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 빌 게이츠가 2025년 10월 28일,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기후변화 대응 전략의 근본적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과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제한 목표에만 집착하기보다, 전 세계 특히 취약계층의 삶의 질과 건강 증진을 우선시하는 접근법이 기후 회복력 향상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 게이츠노트(Gates Notes), 로이터, BBC에 따르면, 게이츠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기후변화가 심각한 문제임은 분명하지만 인류 문명의 멸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진단하며, ‘종말론적 전망’에 빠진 기후 단체들이 단기적인 배출량 목표에 과도하게 집중한 나머지, 정작 온난화에 따른 고통을 완화하는 데서 자원이 분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온 상승만을 목표로 하는 정책보다는 에너지 접근성 확대, 의료 및 농업 회복력 강화에 대한 투자가 더 공평하고 실효성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특히 전 세계 가장 빈곤한 지역의 인간 복지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자신의 재단과 기후기술 투자사 브레이크스루 에너지(Breakthrough Energy)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의료, 교육, 청정기술 혁신에 투자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말라리아 퇴치와 기온 0.1도 상승 중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기온 상승을 허용할 것”이라며 현실적인 인류생존 문제에 무게를 실었다.
이번 COP30에서는 각국이 국가별 기후 공약을 새롭게 발표하고,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 진행 상황을 점검한다. 세계는 2015년 파리협정(COP21)을 통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 상승 제한을 선언했으나, 현재 배출량 증가 추세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이츠는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엄격한 검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탄소 배출을 일정량 줄이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보다, 더 큰 인류 복지를 달성할 수 있는 기술과 프로젝트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클린 에너지 기술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태양광과 풍력이 화석연료 대체를 가속화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발도상국들은 여전히 저렴한 에너지 공급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재차 지적했다.
또한, 자연재해로 인한 직접 사망자 수가 지난 100년간 90% 감소해 연간 4만~5만명 수준으로 줄었다는 연구를 소개하며, 이는 경고 시스템과 인프라 개선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50년간 기후변화 관련 재난으로 약 2백만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90%가 개발도상국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이점에서 건강과 번영 증진이 기후변화 적응 전략의 핵심임을 재확인했다.
빌 게이츠의 이번 제언은 ‘기후 위기 대응’이란 명목 아래 단기적 목표에 자원이 집중되어 개별 국가 및 글로벌 차원에서 실제 취약계층의 고통 완화와 삶의 질 증진에 소홀해지는 문제를 지적하는 동시에, 기후변화 대응 전략에 보다 인간 중심적이고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국제사회는 다음달 브라질 COP30에서 온난화 제한과 함께 기후 적응, 인류 복지 증진을 균형 있게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