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31일 제1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IPO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빗썸은 실제 상장 시점을 2028년 이후로 미루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며 국내 양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상장 시계대가 극명하게 갈라지는 양상이다.
두나무 “딜 완료 즉시 증시 진입”
두나무 남현 CFO는 3월 31일 주총에서 “과거 회사가 언급해 온 ‘5년 내 상장’은 계약상 최종 마감 기한일 뿐, 합병 절차가 끝나는 즉시 증시에 진입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다만 상장 시장(한국 vs 글로벌)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향후 현금 유입과 글로벌 입지 등을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단, 합병 일정 자체는 다소 뒤로 밀렸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30일 각각 공시를 통해 포괄적 주식교환 주총을 당초 5월 22일에서 8월 18일로, 거래 종결일을 6월 30일에서 9월 30일로 3개월씩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당국(공정거래위원회 등)의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 법령 정비 상황을 반영한 조정으로, "금가분리 완화와 디지털자산 규제 정비를 고려한 사전 조율”로 해석했다.
주식 교환 비율은 네이버파이낸셜 1주당 두나무 2.5422618주로 확정됐으며, 합병 후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 합산 약 20조원 규모의 ‘메가 핀테크’ 법인이 탄생하게 된다.
두나무, 영업이익률 55%대 ‘고수익 구조’ 유지
두나무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조5578억원, 영업이익 8693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는 2024년 매출 1조7316억원, 영업이익 1조1863억원에 비해 각각 10.0%, 26.7% 감소했다. 이는 2024년 영업이익률 69%보다는 떨어졌지만, 그래도 55.8%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에 따르면, 두나무는 2025년 실적 축소를 “글로벌 경기 둔화와 디지털자산 시장 거래량 감소의 영향”으로 설명하면서도,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을 통해 사업 경쟁력과 글로벌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비상장 주가 기준으로 반대매수청구(토드앤드) 규모가 1조2000억원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오경석 대표는 “이에 따른 자금은 충분히 마련해두고 있다”고 밝혀, 주주권익 보호와 자금 여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
빗썸 “IPO는 2028년 이후”로 후퇴
같은 날 서울 강남에서 제12기 정기주주총회를 연 빗썸은 실제 상장 시점이 2028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공식화했다. 정상균 CFO는 “지난해 말 삼정KPMG와 2027년 말까지 IPO 자문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는 회계정책 정비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사전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빗썸 관계자는 “2027년까지는 상장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며, 실제 상장은 2028년 이후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5년 전 구상보다 한두 해 이상 뒤로 밀려난 일정으로, 규제 환경과 실질적 리스크 관리 부담이 상장 시계를 후퇴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빗썸은 2025년 매출 6513억원, 영업이익 16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 31.2%, 영업이익 22.3% 증가를 달성했다. 이같은 성과는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가상자산 정책 기대와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경신 등이 거래량과 수수료 수입을 끌어올린 덕분이다”고 분석했다.
규제 악재가 빗썸 상장 발목 잡다
문제는 규제 리스크다. 빗썸은 올 2월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와 금융정보분석원(FIU)의 특정금융정보법 위반에 따른 6개월 일부 영업정지 사전 통보 등 잇따른 제재를 받으며 경영 리스크가 커졌다. 빗썸 측은 FIU 제재에 대해 행정소송 제기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이 같은 행정적 부담이 상장 승인 심사 과정에서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빗썸은 수수료 수익 비중이 97.69%에 달해, 단일 수익 구조에 대한 취약성도 여전히 지적되고 있다. 이에 비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 결합하면서 간편결제·디지털 결제·자산 운용 등 핀테크 전반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되어, 장기 상장 이후 ‘그룹사 시너지’를 내세울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향후 키워드
업계에서는 하반기 이후 국회 통과가 예상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구체안에 따라 두나무·빗썸의 상장 전략이 다시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거래소 의무·투자자 보호 규정·자본금 요구·내부통제 기준 등이 구체화되면, 빗썸처럼 규제 리스크가 선명한 사업자일수록 상장 준비 기간을 더 늘려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두나무는 “빅테크 파트너와의 합병 → 빠른 IPO 추진”이라는 고속 성장 모델을, 빗썸은 “규제 리스크 해소·내부통제 강화 → 상장 후퇴”라는 보수적 전략을 선택하며, 국내 가상자산 업계의 상장 시계대가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시행 이후 규제·시장 환경이 어떻게 정착하느냐에 따라, 두 거래소의 상장 시점과 밸류레이션 구조가 다시 한 번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