2 규모”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주 반도체 생산기지 예정지를 찾아 최대한 신속한 건설을 강조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건설 목표를 12년 앞당기고도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호남권 생산기지를 순차적으로 짓는 데서 나아가 용인과 병행 건설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번 광주행의 핵심은 시간이다. 공장을 얼마나 크게 짓느냐 못지않게 언제 생산을 시작하느냐가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이날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과 광주 군공항 부지와 탄약고 일대를 둘러본 뒤, 정부·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최대한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용인을 대체하는 광주가 아니라, 용인만으로 부족해진 생산능력 호남권 투자는 기존 용인 계획을 옮기는 사업이 아니다. SK하이닉스가 6월 29일 공식 뉴스룸을 통해 공개한 중장기 투자 전략은 용인 600조원, 청주 100조원, 서남권 400조원 등 총 1100조원 규모다. 용인에서는 D램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청주에서는 낸드 생산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후공정 역량을 확대하며, 서남권에는 새로운 메모리 전공정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구상이다. 회사는 기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