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삼성전자가 2024년 4분기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 덕에 주가가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저조를 혹평하면서도 이미 주가가 지나치게 내려간 상태이며, 선반영 상태라는 점을 시장이 이미 인식하고 있어 향후 상승세가 나올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특히 8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 ‘오버 웨이트(Overweight·비중 확대)’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로 6만5000원을 제시했다. 실적저조는 이미 예견돼 있어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의 이익 감소는 출하량 감소와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 원인인 것으로 봤다. 연구·개발(R&D) 테스트 웨이퍼 비용과 평택4공장(P4) 초기 가동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했다. 또 삼성전자 비모메리 부문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 LSI의 낮은 가동률 등으로 2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했다.
숀 김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산업의 주기적인 하락 국면이 진행 중이며 하락 사이클의 더 깊은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면서도 “주가에 이미 부정적인 요소가 반영돼 있으며 단기적으로 실적 전망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이 열리기 전에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공시했다. 시장이 예상했던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7조8000억원을 밑돌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장 초반 내림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후 반등하면서 전일 종가 대비 3.43% 오른 5만7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 외국인 투자자가 2761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의 상승세로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5거래일 만에 주가가 7.71% 상승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새해 상승 랠리를 지속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6.22% 급락하는 등 미국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한 데다, 이날 발표한 2024년 4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현재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 및 메모리 경쟁력 상실 우려 등에 기반해 극히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는 중”이라며 “주가는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반등세는 가능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