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서울 강남구의 D 산후조리원이 2주 특실 요금 4020만원을 기록하며 국내 산후조리원 이용료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국 최저가는 전북 군산의 일반실 120만원, 전남 강진군 공공 산후조리원 특실이 154만원으로, 최고-최저 요금 격차가 무려 33.5배에 달했다.
산후조리원 가격, 지역 따라 천차만별
10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국회의원(서울송파구병, 보건복지위)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일반실 기준으로 강남의 산후조리원 2곳(A·H)은 각 1700만원, 반면 전북 군산 M조리원은 120만원으로 조사됐다. 특실의 경우 강남 D 산후조리원 4020만원과 강진군 공공산후조리원 154만원이 극적인 대조를 이룬다.
상위 10곳 중 7곳이 강남에 몰려 있고, 나머지는 서울 용산·강서, 경기 성남시에 분포했다. 상위 10곳 평균 요금은 1260만원, 하위 10곳은 150.1만원으로 8.4배 차이가 났다.
럭셔리 산후조리원들은 배우 손예진(현빈)·이민정(이병헌)·한가인(연정훈)·고소영(장동건)·이보영(지성)·박신혜(최태준)등의 톱스타 부부들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곳이다.

공공산후조리원, 저렴한 비용에도 확충 ‘지지부진’
공공산후조리원 일반실 평균 이용료는 올해 6월 기준 약 174만원으로, 민간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설치된 공공산후조리원은 전국 21곳에 불과해 접근성이 매우 낮으며 전체 산후조리원 중 비율도 5% 미만이다. 2021년 13곳이었던 시설수가 최근 8곳 늘어났지만, 공공산후조리원 확대는 여전히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산후조리 관련 비용, 출산가정 최대 부담
2024년 산후조리 실태조사(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산모 10명 중 8명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하지만 전국 산후조리원은 2021년 519개소에서 2024년 460개소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반실 평균 이용료는 232만원에서 355만원으로 약 100만원 올랐고, 재가 산후조리 평균 지출은 125.5만원으로 산후조리원보다 2~3배 저렴하다. 산모들이 정부에 가장 많이 요구하는 정책 역시 '산후조리 비용지원'(60.1%)으로 집계된다.
국제 비교: 한국 산후조리 모델의 특징
한국의 산후조리원 2주 평균 비용은 346만원, 특실은 504만원으로 전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다. 중국 대도시의 산후조리원 가격도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비싼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는 산모의 산후 관리를 위한 가정방문 간호 서비스가 보험·정부 지원으로 제공돼 실질적 부담이 거의 없다. 스웨덴, 프랑스, 핀란드, 네덜란드 등은 정부 주도로 산후관리 복지가 보편적이고 무상에 가깝다.

정책 제언과 해외 사례
남인순 의원은 “출산비용 불평등 해소의 첫걸음은 공공산후조리원 확충이며, 경제적 부담 완화와 저출생 대응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부산, 인천, 몽골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산후조리비 지원사업을 시행하거나 공공 산후조리원 설치를 확대하는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형 산후조리원 문화는 출산 직후 산모·신생아 회복에 우수한 환경을 제공하지만, 지역·소득에 따른 비용 격차와 공공산후조리원 부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 완화와 여성 건강권 확대를 위한 구조적 정책 개혁이 시급하다는 점이 해외 주요 국가와의 비교를 통해 재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