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에도 한국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하며 금과 변동성 관련 상품으로 투자처를 전환하고 있다.
2025년 10월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약 5000억원 규모의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순매수하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KOSPI)는 16일 장중 3748.37까지 올라 처음으로 3700선을 돌파했지만, 9월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주식 순매도 규모는 16조5000억원을 넘으며 10월 17일 단기간에도 약 6조원 순매도를 보였다.
지난 20일에는 코스피가 장중 3800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음에도 개인은 순매도세를 이어가며 1301억원을 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금 ETF의 경우, ACE KRX 금현물과 TIGER KRX 금현물이 각각 1743억원과 1361억원을 10월 1일부터 17일까지 순매수했으며 SOL International Gold ETF 등도 600억원 규모 매수세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은 10거래일 연속 금 ETF를 매수하며 이 중 TIGER KRX 금현물은 10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개인 투자자 순매수 2위 종목에 올랐다.

국내 금 ETF는 지난 한 달간 평균 2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ACE KRX 금현물은 지난 한 달간 29% 수익률로 최고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금 투자 열풍은 지난 10월 14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양적 긴축 종료 가능성을 시사하며 국제 금값이 온스당 4300달러를 처음 넘긴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은 변동성에 베팅하는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 특히 2배 수익률을 추구하는 2x 롱 VIX 선물 ETF 종목에도 올해 약 1억3000만 달러(약 1800억원)에 가까운 유입액을 기록했다. 이 ETF는 전 세계 유입액 중 약 20%를 한국 투자자들이 차지하며, 7월 기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매입한 미국 상장 ETF 7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기존 해외 투자에서 빅테크 주식과 암호화폐에 집중해왔으나, 최근에는 미국 주식 고평가와 버블 경계감 확산에 대응해 변동성 헤지 또는 투기 목적으로 변동성 상품을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가 2025년 들어 50% 이상 상승한 점 등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단순 주식 투자에서 벗어나 안전자산과 헤지 전략으로 분산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정치·경제 이슈에 따른 위험 회피 성향 강화와 맞물린 현상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