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에 챗GPT를 탑재했다.
사용자의 질문에 시리가 자동으로 챗GPT가 제공해주는 결과를 대답해주는 방식이다. 첫 출시 후 투자자와 소비자의 실망을 산 애플의 자체 인공지능(AI) ‘애플 인텔리전스’가 출시된 후 소비자들에게 실망을 줬으나, 이번 챗GPT 탑재와 함께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다는 신호로 분석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애플은 자사 음성 비서 ‘시리’(Siri)와 챗GPT 통합을 포함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버전을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에 배포했다. 지난 6월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공개한 챗GPT 통합기능이 마침내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공개된 것이다.
챗GPT가 탑재되면서 ‘시리’는 더 똑똑해졌다. 복잡한 질문이나 문제에 대해 ‘시리’가 챗GPT를 이용해 답변을 제공한다.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4o를 기반으로 답한다. 사용자가 시리에 질문만 하면 별도의 앱을 구동할 필요 없이 시리가 스스로 챗GPT를 이용할 것을 권한 뒤 사용자의 허락하에 챗GPT의 답변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다만 애플은 이번에 애플 인텔리전스의 지원 언어를 기존 미국 영어에서 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등 현지 영어 등으로 넓혔지만 한국어는 빠졌다. 한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등 기타 언어는 내년 4월부터 추가된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빅테크 업계에서는 이번 애플의 챗GPT 적용은 애플이 자체 AI 생태계를 본격 개막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지난 10월부터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공개해 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결국 이 회사는 주간활성이용자가 2억5000만명에 달하는 챗GPT의 도움을 받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게다가 테크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애플이 ‘발트라’라는 코드명의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브로드컴과 협력해 새로운 칩을 개발 중이고, 2026년부터 대만 TSMC의 3나노급 공정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해 5세대(5G) 무선 주파수 부품 개발을 위해 브로드컴과 수십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발생한 챗GPT 서비스 장애도 애플 업데이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시간 12일 오전 8시부터 전 세계적으로 챗GPT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가 약 4시간 만에 정상화됐다. 오픈AI는 장애 원인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아이폰 사용자의 유입이 급증하면서 챗GPT 접속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