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최근 국내 금 시세에 붙는 ‘김치 프리미엄’이 크게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월 들어 한때 18%를 넘기던 국내 금값과 국제 금값 간 괴리율이 며칠 만에 8%대로 급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고점에 금을 산 투자자들은 단기 손실 위험에 노출돼 ‘내가 사자마자 폭락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10월 20일 KRX 금현물(99.99% 순도) 1g 가격은 종가 기준 21만원으로, 전일 22만2000원 대비 5.41%(1만2000원) 급락했다. 이는 국제 금 시세(약 19만3000원)보다 8.88% 높은 수준으로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완화된 수치다. 이날 국내 금값은 장중 20만8190원까지 내려 국제 시세와의 괴리 폭이 상당 부분 좁혀졌다.
김치 프리미엄 현상은 국내 금 수요가 갑자기 몰리는 반면, 금 수입 및 유통에 시간이 걸려 공급이 신속히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 국제 금 시세 대비 국내 금값이 높게 형성되는 상황에서, 단기간 급등 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국내 금값이 급락하는 변동성이 커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김치 프리미엄이 급격히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사이에 고점 매수자는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국내 금 시세 변동성을 그대로 반영했다. 대표적 국내 금현물 ETF인 ‘TIGER KRX금현물’과 ‘ACE KRX금현물’은 최근 5거래일 동안 각각 약 -4.18%, -4.07% 수익률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국제 금 시세를 기준으로 하는 ‘SOL 국제금’과 ‘KODEX 금액티브’ ETF는 같은 기간 2%대 상승률을 보이며 차별화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부담이 큰 국내 금값 대신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 ETF에 자금을 옮기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KODEX 금액티브 ETF로는 최근 5거래일간 883억원, SOL 국제금 ETF에도 482억원 규모의 개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국제 금값은 10월 들어 온스당 약 4015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한 달간 10.5% 이상 상승하는 등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와 중미 무역협상 진전 가능성 등이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며 금값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국제 시세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반면, 국내 금값은 수급과 김치 프리미엄 변수로 인해 변동성이 커 투자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 조정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금 가격의 장기 우상향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KB증권의 오재영 연구원은 “연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 금 ETF로의 자금 유입, 그리고 중앙은행 매수세 지속 등의 요인이 금 가격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치 프리미엄과 환율, 금리 변수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금값의 장기 상승세를 긍정하지만, 변동성과 투자 타이밍에 주의할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