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5 (수)

  • 맑음동두천 13.5℃
  • 구름많음강릉 12.2℃
  • 맑음서울 13.8℃
  • 연무대전 13.4℃
  • 연무대구 12.0℃
  • 연무울산 12.0℃
  • 광주 12.6℃
  • 흐림부산 12.9℃
  • 흐림고창 11.7℃
  • 제주 10.9℃
  • 맑음강화 12.8℃
  • 흐림보은 12.7℃
  • 흐림금산 13.3℃
  • 흐림강진군 10.7℃
  • 흐림경주시 11.8℃
  • 흐림거제 11.6℃
기상청 제공

Opinion

[지구칼럼] '모기' 관찰·성찰·통찰…암모기·초콜릿·미꾸라지·마취제·3일 반복·최대 10번

1. 매미는 숫매미만 울고, 모기는 암모기만 문다
2. 모기 침의 세 가지 역할
3. 모기는 어떤 혈액형을 선호할까? 모기가 잘 무는 사람은?
4. 왜 모기는 사람을 물까? 모기 한마리가 평생 흡혈하는 횟수는?
5. 여름모기보다 가을모기가 독한 이유
6. 모기가 없어지면 초콜릿을 못먹는다고?
​7. 모기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천적?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여름이면 항상 우리에게 찾아오는 흡혈귀. 유럽의 뱀파이어(Vampire), 아라비아의 구울, 중국의 강시 등 각나라마다 흡혈귀도 다양하다. 동물의 세계에서 흡혈귀는 단연코 모기다.

 

요즘에는 모기도 여름엔 너무 더워 활동을 안하고, 시원한 가을로 주활동 계절을 옮겼다. 그래서 '여름모기가 가을모기에게 물려죽는다'라는 말까지 생겼다. 

 

모기에 관한 궁금증 몇 가지를 알아보자.

 

모기(mosquito)는 지구상에 약 3500종이 알려져 있고, 한국에서는 9속 56종이 기록되어 있다. 다른 곤충과 같이 머리·가슴·배 3부분으로 되어 있다. 물 위에서 알을 낳은지 약 3일 만에 부화되어 유충이 된다. 모기는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약 13∼20일 걸리고, 성충의 수명은 1∼2개월이다.

 

1. 매미는 숫매미만 울고, 모기는 암모기만 문다

 

매미중에서도 수컷 매미들만 짝짓기를 위해 운다. 암컷 매미는 소리낼 수 있는 기관이 없다. 땅 속에서 7년, 땅 위에서 한달, 숫매미는 죽을듯이 울어서 암매미와 교미 후 7일만에 죽는다. 그나마 교미에 성공한 매미는 복많은 매미다. 연애와 결혼에 성공하는 매미는 10마리 중 3마리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천적의 먹이가 되거나 총각(?)으로 생을 마감한다.

 

반면 숫모기는 물지 않는다. 오직 암모기만 흡혈을 한다. 숫모기, 암모기 모두 주식은 식물, 과실등의 즙이다. 즉 철저한 채식주의자(?)의 삶을 산다. 숫모기는 즙액으로 충분하지만 암모기는 산란을 위한 별도의 영양분이 필요해 흡혈한다. 특히 암모기의 배란에 사람, 가축등의 동물성 단백질이 필요해 흡혈하는 것이다.

 

숫매미가 암매미와 짝짓기를 위해 운다면, 암모기는 수컷과 교미한 후에만 뱃속의 수정된 알을 키우기 위해서만 문다. 


숫모기, 암모기 구별법은 앉았을 때 앞 주둥이 침만 보이는 게 암컷이다. 주둥이 둘레에 잔 털이 많으면 수컷이다.

멀리서 봤을 때 주둥이에 큰 것이 네 개 정도 있다면 수컷으로 보시면 된다. 이런걸 떠나 사람에게 오는 것은 모두 암컷이라고 보면 된다.

 

2. 모기 침의 세 가지 역할

 

모기는 한번 물면 0.5mg의 피를 흡혈한다. 이는 우유 한 방울의 양이다. 모기의 침은 바늘이라기보다는 톱에 가깝다. 흡혈관 끝이 톱니 모양이라 톱처럼 상하로 톱질하면서 들어간다. 그래서 모포, 청바지도 뚫고 들어가는 것이다.

 

모기는 공격목표를 찾으면 1분이상 공을 들여 혈관에 대롱을 꽂고, 3분 가량 자기 체중보다 더 많은 양의 피를 빨아 먹는다. 사람을 물면서 침을 분비하는데 이 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첫째 이 침은 대롱을 꽂을 때 윤활유 역할을 한다. 둘째 물리는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히스타민이라는 마취제 성분이 있다. 보통 모기가 물 때는 모르다가, 모기가 흡혈 후 날아갈 때쯤 인지하는 것도 마취가 깼기 때문이다. 세번째 침의 역할은 액체인 피를 빠는 동안 혈액 응고를 막는 작용을 한다. 


특히 이 침이 우리 인체에 알러지를 유발함으로써 피부를 부어오르게 하고 가렵게도 만든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모기가 볼일을 마치고 날아가 버린 다음에야 가려움,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3. 모기는 어떤 혈액형을 선호할까? 모기가 잘 무는 사람은?

 

모기는 혈액형을 구별하거나 차별하지 않는다. 피 자체가 좋을 뿐, 사람피든 동물피든 무관하다. 따라서 혈액형과 상관이 없다.

 

모기가 특히 좋아하는 사람은 술 마신 사람, 임신부, 운동하는 사람, 발 냄새나는 사람, 몸집이 크거나 향수를 뿌린 사람이다. 그리고 특정 유전자(백혈구 항원 유전자 Cw07)를 가진 사람이다.

 

위 사람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모기가 좋아하는 것이 나온다. 첫째 호흡량이 많으면, 둘째 몸냄새(체취), 분비물이 많으면, 셋째 땀을 많이 흘리면 모기가 잘 문다. 즉 모기는 탄산가스 특히 호흡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매우 좋아한다.

 

아무래도 마른 사람보다는 뚱뚱한 사람, 가만히 있는 사람보다는 운동하는 사람을 모기가 더 많이 무는 이유다. 운동시 호흡하면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감지해 달려든다. 또 땀, 체취, 분비물등에서의 젓산과 아미노산 역시 모기가 좋아하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모기는 45미터 떨어진 곳에서 사람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다. 사람을 감지하는 방법이 바로 숨을 내쉴 때 내뿜는 이산화탄소때문이다. 9미터 근접하면 사람을 탐지할 수 있고, 더 가까이에서는 체온을 감지할 수 있다. 피부에서 겨우 2.5센티미터 정도 떨어져 있을 때, 사람이라는 것이 확실해지면 물게 된다.


한편 모기를 통해 에이즈 감염이 될까. 정답은 사실상 불가능. 에이즈 걸린 환자를 문 모기가 정상인을 다시 문 경우, 에이즈환자에게서 채취한 피의 에이즈 바이러스균은 극히 미비한 양이라 사실상 전염이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4. 왜 모기는 사람을 물까? 모기 한마리가 평생 흡혈하는 횟수는?


모기는 기본적으로 교미를 하고 수태한 암모기가 흡혈을 한다. 한 번 흡혈을 하면 3일을 쉰다. 3일 쉬는 이유는 알을 키우기 위해서다. 사람이 보통 열달 아기를 품듯, 모기는 3일동안 수태한 알을 키운다. 3일 지나면 알을 낳고 또 흡혈을 한다. 암모기의 흡혈은 평생동안 3일에 한 번씩 한다. 

 

모기는 알을 낳을 때 한 번에 몇 마리 정도 낳을까? 기본적으로 처음에는 300마리 정도 낳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줄어들어 마지막에는 거의 150마리, 100마리 수준으로 줄어든다. 보통 한번 낳을 때 평균 200마리 정도 낳는다.

 

모기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평생동안 몇번의 흡혈을 할까? 평균 한 달 산다. 하지만 실제 생태계에서는 천적도 있고, 자연환경의 영향때문에 보통 15일 정도 산다. 15일에서 한 달 정도 살고, 3일에 한 번 흡혈을 하기 때문에 일생동안 5번~10번 정도 흡혈을 한다.


5. 여름모기보다 가을모기가 독한 이유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여름보다 가을에 모기가 더 기승을 부린다. 가을모기가 많고 독한 이유 역시 매미가 더 크게, 더 많이 우는 것과 같은이유다. 바로 지구온난화때문이다. 보통 모기는 25℃ 안팎에서 가장 활동이 활발한데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여름보다 가을이 모기가 활동하기 적합한 날씨가 됐다.

 

날씨가 너무 더우면 모기도 활동하지 않고 여름잠을 잔다. 뜨거운 햇볕으로 체내 수분이 말라버릴 수 있어 한낮에는 습하고 서늘한 곳에 있다가 저녁이 되면 활동을 시작한다. 우리가 잠들기 전에 모기를 자주 발견하게 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만일 열대야로 인해 밤 기온이 높다면 모기도 활동을 멈추고 숨는다.

 

강수량도 중요한 요인이다. 보통 모기는 적당히 고인 물웅덩이에 알을 낳는데, 여름에는 장마가 2주정도로 짧아 웅덩이가 말라버린 경우가 많다. 게다가 여름엔 국지적으로 폭우가 강하게 내리면서 물웅덩이들에 낳은 알까지 씻겨 내려가기 때문이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비도 적당히 내리고, 물이 고이기 좋은 환경이 돼 오히려 모기가 늘어나는 것이다.

 

 

6. 모기가 없어지면 초콜릿을 못먹는다고?

 

꿀벌은 꿀을 생산하는 것 이상으로 생태계 유지에 필수적인 곤충이다. 모든 농작물의 3분의 1은 곤충의 수분을 통해 이뤄지며, 그 가운데 꿀벌이 수분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꿀벌이 사라지면 벌꿀 산업뿐 아니라 대부분의 과일 재배가 황폐화되고, 식물이 황폐화되면 결국 식물을 주식으로 먹고사는 초식동물과 인간도 죽게된다.

 

그렇다면 모기는 지구상에서 없어져도 될 곤충아니냐고 반문할 것이다. 일단 모기가 없어지면 인간들은 초콜릿을 먹을 수 없다. 초콜릿은 카카오나무에서 나오는데, 카카오나무의 꽃 지름이 1cm~1.5cm 정도로 아주 작다. 그래서 다른 곤충은 너무 커서 못 들어가고, 모기만이 수분을 한다. 즉 모기를 없다면 카카오나무의 열매를 맺지 못하기때문에 인간들은 코코아를 못 먹고 초콜릿도 못 먹는다. 결국 모기를 먹이로 하는 여러 먹이사슬 관계가 깨지고, 결국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쳐 생태계가 망가지게 된다.

 

​7. 모기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가장 무서워하는 것

 

모기는 수분, 물을 좋아한다. 그래서 알도 물위에 낳는다.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모기가 좋아하는 ‘냄새’를 없애는 것이 핵심이다. 땀이나 노폐물이 남지 않도록 피부를 늘 청결히 유지하고 향이 강한 화장품, 향수 등은 사용을 피한다. 음주를 한 경우에도 술 냄새와 더불어 인체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모기를 유인하는 원인이 되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모기를 없애는 방법은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될 수 있는 웅덩이, 막힌 배수로, 화분 받침 등에 고인 물을 없애면 모기 개체 수 자체를 줄일 수 있다. 모기의 천적은 새, 거미, 잠자리, 미꾸라지 등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하루에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를 1100마리 이상  잡아먹는다.

 

모기가 30층, 50층에서도 발견되는 이유는 뭘까?

 

일단 모기가 그 몸집으로 아파트 꼭대기 층까지 날아서 올라가기 쉽지않다. 첫째 방법은 기류를 타고 가는 방법이다. 학술논문에 따르면, 모기가 기류를 타면 60km~300km까지 날아가는 경우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둘째는 인간처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거나,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파트꼭대기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내려서 사람을 찾아간다. 모기의 날개짓은 1초에 800번에 달할정도다. 계단의 경우 올라가다 힘들고 쉬고, 또 올라가고를 반복하며 등반을 계속한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콘텐츠인사이트] 호기심을 자극하다 놓쳤던 영화를 만나다…<신명>을 보고

<신명> 개봉 당시 김규리 배우의 열연, 그리고 대통령 내외를 둘러싼 뒷이야기를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픽션으로 기억한다. 아니나 다를까 넷플릭스 신작으로 올라오면 거의 1위를 하는 듯하다. 여느 때처럼 심신은 피곤했지만, 그래도 잘 버텨낸 한 주를 마무리하며 금요일 퇴근 후 이 영화를 꺼내 들었다. 접하기 전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여기서 말하는 ‘신명’이겠지 싶었다. 돌이켜보니 그 정확한 의미를 알고 있지는 못했던 것 같다. 찾아보니 ‘신명’은 세상의 이치를 밝히 아는 영적인 존재들, 즉 하늘과 땅의 모든 신령하고 깨어 있는 존재를 뜻한다고 한다. ‘아하, 그렇구나.’ 그래서 ‘천지신명께 빈다’는 말이 생겨났나 보다. 한마디로 <신명>은 그럭저럭 볼 만했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사실적이었다. (그땐 몰랐지만 이미 탄핵된 전 대통령 부부의 행적이 이 정도였을 줄이야…) 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됐겠지만,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한 가지 생각이 남는다. 어쨌든 그들은 그것이 ‘맞다’고 믿었을 것이고, 검찰총장을 거쳐 대통령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속에

[콘텐츠인사이트] 간만에 만난 청정무구한 힐링 테라피…〈샤이닝〉 1회를 보고

심신이 한계까지 소진된 2026년 3월이다. 단순히 업무량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직에 가까운 재취업 이후 반년. 긴장으로 버텨온 시간의 대가는 이제 서서히 몸과 마음의 균열로 드러나는 듯하다. 사람에게 여유가 사라지면 그 존재는 어딘가 고장 난 채 살아가는 느낌이 된다. 숨은 쉬고 있지만, 온전히 살아 있는 감각은 희미해진다. 문득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존재, ‘미생(未生)’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미생이지. 요즘의 나를 굳이 설명하자면 이렇다. 스스로를 돌볼 여유 없이 하루를 통과하고, 그저 버티듯 살아낸다. 어쩌면 이런 고백이 우울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장치는 아니다. 그저 지금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일 뿐이다. 이제는 ‘지천명’의 나이다. 하늘의 뜻을 안다는 그 나이. 순응과 수용이 삶의 방식이 되는 시기다. 그렇게 쉰 살에 다다랐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와의 만남은 작은 행운이었다. 단 한 회를 봤을 뿐인데, 가슴은 따뜻해지고 머리는 맑아지며 감정은 잔잔하게 정리됐다. 우연히 접한 작품이었지만, 이 드라마는 분명 ‘테라피(therapy)’에 가까웠다. ◆ 요즘 아이돌은, 정말 ‘idol’이다 슬

[콘텐츠인사이트] 보고 나면 기억나는 건 최지우 그리고 꽉찬 구성…<뉴노멀>을 보고

‘뉴노멀(New Normal)’ 언젠가 칼럼을 쓰며 최근 시사 용어들을 들춰보다 접했던 단어다. 한때는 비정상이었던 것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상태. 다르게 말하면, 이전의 기준으로는 비정상이던 상황이 새로운 정상으로 자리 잡는 현상이다. 그래서일까. ‘불확실성’이라는 말이 너무 많이 들려서인지, 오히려 확실한 것이 더 낯설게 느껴지는 시대다. 이런 단어를 제목으로 내건 영화라니. 넷플릭스 신작이었고, 거기에 최지우 배우까지 등장한다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는 옴니버스 형식의 챕터 구성이다.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교차하며 연결되고, 각 에피소드에는 나름의 반전이 숨겨져 있다. 독립영화적인 기운과 상업영화의 장르적 장치가 적절히 섞여 있는 작품. 두 시간이 채 되지 않는 러닝타임이니, 머리를 비우고 콘텐츠를 탐색하는 입장에서는 한 번쯤 볼 만하다. 그것이 <뉴노멀>이었다. ◆ 예상을 깬 역할, 그녀의 반전 이문식 배우가 등장한다. 얼굴만 봐도 웃음이 먼저 떠오르는 배우. 극 중 그는 검침원이다. 겉으로 보면 허술하고 어딘가 어수룩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슬쩍 짓는 미소에는 묘한 섬뜩함이 스친다. 마치 방금

[콘텐츠인사이트] 웃음도 감동도 놓쳤지만…<매드 댄스 오피스> 리뷰

그녀를 처음 인지한 시점이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처음에는 그저 연기 잘하는 조연 배우, 외모를 뛰어넘는 연기력을 가진 배우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분명히 기억한다. 염.혜.란. 세 글자만으로도 존재감을 설명할 수 있는 배우다. 그 배우가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목도 심상치 않았고, 예고편과 소개 글만 봐도 웃음과 감동이 적절히 버무려진 작품일 것 같았다. 주말, 생일 주간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와이프와 함께 극장을 찾았다. (*아내 역시 염혜란 배우를 좋아하기에 기꺼이 동행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표현하기가 조금 난감하다. 이도 저도 아닌 작품이었다. 함께 본 아내의 한마디가 가장 정확한 평가였을지도 모른다. “그냥… 뭐… 음….” 굳이 정리하자면 죽도 밥도 아니었다는 표현이 가까울 것 같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따뜻한 결말 정도. 그 한 가지를 제외하면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을 찾기 어려웠다. ◆ 현실감도, 유머 코드도, 감동 포인트도 부족 공무원 조직을 묘사하는 장면부터 다소 진부했다. 어린 시절 보던 드라마 <TV 손자병법>이 떠오를 정도로 과장된 장면들이 이어졌다. 과장님(5급)의 호통

[래비의 커리어 블렌딩] 엄마에서 '나'로 출근하는 아침, 불안을 무기로 바꾸다

월요일 아침,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근하는 길은 누구에게나 괴롭다. 나 역시 지독한 월요병을 겪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역설적으로 출근이 기다려지는 순간이 있다. 바로 회사 내 자리에 앉아, 따뜻한 모닝커피 한 잔을 마시며 아침 메일함을 여는 그 짧은 시간이다. 주말 내내 젖병을 씻고 아이들을 안고 재우며 쌍둥이 엄마로 살다가 마침내 나만의 책상, 나만의 고요한 시간 속에 앉는 그 순간 누구의 엄마나 아내가 아닌 온전한 '나'로 다시 출근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 작은 의식이 나에게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커피 맛 때문이 아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역할을 전환하며 사는 직장인에게 의도적으로 '나'를 켜는 스위치가 없으면 어느 순간 어떤 역할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는 걸 몸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아침 의식은 오늘도 나를 버티게 하는 소중한 동력이다. 그래서 8개월에 가까운 육아 휴직을 마치고 복직해서 모니터 앞에 앉았을 때의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회사에서는 나를 믿어주고 곧바로 굵직하고 큰 프로젝트들을 맡겨 주었고, 난 전속력으로 달려들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의욕과 달리 마음 한구석에서 낯선 감정이 올라왔다. 바로

[Future Hands up] 박테리오파지 치료법으로 스트레스 해소하기

“의사선생님이 본하 독감이라네. 또 항생제를 먹으라는 데 계속 이렇게 먹여도 되나.” 딸아이의 손을 잡고 황급히 병원을 다녀온 와이프가 걱정스러운 듯 읊조렸다. 항생제 (Antibiotic)는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물질로서 세균 감염에 효능이 있다. 이처럼 유효한 항생제의 사용에 망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항생제는 유해균뿐 만 아니라 유익균도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잦은 사용은 체내 세균의 내성을 유발하여 점점 그 효능이 줄어들게 된다. ◆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 치료 그래서 2000년대에 재조명 받기 시작한 것이 바로 ‘박테리오파지’ 치료법이다. 박테리오파지란 박테리아를 뜻하는 ‘박테리오’와 먹다 라는 의미인 ‘파지’의 합성어로 ‘특정 세균을 감염시켜 파괴하는 바이러스’를 뜻하는데, 그 모양이 마치 달착륙선이나 로봇같이 독특하게 생겨 ‘자연의 나노 로봇’이라고도 불린다. 박테리오파지가 미래 항생제의 대안으로 불리는 근본적 이유는 바로 특정 세균만 선택적으로 죽이는 스나이퍼 기질 때문이다. 박테리오파지는 머리와 꼬리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파지의 꼬리 섬유는 특정 세균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하여 유전물질을 주입한다. 그리

[콘텐츠인사이트] ‘카오스(chaos)’ 속 ‘코스모스(cosmos)’란…<콘크리트마켓> 리뷰

포스터 한 장만으로도 묘한 충격과 전율을 안겨준 영화가 있었다. 흥행 면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수세미를 꽉 쥐어짜면 틈새가 드러나듯 서사의 빈틈도 있었던 작품. 그럼에도 신선했고 제법 재미있게 봤던 영화, 바로 <콘크리트 유토피아>다.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콘크리트마켓>은 그 세계관을 확장한 스핀오프 같은 작품이다.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이 참 묘하다. 나름 좋아했던 영화였는데도 이 작품이 나왔다는 사실을 넷플릭스 신작 소개로 보기 전까지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요즘은 한국 영화나 시리즈물이 신작으로 올라오면 거의 자동으로 넷플릭스 1위를 찍는 분위기다. 그래서 이제 그 순위 자체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그저 다시 봐도 좋을 콘텐츠, 혹은 새로 올라온 한국 영화나 드라마라면 웬만하면 섭렵하는 CHU(Contents Heavy User)일 뿐이다. 오늘따라 서두가 길어졌다. 금요일, 내 생일을 핑계 삼아 칼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가족들과 케이크를 자르고 난 뒤 소파에 몸을 맡겼다. 적어도 오늘 하루만큼은 내가 무엇을 하든 방해받지 않을 분위기였다. 생일이라는 것이 묘하다. 나이가 들어도 축하를 받으면 기분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