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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트럼프, UFO·외계 생명체 기밀문서 공개 초읽기

"매우 흥미로운 문서 다수 발견… 첫 공개 곧 시작"
2,000건 넘는 UAP 보고서 보유한 펜타곤, 77년 침묵 깰까
로즈웰의 저주인가, 진실인가… 미 정부 UFO 판도라 박스 열린다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확인비행물체(UFO)와 외계 생명체 관련 기밀문서를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1947년 로즈웰 사건 이후 약 80년간 철통 보안으로 봉인돼온 미국 정부의 UFO·UAP(미확인이상현상) 파일이 마침내 세상에 드러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7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 드림시티 처치에서 열린 보수 성향 단체 '터닝포인트 USA' 행사에서 "매우 흥미로운 문서들을 많이 발견했다"며 "첫 공개는 아주 아주 곧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NBC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발언을 특히 '이 청중을 위해 아껴뒀다'며 "여러분은 조금 더 모험을 즐기는 분들"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2월 행정명령에서 4월 공개 예고까지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19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국방부와 정보기관에 UFO·외계 생명체·UAP 관련 기밀파일 식별 및 공개를 지시한 데서 비롯된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 행정명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팟캐스트에 출연해 "외계인은 실재하지만 직접 본 적은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는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이 기밀 정보를 누설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UFO데이터라이브에 따르면 이 행정명령은 90일 기한을 설정했으며, 대략 2026년 5월이 공개 데드라인이다. 공개 대상에는 레이더 데이터, 내부 조사 보고서, 내부고발자 주장 관련 자료 등이 포함될 것으로 의회 소식통은 전하고 있다.

 

펜타곤 UAP 전담기구 "2,000건 넘는 보고서 축적"

 

현재 미국 국방부 산하 UAP 전담 조사기구인 '전(全)영역이상현상해소실(AARO·All-domain Anomaly Resolution Office)'은 2,000건이 넘는 UAP 보고서를 데이터베이스에 보유하고 있다. 더컨버세이션은 AARO가 2022년 창설된 이후 가파르게 사례를 축적했음에도 학계에서 이를 연구하는 이들이 낙인 효과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 UFO 보고 기관인 국립UFO신고센터(NUFORC)의 집계에서도 최근 신고 건수의 추이가 주목된다. 2025년 1월에만 581건이 신고됐고, 2024년 12월에는 984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트럼프의 공개 예고가 이어지면서 대중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인디아투데이는 "AARO는 공식적으로 외계 생명체나 외계 기술의 존재를 입증할 근거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으며, 대부분의 목격 사례는 평범한 설명이 가능하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하버드대 천체물리학자 아비 로에브 교수는 "위성 고해상도 이미지와 해저 소나 데이터처럼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자료가 진짜 보물"이라고 강조했다.

 

의회도 압박 수위 높여… 46개 영상 공개 소환장 검토


의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플로리다주 공화당 하원의원 애나 폴리나 루나는 지난달 펜타곤에 UAP 조사와 연계된 영상 46개를 4월 14일까지 공개하라는 서한을 발송했다. NBC뉴스에 따르면 마감 시한을 넘긴 뒤 루나 의원은 뉴스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소환장 발부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도 UAP 관련 3개 조항이 신설됐다. 디펜스스쿱에 따르면 2004년 1월 이후 노던커맨드 및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UAP 요격 현황·장소·성격 등을 의회에 브리핑하도록 의무화했다. FY2026 NDAA는 총 9,006억 달러의 국방예산을 수권하며, 2024년 12월 하원에서 찬성 312표, 반대 112표로 통과됐다.

 

관료적 벽과 기밀 해제의 딜레마


그러나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CNN은 "전문가들은 기대되는 공개물의 상당 부분이 지루한 행정 문서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전했다. 전직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보 크리스토퍼 멜론은 "파일은 해당 정보에 정통한 보안 담당 전문가의 손을 거쳐 한 줄 한 줄 검토돼야 한다. 처음 기밀로 분류한 기관이 해제 여부를 심사한다"고 설명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과학사학자 그레그 에기지안 교수는 "국가안보 이익이 특정 정보의 공개에 장벽을 만들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며 실질적인 신정보 공개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다. 미국 정보국장실(ODNI)은 "UAP·외계 생명체 관련 파일이 조만간 기밀 해제될 것"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으나, 구체적 시일은 밝히지 않았다.

 

80년 기밀 파일의 역사적 무게

 

1947년 로즈웰 UFO 추락 사건 이후 미국 정부는 일관되게 "외계 생명체가 지구를 방문했다거나 추락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해왔다. 2024년 3월 펜타곤의 평가 보고서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어떠한 조사에서도 외계 기술의 존재를 입증할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2020년 4월 국방부가 해군 조종사가 촬영한 FLIR1·짐벌·고패스트 영상 3편을 공식 확인하며 "해당 공중 현상은 여전히 미확인 상태"라고 인정한 이후, 정부의 공식 서사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2023년 7월에는 전직 정보관 데이비드 그루시 전 국방부 분석관이 하원 감독소위에서 "미국 정부가 비인간 우주선을 수십 년간 은닉해왔다"고 증언하며 파장을 키웠다.

 

트럼프의 이번 선언이 80년 세월 동안 봉인돼온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실질적 첫 단추가 될지, 아니면 또 한 번의 정치적 제스처에 그칠지는 "아주 아주 곧" 밝혀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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