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덴마크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양국 관계를 한층 밀착시키는 행보를 보였다.
이번 방중에서 중국은 덴마크의 그린란드 주권을 존중한다고 공식 표명했고, 덴마크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확인하며 상호 신뢰를 과시했다. 미중 패권 경쟁이 북극권까지 확산되는 가운데, 덴마크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모색하는 모습이 주목된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압박, 덴마크의 외교적 대응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와 자원, 북극 항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덴마크에 대해 노골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2019년 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 제안 이후, 미국은 그린란드 내 군사·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시도해왔다. 이에 대해 덴마크는 자국 영토와 주권 수호를 외교적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중국, “덴마크의 그린란드 주권 존중”…덴마크, ‘하나의 중국’ 정책 재확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베이징에서 열린 회담에서 “중국은 덴마크의 그린란드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압박에 직면한 덴마크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라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덴마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양국은 WTO 중심의 다자간 무역질서 수호, 기후변화 대응, 북극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중 북극권 신냉전…덴마크의 ‘균형외교’ 시험대
그린란드는 희토류·우라늄 등 전략자원의 보고이자, 북극항로의 핵심 거점이다. 미국은 군사기지 확대와 경제협력 강화로 그린란드에 대한 영향력 확보를 노리고 있고, 중국 역시 ‘북극 실크로드’ 구상 아래 인프라 투자와 자원개발에 적극적이다.
덴마크는 동맹국 미국과의 안보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외교적 협력 확대를 통해 외교적 레버리지를 극대화하려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유럽 주요 외교전문지들은 “덴마크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모색하고 있다”며, “그린란드가 북극권 신냉전의 전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 폴리티코(Politico) 등은 “덴마크가 그린란드 문제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은 유지하되, 중국과의 경제적 연대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덴마크의 균형외교가 미중 신냉전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