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글로벌 IT 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는 애플이 저가형 비전 프로(Vision Pro) 헤드셋 개발을 중단하고, AI 기반 스마트 글라스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고 2025년 10월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로이터, 맥루머스, 더버지, 뉴스바이트, 액시오, Visiofactory, 인도투데이 등이 보도했다.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은 기존에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했던 경량·저가형 비전 프로 변종 'N100'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메타(Meta)의 인기 레이밴 스마트 글라스에 맞설 최소 두 가지 모델의 스마트 글라스 개발로 전환했다.
애플은 디스플레이가 없는 iPhone 연결형 모델 'N50'을 내년 초 공개하고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하며, 디스플레이 통합형 모델은 기존 2028년 예정에서 일정을 앞당겨 메타의 디스플레이 탑재 레이밴 글라스와 정면 경쟁 구도를 만들 계획이다. 이 스마트 글라스들은 음성 명령과 인공지능 기술에 크게 의존하며, 시리(Siri) 비서와 AI 기능이 접목되어 실시간 도움과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전망이다. 또한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등 메타 제품과 유사한 하드웨어를 탑재한다.
배경에는 애플의 비전 프로가 예상보다 부진한 판매 실적이 자리했다. 2024년 2월 출시된 비전 프로는 미국에서 약 37만대(2024년 1~3분기 기준)를 판매하며 초기 목표인 70~80만대에 크게 못 미쳤다. 고가(3499달러)에 무겁고 부피가 큰 디자인, 콘텐츠 부족 등에 따른 소비자 관심 저하로 지난 6개월간 개발자 수가 25% 감소하는 등 생태계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애플은 전통적인 VR 헤드셋에서 AI·AR 기반 스마트 글라스가 새로운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부상하는 시장 흐름에 맞춰 전략적 전환을 단행했다.
메타는 2023년 10월 출시한 799달러의 레이밴 메타 스마트 글라스가 2024년 전 세계에서 약 200만대 이상 판매되며 시장 점유율 약 60% 이상을 확보, AI와 AR 글라스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 중이다. 2025년에도 판매량이 200~500만대로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제품은 음성 명령과 AI 기능 외에도 고화질 카메라와 오픈 이어 스피커를 탑재해 사용자에게 편리한 상호작용과 다양한 미디어 활용을 가능케 한다.
더불어 아마존과 구글 등도 스마트 글라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아마존은 소비자용 및 배송 직원용 각각의 AR 글라스를 개발 중이며, 2026~2027년 출시를 계획 중이다. 이 제품 역시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를 갖추고 있으며, 아마존은 이 시장에서 메타와 애플과 맞붙을 준비를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AI 기반 웨어러블 시장 규모는 2025년 531억 달러에 달하며, 연평균 29.2% 이상 성장하여 2029년에는 1617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주요 성장 동력은 헬스케어, 피트니스, 원격 모니터링, AI 비서 내장, 5G 연결성, AR 기술의 발전 등으로, 스마트 글라스는 휴대전화 다음을 잇는 차세대 컴퓨팅 디바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 애플의 이번 전략 전환은 고가 VR 헤드셋 시장의 한계를 인정하고, AI와 음성 인식, AR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글라스 시장에서 메타 등 경쟁자와 맞서기 위한 중대한 도약으로 볼 수 있다. 스마트폰 이후 시대를 선도할 웨어러블 AI 시장에서 애플이 어떻게 입지를 강화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