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애플은 2025년 9월 20일(현지시각) 차세대 운영체제 iOS 26과 macOS 타호를 동시 출시하며, ‘리퀴드 글래스(Liquid Glass)’라는 야심 찬 디자인 전면 도입으로 기술업계와 이용자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에 불을 지폈다.
The Verge, Gadget Hacks, Letsdev, RS Web Solutions, developer.apple, MacRumors에 따르면, 애플은 이를 “유리의 광학적 특성과 오직 애플만이 구현할 수 있는 유동성의 결합”이라 홍보하지만, 실제 현장 반응은 극도로 양분되고 있다.
혁신과 혼란의 상반된 시선…“가장 매혹적, 동시에 불편”
iOS 26과 macOS 타호의 핵심은 단연 리퀴드 글래스 UI다. 해당 디자인은 인터페이스 전반에 실시간 블러(blur)·굴절효과와 색상 동기화를 적용해, 화면 움직임과 터치에 따라 메뉴와 버튼이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12년 전 iOS7이 스큐어모피즘을 버린 이래 최대 혁신임을 자처한다. 특히 애플은 2개월 넘는 베타 테스팅 기간 동안 투명도와 콘트라스트 등을 반복적으로 조정하며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한다.
스큐어모피즘(Skeuomorphism)은 디자인 기법 중 하나로, 실제 사물의 외양이나 질감, 형태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초기 아이폰의 계산기나 마이크 아이콘이 실제 물건처럼 입체감과 광택, 질감을 살린 것이 스큐어모피즘의 대표 사례다.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플랫 디자인과 미니멀리즘이 대세가 되면서 스큐어모피즘은 다소 주춤했으나 최근에는 다시 입체감과 현실감을 살린 디자인이 주목받으며 부활하는 추세다.
스큐어모피즘은 현실 세계의 도구나 물체 형태를 디지털이나 디자인 매체에서 사실적으로 모방하는 스타일로, 사용성 친화적인 디자인 철학에서 출발해 대중화됐으나 미니멀리즘과 상반된 특성을 가진 디자인 기법이다.
하지만 정작 최종 사용자 평가에선 문제점이 잇따른다. 미국·유럽 IT포럼, 레딧, MacRumors 및 국내 커뮤니티에는 “글씨가 블러에 파묻혀 가독성이 떨어진다”, “애니메이션 과다로 피로감 및 멀미 유발”, “어두운 모드에서 아이콘 가장자리가 흐릿하게 번져 산만하다” 등 비판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접근성(accessibility) 측면에서 “이전 디자인보다 대비가 약해 시력 약자·노약자에 불편”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실증 데이터에도 나타난다. GSM Arena가 전 세계 이용자 1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리퀴드 글래스 디자인에 “만족/매우 만족”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2%, “불만/매우 불만”은 38%, “중립”은 10%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이상에서 부정 평가가 뚜렷하게 높게 나타났다.
‘공간 장면(Space Scene)’ 3D 매직, 사진 앱의 혁신
iOS 26의 대표적 신기능인 ‘스페이셜 신즈(Spatial Scenes)’는 별도 센서 또는 Apple Intelligence 없이, 기기 내부의 생성 AI로 일반 2D 사진을 동적 3D 효과로 바꿀 수 있다. 애플 공식 자료에 따르면 자사 연구팀이 내부 벤치마크 결과, 기존 딥러닝 방식 대비 3D 객체 감지 정확도가 11.7% 향상됐으며, iPhone 12 이상 기기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작동한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인물, 동물, 일러스트, AI 생성 이미지 등 여러 콘텐츠에 적용 가능하다. 사진 앱 내 육각형 아이콘을 클릭하거나 잠금화면 배경화면 설정 시 효과를 쉽게 미리볼 수 있도록 했다. 실제 레딧 이용자 상당수가 “딥러닝 기반의 정밀한 깊이맵 생성, 즉각적 파라렉스 효과 제공” 등 호평을 남기고 있으며, ‘커스터마이징의 새로운 시대 개막’이라는 평가도 일부에서 나온다.
macOS, 12년 만에 런치패드 퇴출…스포트라이트로 대체
macOS 타호 최대 변화는 10년 넘게 명맥을 이은 앱 서랍 ‘Launchpad’의 완전 삭제다. 애플은 그 자리를 강화된 Spotlight 검색으로 대체, 수백 가지 앱 실행·메시지 전송·단축어 실행 등을 검색창 하나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전화·저널·게임스 3개 신규 아이폰 앱도 맥에 기본 탑재됐다.
하지만 이 조치를 두고 일부 파워 유저들과 신문, Fast Company 등 미국 주요 외신들은 “직관적 포인트앤드클릭 접근성을 배제한 결정”, “키보드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사용자·고령층에게 오히려 불편”이라며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레딧, MacRumors 등지에서도 “전체 사용자의 1% 미만만이 런치패드를 썼다”는 주장과 “터미널로 우회 복구” 팁이 공유되고 있다.
사파리, 더 투명해진 탭바…디자인 일원화 본격화
브라우저 사파리 역시 플랫폼별 투명한 탭 바와 새로운 주소표시줄 레이아웃 3종을 제공하며, 사용자 맞춤형 선택권을 넓혔다. 이는 iOS, iPadOS, macOS, watchOS, tvOS 등 전사적 일관성 강화 전략의 일환이다. 그러나 유저 커뮤니티 내에서는 “화려함만 강조된 채, 실용성이 떨어지고 접근성은 역행한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혁신인가, 역행인가’…애플생태계 디자인 논쟁 재점화
이번 디자인 변혁은 하드웨어 혁신이 정체된 2020년대 중반, 애플이 사용자 경험 차별화로 다시 한 번 생태계 강화에 나선 대표적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용자 의견은 “최고 수준의 창의성”과 “불편한 과잉 디자인” 간 팽팽한 줄다리기를 보여주고 있다. 사용자 조사 및 실제 서드파티 커뮤니티 리뷰 데이터를 고려할 때, 앞으로 애플이 접근성 보완·클래식 모드 추가 등 소비자 목소리에 얼마나 응답할지가 향후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