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9월 9일(미국 현지시간) 애플이 야심차게 공개한 아이폰 17 시리즈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애플 주가는 출시 직후 3.2% 급락해 1주당 $226.79를 기록했다. 이틀 동안 애플 시가총액은 1120억 달러(약 150조원) 가까이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최근 2회 거래세션 동안 애플의 주가 낙폭은 4.7%에 달했다.
MarketWatch, Financialcontent, Yahoo Finance, CNBC, Morningstar에 따르면, 시장 반응은 ‘AI(인공지능) 패권 경쟁’에서 애플의 존재감이 갈수록 희미해진다는 우려를 여실히 반영했다. “Awe Dropping”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올해 발표행사에서 애플은 극도로 얇은 아이폰 에어와 카메라, 배터리, A19 프로세서 개선 등 하드웨어적 진화를 강조했으나, 인공지능 혁신 관련 내용은 75분 내내 11회에 불과한 언급에 그쳤다.
월가 전문가들은 “AI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기존 강점 위주의 신중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에 집중했다”고 평가한다.
AT&T CEO 존 스탠키 역시 골드만삭스 'Communacopia + Technology' 컨퍼런스에서 “의미 있는 AI 혁신 없이는 아이폰 슈퍼주기(supercycle)는 끝났다”고 직설적으로 경고했다. “이제 스마트폰 시장은 하드웨어 혁신보다는 소프트웨어와 AI가 주도한다. 점진적 개선만으로는 더 이상 과거처럼 소비자들이 줄을 서서 아이폰을 바꾸는 장면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구글, 삼성전자, 화웨이 등이 AI·폴더블폰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혁신을 이어가는 현실과도 맥이 닿는다.
증권가 전망은 엇갈렸다. 필립증권은 애플 투자등급을 '감축(Reduce)'으로 하향 조정하며 목표주가를 $200로 제시했다. “중국 시장 침체, 상품 매출의 성장정체, 혁신 부재에 대한 시장 우려가 크다”는 설명이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기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2025~2026년 견조한 교체수요와 서비스 매출 덕분에 안정적 성장”을 기대했다.
웨드부시, 에버코어ISI 등은 각각 $260~$270 목표주가를 제시했으며, 멜리어스리서치의 벤 라이트스는 최대치인 $290를 매겼다.
하지만 애플의 2025년 연초 대비 주가 수익률은 -9%로, S&P 500(+11%)은 물론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구글 등 AI 중심 빅테크 대비 상당히 저조하다. 모건스탠리는 “2026 회계연도 아이폰 2만3200만대, 매출 2200억달러(전년비 +2%) 수준의 완만한 성장”을 기대하면서도, “애플이 프리미엄화와 AI 내재화 전략을 가속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관건은 결국 AI 혁신과 고객 서비스 그리고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 대응력이다. 올해 아이폰 17이 보여준 혁신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애플은 삼성, 화웨이 등과의 기술 격차 우려를 불식시킬 ‘진짜 AI 무기’를 조만간 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