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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공간사회학] 건물도 없는데, 월세 4000만원 받는 건물주…성수동 젠틀몬스터 신사옥, 꼬마빌딩 임대후 철거 '초강수'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서울 성수동 젠틀몬스터 신사옥 옆, 멀쩡히 있던 꼬마빌딩이 갑자기 철거됐다. 더 놀라운 사실은 건물이 사라졌는데도 이 건물주는 여전히 월세 4000만원을 받는다는 점이다. 건물 관리를 할 필요도 없고, 그냥 맨땅만 있는 것인데도 매월 4000만원의 월세 수익이 꼬박꼬박 들어오는 상황이 된 셈.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대표 김한국)가 10월 개관을 앞둔 신사옥 옆에 위치한 리모델링 완료 20억원대 꼬마빌딩을 임대 후 철거해 부동산 시장과 도시재생 측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건물은 1987년 준공됐으며,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 규모로 2024년 10월 리모델링을 마치고 신축 건물에 가까운 상태였다. 전체 부지와 건물을 매수하려 했으나 건물주가 매각을 거부하면서 5억원 보증금, 월 4000만원에 임대차 계약만 체결한 뒤 철거를 결정했다. 철거된 건물 평가 가치는 20억원대였으며, 건물 없이 빈 토지만으로도 월세 수익이 지속되는 희귀 사례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돈만 있으면 건물도 없앨 수 있다는 시장 논리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지적하며, 자원 낭비 및 부동산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아이아이컴바인드가 추진 중인 신사옥은 지하 5층~지상 14층, 407억원 공사비가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로, 2018년 부지 매입에 266억원을 투자했으며 2020년 한국산업은행에서 1000억원 대출을 받아 착공했다.

 

 

신사옥은 노출 콘크리트와 해체주의 건축을 접목, 건물 자체를 ‘브랜드 쇼케이스’로 극대화하는 콘셉트다. 이에 따라 옆 멀쩡한 꼬마빌딩 철거 역시 신사옥 외관을 돋보이게 하고, 해당 부지에 조형물을 설치해 브랜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저층부에는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어티슈, 누데이크 등 아이아이컴바인드 산하 브랜드들이 입점 예정이다.

 

젠틀몬스터를 포함한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7891억원, 영업이익 2338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30%, 54.7% 이상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30%에 육박하는 엄청한 성장세다.

 

게다가 올해 6월에는 구글이 약 1450억원을 투자해 4% 지분을 확보하는 등 더욱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와 임대 후 철거라는 초강수를 기업 성장 전략과 브랜드 이미지 강화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및 도시재생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는 전통적 상업용 부동산 가치를 뛰어넘는 ‘공간 마케팅’ 전략의 일환임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자산의 철거가 건축자원 낭비와 지역사회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 장기적 도시환경 변화 등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특히 철거 후 임대료 수익 유지라는 ‘임대 후 철거’ 구도가 부동산 과열과 빈 공간 증가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사례들을 보면 도시 내 철거는 경제 활성화, 재개발, 도시 재생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지만, 경제적 혼란과 문화적 자산 손실, 환경적 부담도 수반한다. 미국 디트로이트, 영국 글라스고 등 도시들은 철거 과정에서 지역 상권 침체, 사회적 이주 문제까지 겪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임대 후 철거’와 같이 자산 가치 극대화와 브랜드 마케팅 목적이 결합된 경우, 관련 정책과 사회적 합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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