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7 (금)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빅테크

[지구칼럼] "인간이 말을 타게 된 이유, 이것 때문"…말의 가축혁명에 영향을 준 4000년 전 유전자 변이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과학자들은 인간이 야생마가 탈 수 있게 된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를 확인했으며, 이로 인해 4000년 전 인류 문명이 근본적으로 큰 변화를 이뤄왔다고 밝혔다.

 

Science, Science News, CNRS, Bioengineer.org, Gizmodo에 따르면, 툴루즈 인류학 및 유전체 센터의 과학자들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말의 길들임 과정에서 선택적 교배가 동물들을 더 강하게, 더 온순하게 하고 인간을 태울 수 있도록 하는 특정 유전자에 초점을 맞췄음을 보여줬다.

 

말의 가축화에 영향을 준 과학 저널에 발표된 이번 연구를 이끈 쉬에쉬에 리우(Xuexue Liu)와 루도빅 올란도(Ludovic Orlando) 국제 연구팀은 수천 년에 걸친 71마리의 말 고대 DNA를 분석해 행동, 체형, 보행 등 주요 특징과 관련된 266개의 유전적 마커를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연구팀의 발견은 초기 가축화 과정에서 강한 선택압을 받은 두 가지 핵심 유전자를 밝혀냈다.


첫 번째 돌파구는 약 5000년 전 ZFPM1 유전자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나타났는데, 이 유전자는 포유류의 행동과 불안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이 초기 선택은 덜 공격적이고 더 다루기 쉬운 말이 선호됐다는 사실을 보여 주며, 초기 사육자들에게 순한 성향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였음을 시사한다.

 

Science News에 따르면, “ZFPM1은 약 5000년 전에 강한 선택을 받았으며, 말 가축화의 첫 번째 단계 중 하나가 동물을 더 순하게 만드는 것이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러나 가장 혁신적인 변화는 약 4750년에서 4200년 사이 GSDMC 유전자에서 일어났다. 이 유전자는 말의 골격, 척추 해부학 및 운동 협응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진이 쥐 실험에서 GSDMC 변이를 도입하자 척추가 더 곧아지고 근력과 균형 감각이 향상됐다.

 

이는 말을 타기에 적합한 신체적 특징으로 재빠른 이동을 가능케 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 변이 유전자를 가진 말은 그렇지 않은 말에 비해 약 20% 더 많은 자손을 생산했고, 불과 수 세기 만에 해당 변이의 빈도가 지배적으로 상승했다.

 

이 같은 유전적 변화와 기동성의 향상은 약 4200년 전 기원전에 등장한 바퀴살이 달린 전차와 함께 유라시아 전역으로 확산, 인간 사회의 이동성, 전쟁 수행 능력, 농업 및 교역 체계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기존 연구들이 말 가축화 초기에는 털 색깔 같은 외모 변화가 우선순위로 여겨졌다는 가정을 뒤엎고, 기능적 특성—특히 행동과 체형적 적응이 먼저 선별되었음을 제시했다. 올란도 연구원은 “초기 가축화에서 색깔 변화는 결정적 요인이 아니었다는 점이 놀랍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유전체 고고학과 동물학의 융합적 분석을 통해, 인간의 전략적인 선택 번식이 어떻게 말의 신체적·행동적 특성을 변화시키고, 궁극적으로 인류 문명사가 혁신적으로 전환되는 촉매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Science 논평에서는 “최초의 승마자들이 세계 역사를 바꿀 혁명을 일으켰고, 가장 작은 생물학적 변화가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말의 가축화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을 넘어, 미시적 유전자 변화가 거시적 인류 문명 발전에 결정적 동력이 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28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지구칼럼] 200만년간 지속된 독성 납 노출, 현대인·네안데르탈인 유전적 차이…"납중독, 인류 뇌 진화·언어능력 결정적 영향"

[뉴스스페이스=윤슬기자] 최근 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국제 공동연구가 기존의 납 독성은 산업화 이후 나타난 현상이라는 통념을 뒤집었다. Phys.org, news.asu.edu, ScienceAlert, bioengineer에 따르면, 서던크로스대학교, UC 샌디에이고,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 연구진은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전역에서 출토된 51개의 화석 치아를 고정밀 레이저 절단 기술로 분석한 결과, 73% 표본에서 간헐적 납 노출의 흔적인 ‘납 띠’를 확인했다. 이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네안데르탈인, 현생 인류까지 다양한 호미닌 종에서 공통으로 발견됐으며, 납 노출이 산업혁명보다 훨씬 이전인 약 200만 년 전부터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자연 환경이 납 오염의 주요 원인 과거 납 노출은 동굴 내 오염된 물, 화산재, 자연 지질학적 작용 등으로 음식 사슬에 축적됐다. 현대 산업용 납과 같이 인위적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닌 자연 발생적 납 노출이 반복되며 인류 진화 과정에 일상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20세기 납 휘발유 사용 시기 태어난 인물들의 치아에서 거의 동일한 납 노출 경향을 발견해 진화적 지속성을 확인했다.​

[지구칼럼] "움직이는 예술품·미래 품은 아르데코의 귀환"…벤츠 콘셉트카 ‘비전 아이코닉', 태양광 전기차 혁명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2025년 10월 14일 상하이 디자인 하우스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비전 아이코닉(Vision Iconic)’은 자동차를 넘어 ‘움직이는 예술 조각품’이다. 1930년대 아르데코 시대의 고전적 우아함과 인공지능·태양광 등 미래 기술이 절묘하게 융합된 이번 모델은, 단순한 쇼카를 넘어 메르세데스의 차세대 디자인·기술 철학을 응축한 미래 비전으로 평가된다.​ 메르세데스 그룹의 디자인 총괄 고든 바게너(Gorden Wagener)는 디자인붐과의 인터뷰에서 “비전 아이코닉은 단순한 자동차가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을 새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상징물”이라며 “이 차는 전통과 첨단의 융합을 통해 ‘아이코닉 DNA’를 되살린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태양광이 구동하는 차체…주행거리 연 1만2000km ‘햇빛의 힘’ 비전 아이코닉의 핵심 혁신은 희토류나 실리콘을 사용하지 않는 나노 입자 기반 솔라 페인트(Solar Paint) 기술이다. 메르세데스는 이 코팅이 20%의 광전 효율을 달성해, 이상적인 조건에서 연간 최대 1만2000km(약 7450마일)의 추가 주행 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코팅은 차량이 정지 상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