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SK하이닉스의 2026학년도 계약학과 수시 모집에서 경쟁률이 30.98대 1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사의 역대급 실적과 파격적인 성과급 체계, 그리고 최근 도입한 AI 기반 채용 시스템의 복합적 영향으로 분석된다.
202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SK하이닉스 계약학과 3곳(고려대·서강대·한양대)에는 총 2478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30.98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20명 모집에 970명이 지원해 48.50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 계약학과 5곳의 평균 경쟁률은 18.33대 1로 전년 21.16대 1보다 하락했다. 지원자 수 역시 삼성전자는 481명(9.7%) 감소한 반면, SK하이닉스는 451명(22.2%) 증가했다.
전체 대기업 계약학과 14곳에는 총 8892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20.73대 1을 기록했으며, 지원자 수는 전년 대비 261명(3%) 증가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계약학과 선호도는 대기업 경영 실적 및 미래 가치 관련 산업 분야 경기 상황 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대학 브랜드뿐만 아니라 기업 이미지도 입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25년 2분기 기준 HBM 시장 점유율 62%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삼성전자(17%)와 마이크론(21%)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이러한 HBM 독주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2025년 2분기 매출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2129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37조원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작년 최대 기록이었던 23조4673억원을 10조원 이상 넘어선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9월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성과급 상한(기본급의 최대 1000%)을 완전히 폐지하고, 10년간 지속되는 새로운 보상 체계를 도입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직원 1인당 약 1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부터 AI 기반 화상 인터뷰 전형을 새롭게 도입했다. 'AI with SKynix' 전형에서는 AI가 직무별 맞춤 문제를 생성하고, 지원자는 온라인으로 답변을 영상으로 녹화해 제출하는 방식이다. 제출된 영상은 실제 근무 부서 구성원들이 다면 평가를 진행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향후에는 AI가 단순 문제 출제를 넘어 지원자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AI 기업에 걸맞게 인재 확보 방식을 혁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