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스페인 경찰은 지난 10월 초 마드리드에서 그라나다로 전시를 위해 운송 중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파블로 피카소의 1919년 작품 ‘기타가 있는 정물화’를 마드리드에서 회수했다고 10월 24일 공식 발표했다. 이 작품은 크기가 12.7 x 9.8cm에 불과한 작은 과슈와 흑연 작품으로, 약 60만 유로(한화 약 9억원)에 보험이 가입되어 있다.
로이터, 뉴욕타임스, 엘파이스, 유로뉴스, AFP, SUR in English, RNZ에 따르면, 이 작품은 ‘Still Life: 무생물의 영원성’이라는 전시회의 일환으로 CajaGranada 재단이 주최했다. 57점의 다른 작품과 함께 9월 25일 마드리드에서 수거되어 10월 3일 그라나다로 운송될 예정이었으나, 그라나다 문화센터에 도착해 포장을 풀던 중 작품이 빠진 사실이 드러났다.
곧바로 경찰에 신고됐으며, 보안 영상에 따르면 트럭에는 58점 중 57점만 내려졌고, ‘기타가 있는 정물화’는 아예 운송 트럭에 실리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 결과, 운송 차량은 통상 4시간 소요되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라나다에서 27km 떨어진 작은 마을 데이폰테스에서 하룻밤 동안 머무른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운송 기사들은 교대로 차량을 감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작품은 실리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운송 과정에서 부적절한 포장 번호 매김과 확인 절차 미비가 수사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해당 재단 또한 모든 작품의 완전한 개봉 전까지는 철저한 확인이 불가능했다고 인정했다.
스페인 국립경찰 역사유산수사대는 이례적인 사건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하며 이 작품을 인터폴의 국제 도난 미술품 데이터베이스에 등록, 약 5만7000점에 달하는 도난 및 분실 미술품 목록에 포함시켰다. 회수된 작품은 법의학 전문가들이 무균복 차림으로 정밀 검사를 실시했으며, 현재 소유자가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개인 소장품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최근 루브르 박물관 도난 사건 등과 함께 미술품 운송 및 보안 문제를 재조명하게 했으며, 작품의 가치는 수년 전 구입 가격인 6만 유로에서 현재 보험가치인 60만 유로로 크게 상승한 상태였다. 재단은 이 작품이 이번 전시회(2025년 10월 9일부터 2026년 1월 11일까지)에서 여전히 공개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피카소는 1881년 말라가에서 태어나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평가받으며, 그의 작품들은 높은 도난 위험성으로 수시로 보안 당국의 집중 관리를 받고 있다. 1976년 프랑스 아비뇽에서 대규모 도난 사건이 있었으나 모든 작품이 회수된 바 있으며, 최근 일부 작품은 경매에서 1억4000만 달러 이상에 낙찰되는 등 미술 시장에서 막대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작품이 ‘실종’이라기보다는 운송 과정에서 관리 실수와 확인 부실로 인해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 운송기업의 책임 소재와 절차 개선 필요성이 이번 사건을 통해 두드러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