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SK하이닉스가 최근 5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하며 2개월여 만에 최저가로 근접하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8월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4.11% 빠진 24만5000원에 마감해 6월 13일 기록한 23만5500원 이후 최저가에 접근했다. 최근 5거래일간 주가가 약 11.87% 하락하는 등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주가 급락의 배경에는 복합적 악재가 작용하고 있다.
먼저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과열된 투자 우려가 증시에 직격탄을 가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AI 관련 주가가 "이미 통제 불능 수준의 거품"이라며 거듭 투자 과열을 경고했다. 올트먼 CEO는 투자자들이 AI 기업 가치를 지나치게 부풀리고 있다고 언급하며 AI 산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조정 국면을 맞았음을 시사했다.
이 영향으로 미국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등이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고, SK하이닉스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 주가도 연일 부진했다.
또 글로벌 금융시장은 8월 22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의 잭슨홀 미팅 발언을 앞두고 불확실성에 따른 경계감이 확산돼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대해 어떤 신호를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불확실성은 한국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SK하이닉스 등 기술주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사정도 녹록지 않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노사간 성과급 지급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측은 영업이익 대비 약 1700% 성과급 지급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상한선 없는 성과급 전액 지급을 요구하며 10차례 이상 교섭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러한 갈등이 지속되어 파업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4694억원어치를 대규모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으나, 개인과 기관은 각각 4066억원, 572억원 순매수해 희망적인 신호도 일부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당면한 이중 악재인 AI 투자 거품 우려와 금리 정책 불확실성, 그리고 노사 갈등이라는 내부 리스크를 극복해야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D램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AI 반도체 등 신성장 동력 개발에 주력하는 가운데,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경쟁 심화와 엔비디아의 AI 칩 출시에 따른 변수도 상존한다는 점이 주가 변동성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투자자 사이에선 단기 조정 속에서도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미래에셋증권 기준 수익률 상위 1%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지속적으로 순매수 1위에 올리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잠재적 반등에 대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글로벌 금융 긴축과 무역 관세 불확실성, 국내 노사 문제 등 불안 요인이 한꺼번에 얽혀 있어 향후 주가 향방에 대해서는 신중한 관망과 다각도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복합 악재가 SK하이닉스의 단기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으나, 신중한 투자자들은 밑바닥 매수 기회를 포착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 동향과 국내 노사 갈등 해소 여부가 향후 주가 방향성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