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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스페이스X, IPO 후에도 머스크에 '슈퍼 의결권' 부여한다…"머스크 지분 42%로 의결권 79% 영구 지배 설계"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이후에도 차등 의결권 구조를 통해 회사에 대한 압도적인 지배력을 유지할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이 4월 20일(현지 시간) 스페이스X의 비공개 투자설명서를 분석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머스크와 소수의 내부자에게 일반 투자자를 압도하는 슈퍼 의결권 주식이 부여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상장 후 2종류의 보통주를 발행하는 이중 주식 구조(dual‑class structure)를 채택한다.

 

공모를 통해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되는 클래스 A 주식에는 주당 1표의 의결권만 부여되는 반면, 머스크와 극소수 내부자가 보유하는 클래스 B 주식에는 주당 10표의 의결권이 붙는다. 투자설명서 분석에 따르면 머스크는 스페이스X 지분을 약 42% 안팎만 보유하면서도 전체 의결권의 약 78~79%를 사실상 장악하게 되는 구조로 알려졌다.

 

이 구조가 그대로 확정될 경우, 지분율과 무관하게 주요 전략·인사·합병·정관 변경 등 모든 핵심 의사결정에서 머스크가 단독에 가까운 결정권을 행사하는 ‘슈퍼 주주’가 되는 셈이다.

 

“상장해도 머스크 회사”가 되도록 짠 설계


머스크는 상장 이후에도 최고경영자(CEO)와 최고기술책임자(CTO), 그리고 9인 이사회의 의장까지 겸임하는 것으로 투자설명서에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주주들이 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도록 주주권 행사를 제한하고, 분쟁 발생 시 소송 대신 중재를 강제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보도됐다.

 

이는 단순히 차등의결권에 그치지 않고, 이사회 구조와 분쟁 해결 절차까지 머스크 친화적으로 맞춘 ‘입체적 경영권 방어 패키지’라는 평가를 부른다. 블룸버그와 주요 외신들은 스페이스X의 이번 구조가 행동주의 펀드나 적대적 인수 시도에 대한 선제적 방어이자, 테슬라에서 겪은 거버넌스 갈등의 재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1조7,500억 달러 밸류에이션, 사우디 아람코 넘어선 ‘역대급 IPO’


재무 측면에서도 이번 IPO는 규모와 밸류에이션 모두에서 사상 최대급 이벤트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기업가치를 약 1조7,500억 달러 수준으로 책정하고, 공모를 통해 약 750억 달러(약 100조 원 안팎)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액 기준으로만 보면 이는 2019년 사우디 아람코가 기록한 294억 달러 규모의 IPO를 세 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으로, ‘역대 최대 IPO’라는 수식이 붙는다.

 

상장 시장으로는 나스닥을 택했으며, 상장 시점은 이르면 2026년 6월로 알려졌고,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JP모건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시티그룹 등 월가 대표 투자은행들이 공동 주관사로 투입됐다.

 

비공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총자산 약 920억 달러, 부채 508억 달러(약 75조 원), 현금 보유액 248억 달러, 연간 매출 186억7,000만 달러, 순손실 49억4,000만 달러 수준의 재무 구조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위성통신 ‘스타링크’와 발사 서비스가 고성장 중인 만큼, 시장은 적자보다는 성장성과 우주 인프라 독점력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며 고밸류를 수용하는 분위기다.

 

메타·알파벳式 차등의결권, 거버넌스 논란 재점화


차등의결권 구조 자체는 메타(옛 페이스북),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실리콘밸리 빅테크에서 이미 활용해 온 방식이다. 창업자에게 장기 비전 실행력을 부여하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 속에서도, 공적 자금을 대는 일반 주주의 경영 참여를 제한하고 소수 독단을 고착화한다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돼 왔다.

 

스페이스X의 경우 머스크 본인이 CEO·CTO·이사회 의장을 모두 겸임해 권력이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집중되는 ‘삼중 권력 구조’라는 점에서 논란의 강도가 더 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연봉 자체는 5만 달러대에 불과했지만, 주식 보상 패키지를 통해 막대한 지분 가치를 확보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스페이스X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지분 보상 + 슈퍼 의결권’ 조합이 대주주의 책임과 보상 간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 시가총액이 6조6,000억 달러 수준에 도달하고,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등 특정 성과 목표를 달성할 경우 머스크가 추가로 6,000만주를 받을 수 있는 주식 보상 계획도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배력뿐 아니라 경제적 이익까지 장기적으로 머스크에게 집중시키는 설계라는 점에서, ESG 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 논쟁을 불러올 소지가 크다.

 

투자 매력 vs. 거버넌스 리스크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가 ‘2600조원짜리 우주 괴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장기 스토리에 열광하면서도, 머스크 1인 체제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팬데믹 이후 성장주 조정과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도, 민간 우주 발사·저궤도 위성 인터넷·우주 데이터센터 등 스페이스X가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위치를 선점한 영역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크다.

 

반면, 슈퍼 의결권과 강력한 경영권 방어 장치가 도입된 만큼, 상장 후에도 머스크의 돌발 발언·정치적 행보·플랫폼 운영 방식이 곧바로 기업 가치 변동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오너 리스크’는 상수로 남게 된다.

 

특히 테슬라와 X(옛 트위터) 사례에서 이미 확인된 머스크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하면, 일부 장기 기관투자가들은 스페이스X를 매수하더라도 의결권 영향력이 거의 없다는 점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스페이스X IPO는 우주 인프라 패권을 둘러싼 초대형 성장 스토리와, 민주적 지배구조 원칙을 시험대에 올려놓는 ‘문제적 상장’이 될 공산이 크다. 머스크의 슈퍼 의결권을 ‘혁신을 위한 안전장치’로 볼지, ‘소수지배 고착화의 신호탄’으로 볼지에 따라 글로벌 자본시장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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