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 이브 클랭(Yves Klein)의 14피트(약 4.2미터) 너비의 독보적인 파란 단색화 ‘California (IKB 71)’이 2025년 10월 23일 크리스티 파리 경매에서 1840만 유로(미화 약 2140만 달러, 한화 약 308억)에 낙찰되며 프랑스 내 클랭 작품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ARTnews, Christie's 공식홈페이지, 프랑스24, AFP, Elle Decor, UNN에 따르면, 이 작품은 클랭이 고안한 그의 대표 색채 ‘인터내셔널 클라인 블루(International Klein Blue, IKB)’를 사용한 단색화 중 개인 소장품 중 가장 큰 크기이며, 20세기 예술에 색채를 독립적 객체로 승격시킨 그의 혁신적 시각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단색화는 1961년 제작됐으며, 높이 약 2미터, 너비 약 4미터에 달한다. 크리스티 측 설명에 따르면, 캔버스 표면에는 작은 조약돌들이 부착되어 있어 마치 ‘바다 밑 해저’를 연상케 하는 입체감과 질감을 제공한다. 작가는 복잡한 서사 없이 오직 ‘순수 색채의 에너지’로 관람자에게 깊은 몰입과 명상을 유도하는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크리스티 프랑스 전후 및 현대 미술 담당 책임자 폴 니잠(Paul Nyzam)은 “이 작품의 거대하고 풍부한 표면을 응시하는 이는 누구나 숭고함(sublime)을 경험한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작품의 명칭 ‘California’가 제작 직후 전시된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크리스티와 이브 클랭 재단의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작품은 실제로 뉴욕의 레오 카스텔리(Leo Castelli) 갤러리에서 먼저 공개된 뒤 로스앤젤레스의 버지니아 드완(Virginia Dwan) 갤러리로 옮겨진 것으로 밝혀졌다.
클랭의 미국 방문은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이었으며, 이 작품은 2005년부터 동일한 뉴욕 소장가의 소장품으로 남아 있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장기 대여되며 일반에 공개된 이래 처음 다시 경매로 내놓아져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클랭은 1962년 34세라는 젊은 나이에 작고했으며, 그가 개발해 특허를 받은 인터내셔널 클라인 블루는 울트라마린 안료와 합성 수지를 혼합해 만든 독자적 안료로, 그의 단색화는 색채의 깊이와 광도를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그의 이전 경매 최고 기록은 2013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2200만 달러에 팔린 파란색 스펀지 조각품이었다. 이번 경매 결과는 유럽에서 2025년 경매된 전후(Post-War) 미술품 중 최고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이브 클랭 작품의 낙찰은 현대미술에서 단색화가 갖는 가치와 혁신성을 재확인하는 사건으로 평가받으며, 순수미술 시장에 여전히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미적 대상이 아닌 색채 그 자체를 ‘우주’나 ‘무한’을 표현하는 철학적 매체로 끌어올린 클랭의 예술적 유산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