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샘 올트먼이 운영하는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앞서 오픈AI는 트럼프 정부와 함께 대규모 투자 계획과 미국 정부 기관용 AI 업무 보조 도구 제작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엔 미 국립 연구소가 최신 AI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오픈AI는 30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AI의 경제적 영향과 활용 전략을 위한 행사(Building to Win: AI Economics)를 열고 미 국립 연구소와의 협력을 발표했다. 오픈AI는 미 국립 연구소들이 과학 연구 및 핵무기 보안을 위해 자사의 최신 인공지능 모델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립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최대 1만5000명의 과학자는 오픈AI의 추론 모델인 ‘o1′(오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주요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로스앨러모스 국립 연구소의 슈퍼컴퓨터(Venado)에 자사의 모델 중 하나를 탑재할 계획이다.
오픈AI의 AI 기술을 활용해 과학자들은 미국 전력망 보호를 위한 사이버 보안 강화와 질병 치료 및 예방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 연구, 수학과 물리학의 난제 해결 등을 할 계획이다. 나아가 핵전쟁의 위험을 줄이고 전 세계의 핵물질과 무기를 안전하게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핵무기 보안 관련 업무도 포함된다.
이날 발표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기관용 인공지능(AI) 업무 보조 도구 ‘챗GPT Gov’를 제작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나온 것이라 더욱 관심을 끌었다. 챗GPT Gov는 기존 챗봇 챗GPT의 새로운 맞춤형 버전으로, 각 정부 기관에서 오픈AI의 최첨단 AI 모델에 더 쉽고 간편하게 접근하게 해준다. 또 정부 기관이 자체 호스팅을 통해 이 도구를 이용하면 사이버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및 규정 준수 요구 사항을 더 쉽게 관리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다음 날인 21일에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와 합작해 최대 5000억 달러를 투자해 AI 데이터센터 등을 미국에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으며 취임식 기금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올트먼 CEO는 최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최근 트럼프를 더 신중히 보면서 그에 대한 관점이 크게 달라졌다”며 “그는 많은 면에서 이 나라에 놀라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일등공신이자 퍼스트 버디로 알려진 머스크를 제치고 올트먼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각별한 관계를 이어가며 올트먼과 머스크간 라이벌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막강해진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경쟁사에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나는 일론이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강하게 믿는다”면서 “일론이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경쟁자들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미국적이지 않은(un-American) 일’이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머스크는 오픈AI에 대해 “시장을 마비시키는 괴물”이라고 하는 등 여러 차례 적개심을 드러내 왔다. 머스크는 오픈AI의 공동 설립자였지만 오픈AI가 비영리 법인으로서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한다는 설립 초기 약속을 어겼다며 2018년 오픈AI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투자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머스크는 지난 9월 자신의 X에서 올트먼을 ‘리틀 핑거(Little Finger)’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리틀 핑거는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각종 혼란을 일으키는 교활한 캐릭터의 별명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방송인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오픈AI도, 샘 올트먼도 신뢰하지 않는다”며 반감을 드러냈고, 지난달 말에는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막아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