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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The Numbers] ‘엔비디아보다 먼저 웃었다’… 영업이익률 71.5% SK하이닉스, AI 메모리가 연 ‘역대급 슈퍼사이클’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SK하이닉스가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37조6,102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매출 52조5,762억원, 순이익 40조원, 영업이익률 71.5%라는 숫자는 전통적으로 수익성의 ‘황제’로 불렸던 파운드리 업체들까지 압도하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8.1%, 영업이익은 405.5% 늘었고, 시장 컨센서스를 훌쩍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AI 메모리가 만든 ‘이익률 70% 시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주요 증권사들은 1분기 SK하이닉스 실적을 매출 50조원 안팎, 영업이익 35조~36조원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공시된 수치는 이를 1조~2조원 이상 상회했다.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임에도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뛰었다는 점에서, 이번 실적은 단순한 업황 회복이 아니라 구조적 판 변화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런 폭발적 수익성의 배경에는 AI 인프라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 메모리 비중 확대와 범용 DRAM·낸드 가격의 동반 급등이 자리 잡고 있다.

 

국제 시장조사업체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최대 파트너로, HBM 매출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약 70% 수준으로 추정된다. 특히 엔비디아 차세대 GPU용 HBM3E와 향후 HBM4의 핵심 공급사로 포지셔닝하면서, ‘AI 서버 한 대 늘어날 때마다 실적이 자동으로 레버리지 되는 구조’를 사실상 선점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SK하이닉스는 2026년부터 본격 매출이 예상되는 HBM4와, 액체냉각 기반의 고용량 모듈 등 차세대 AI 메모리 포트폴리오를 이미 글로벌 빅테크와 함께 전시·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물량 이미 완판”… 길어진 AI 슈퍼사이클

 

AI 인프라 투자 붐이 본격화된 2025년 하반기 이후 SK하이닉스의 성장 곡선은 가팔라졌다. 2025년 3분기 회사는 분기 영업이익 11.4조원, 매출 24.45조원을 기록하며 당시 기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고, 이 자리에서 “2026년 전체 메모리 칩 라인업이 이미 고객사와의 장기계약으로 사실상 완판됐다”고 공개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와 블룸버그 등 해외 매체들은 이를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메모리 공급망을 선점하는 ‘치킨게임’ 단계로 진입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이번 1분기 실적 발표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증권사 리포트는 ‘업턴(Upturn)’이라는 표현을 넘어 ‘슈퍼사이클(Super Cycle)’이라는 단어를 전면에 올리고 있다. 

 

TSMC·엔비디아를 넘어선 수익성 시그널


시장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메모리 업체가 시스템 반도체 최강자들의 수익성을 넘어서는 초이익 구조를 실현했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률 71.5%가 “세계 1위 시스템 반도체 기업(엔비디아)마저 넘어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2025년 이후 엔비디아의 분기 영업이익률이 60% 안팎을 오가는 상황에서, 순수 메모리 기업이 이보다 높은 마진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글로벌 밸류체인에 던지는 함의가 작지 않다.

 

AI 서버 한 대에 탑재되는 HBM 용량이 세대가 바뀔 때마다 2배 이상 늘어나고, HBM 단가 자체도 일반 DRAM 대비 수 배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HBM·고부가 DRAM 믹스 비중 상승은 곧바로 영업이익률 확대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북미 하이퍼스케일러를 넘어 중국·유럽·중동까지 확산되면서, SK하이닉스는 ‘가격·수량·제품 믹스’ 삼박자가 동시에 맞아떨어지는 흔치 않은 구간을 맞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 경제·주식시장에 미치는 파장


이번 SK하이닉스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의 ‘쌍두마차’가 AI 슈퍼사이클의 정중앙에 서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두 회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이미 68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며 “단 두 개 기업의 분기 이익이 과거 한국 연간 세입의 상당 부분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공시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1분기 57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국내 보도도 있다. 이런 수익성 개선은 코스피 내 반도체 비중 확대, 외국인 순매수 유입, 원화 강세 기대 등 복합적 채널을 통해 한국 경제 전반에 레버리지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하우스들은 ‘장기 슈퍼사이클’과 ‘단기 과열’이라는 두 개의 시나리오를 동시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 맥쿼리와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SK하이닉스의 HBM 시장점유율이 2026년 이후 삼성전자 추격 본격화로 50%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전체 메모리 수요 풀을 키우는 방향이어서 절대 이익 규모는 당분간 우상향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결국 변수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슈퍼 바이어’들이 어느 시점에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를 조절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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