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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너무 깨끗한 우주정거장, 우주인 건강 위협…"ISS 멸균 환경, 우주 비행사 면역력 낮춰"

"ISS 깨끗한 환경, 우주비행사 건강 위협"
우주비행사들 발진·구내염 등 면역 질환에 시달려
803개 샘플 채취, 미생물·화학물질 상호작용 분석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우주정거장(ISS)이 지나치게 깨끗하면 오히려 우주 비행사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주비행사들이 장기간 우주에서 생활할 때 면역 기능 저하, 피부 발진, 염증성 질환 등을 겪게 되는 원인이 지나치게 멸균된 우주 환경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롭 나이트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에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주정거장에는 지구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토양 미생물이 거의 없으며, 이로 인해 우주 비행사들이 면역 관련 질환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면서 "우주정거장(ISS)의 미생물이 더 많아지면 우주비행사의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지구처럼 다양한 미생물과 접하는 것이 오히려 면역력 증가를 통해 건강유지에 더 좋다는 주장이다. 어릴 때 모래와 흙 장난을 하면서 적당한 미생물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면역성을 키워 건강에 좋다는 말이 우주에도 통하는 셈.

 

연구팀은 ISS 내부에서 총 803개의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이전 연구들보다 100배 이상 많은 샘플을 수집했다. 미생물 군집의 분포와 화학적 환경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분석 결과 ISS 내부의 미생물들은 대부분 인간의 피부에서 나온 것이었다. 식사를 준비하는 구역에서는 식품에서 나온 미생물이 일부 있었고, 화장실에서는 대소변에 있는 미생물도 발견됐다.

 

반면 지구에서 흔히 발견되는 토양과 수계 환경의 미생물, 즉 흙이나 물에서 나온 건 거의 없었다. ISS의 청소 및 소독 과정에서 항균제가 다량 사용되며 이로 인해 미생물 다양성이 더욱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 제1 저자인 로돌포 살리도(Rodolfo Salido) 박사는 “토양이나 물에서 발견되는 환경 미생물들은 면역 체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며 “우주 환경을 철저히 멸균하는 것보다 자연계에서 유익한 미생물을 도입해 보다 균형 잡힌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미생물은 자원과 공간을 놓고 경쟁한다. 미생물 생태계가 다양하지 않으면 일부 미생물이 과도하게 많아져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교신 저자인 롭 나이트(Rob Knight) 교수는 “건강한 토양에서 접하는 미생물과, 폐쇄된 환경에서 인간이 배출하는 미생물에만 노출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며 “우주정거장처럼 외부에서 유익한 미생물이 유입되지 않는 환경은 비행사들이 자신의 미생물에 갇혀 지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다양한 미생물과 접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다. 벨기에 과학자들은 2015년 사이언스지에 농촌 아이가 도시 아이보다 알레르기나 천식에 덜 걸리는 까닭이 일상생활 속에서 미생물을 많이 접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생물 다양성을 늘리기 위해 자연 유래 미생물을 ISS 환경에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완전히 밀폐된 공간에서 인간 유래 미생물만 존재할 경우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주비행사가 자연 환경에서 접할 수 있는 미생물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연구팀은 우주 환경에서 병원성 미생물과 인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신호를 보다 정밀하게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지구에서도 병원, 연구소 등 무균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건강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ISS는 1998년 건설이 시작돼 2000년부터 상주 인원이 거주하며 과학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길이 약 109m, 무게 420톤으로 태양광 패널로 전력을 공급받고 평균 고도 400km에서 초속 7.66km로 지구를 돈다. 유지비는 연간 약 40억 달러로 2030년까지 운영 후 폐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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