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부동산 시장에서 행정구역의 경계를 허무는 ‘신규 도로’가 주목받고 있다. 과거 강이나 철도, 산 등으로 단절돼 서로 다른 생활권으로 여겨지던 지역이, 도로나 다리, 터널로 이어지면서 같은 생활권으로 묶이는 ‘생활권 통합’이 집값을 견인하고 있어서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 간 시세 격차를 좁히거나 새로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서리풀터널’은 길이 뚫리면 돈이 보인다는 격언을 증명한 대표적 사례다. 과거 서초동과 방배동은 국군정보사령부 부지로 가로막혀 지척을 두고도 돌아가야 하는 단절된 지역이었다. 그러나 2019년 터널 개통으로 서초대로가 연결되자 상황은 반전됐다. 내방역에서 강남역까지 이동 시간이 20분 이상 단축되며 방배동이 사실상 ‘강남 생활권’으로 편입된 것이다.
이 변화는 부동산 시장에도 바로 반영됐다. 방배동 ‘서리풀e편한세상’ 전용면적 84㎡는 2017년 12월 14억원에 거래됐으나, 터널 개통 직후인 2019년 8월에는 18억원을 기록하며 2년도 채 되지 않아 4억원 상승했다.
2021년 개통된 서판교 터널도 눈길을 끈다. 판교테크노밸리까지 이동 시간이 단축되며 직주근접성이 확보됐고, 현대백화점 등 판교 중심 상권 이용이 수월해지며 서판교 일대가 사실상 동일 생활권으로 편입됐다. 이 역시 집값을 끌어올렸다. 서판교 터널이 뚫리기 전(2018년) 분양된 ‘판교퍼스트힐 푸르지오(2단지)’ 전용면적 84㎡는 7억원 내외에 분양됐지만, 터널 개통 후인 2023년 11억원에 거래됐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물리적 접근성 개선은 심리적 거리감까지 좁혀 상급지의 인프라를 공유하게 만든다”며 “특히 획기적으로 시간이 단축되는 구간의 진입로 주변 단지는 시장의 재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천안의 강남’ 불당과 탕정도 연결 예정
이 같은 흐름은 충남 천안과 아산 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아산 탕정면과 천안 불당동을 연결하는 과선교(철로 등을 건너가도록 만든 다리) 착공이 예정돼 있어, 생활권 통합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불당지구는 학원가부터 병원, 상업시설 등 인프라가 몰려 있어 주거 선호 1번지로 꼽히며, 지역 시세를 이끌고 있다. 불당지구 대장주 ‘천안불당 지웰더샵’ 전용면적 84㎡는 현재 8억5,000만원 내외에 거래되고 있으며, 연결이 완료되면 인프라와 수요가 통합되면서 인접 지역의 시세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권일 팀장은 “과거 부동산 시장이 ‘행정구역’이라는 물리적 틀에 갇혀 있었다면, 이제는 인프라 중심지까지 얼마나 빠르게 닿을 수 있느냐가 지역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 됐다”며 “철도나 지형으로 인해 오랫동안 단절됐던 지역이 하나로 연결될 경우,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과 맞물려 시세가 상향 평준화되는 ‘키 맞추기’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생활권 통합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분양 예정 단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GS건설은 올 3월 아산센트럴시티 도시개발구역 A3블록에서 ‘아산탕정자이 메트로시티’ 총 1,638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단지는 천안 불당동을 연결하는 과선교(예정) 인근에 위치해, 과선교 개통 시 탕정에서 불당지구 중심부까지 우회 없이 한 번에 진입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불당동의 학원가와 편의시설 등 우수한 인프라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비롯한 천안제2일반산업단지 등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직주근접 프리미엄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산탕정자이 메트로시티는 청약 최고 경쟁률 100대 1을 넘기며 성공적으로 분양된 A1BL과 A2BL 단지를 합쳐 총 3,673가구의 ‘자이 브랜드 타운’을 이루게 되는 점도 시선을 끈다. 이에 따라 단지 이름 역시 광역 도시권을 뜻하는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의 준말인 ‘메트로(Metro)’를 사용했으며, 이는 단순한 주거 단지를 넘어 도시의 중심 기능을 수행하는 거대한 공간을 이루겠다는 포부가 내포되어 있다.
지역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지에서는 과선교가 개통되면 탕정과 불당은 사실상 ‘한 동네’나 다름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기존에는 철도로 인해 단절된 느낌이 강했지만, 직통 도로가 생기면 심리적 거리감이 사라져 탕정지구 신축 단지의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