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중국은 우주 공간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우주의 싼샤댐 건설’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중국의 로켓 과학자가 청사진을 밝혔다.
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공정원(CAE)의 로켓과학자 룽러하오(龍樂豪) 원사는 “지구 상공에 또 다른 싼샤댐을 짓는 프로젝트”라며 "중국이 우주에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초중량 로켓을 사용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원사는 중국에서 최고 과학자에게 주어지는 호칭이다.
우주 기반 태양광 발전소는 지구 궤도에서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모아 지상으로 전송해 지속적인 전력을 제공한다. 이는 국제적으로 에너지 분야의 ‘맨해튼 프로젝트’로 불린다고 SCMP는 전했다.
'맨해튼 프로젝트'란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2차 대전 발발후 과학기술자·공학자들과 맨해튼에서 초기 연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맨해튼 프로젝트'라는 암호명이 사용됐다.
중국과학원 강연 내용에 따르면, 룽 원사는 지구 상공 3만6000㎞ 정지궤도를 따라 1㎞ 너비의 태양전지판을 설치하면 1년 동안 지구에서 시추하는 석유 총량과 맞먹는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우주 기반 태양광 발전은 우주에서는 기후와 날씨, 지형 등의 영향을 받지 않고 24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태양광 에너지를 수집할 수 있다는 청사진에서 출발한다. 또한 우주의 에너지 밀도는 지구 표면의 평균보다 약 10배 높다. 성공한다면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
룽 원사는 “3만6000km 지구 정지궤도에 폭 1km의 태양 전지판을 설치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면서 "지구 상공 3만6000㎞에 싼샤댐을 짓는 프로젝트나 다름없다. 기대할만하다”고 전했다.
창장강 중류에 건설된 싼샤댐은 발전 용량이 2250만㎾로 세계 최대 규모로 연간 발전량은 약 1000억㎾에 이른다. 중국에서는 거대 발전소의 대명사처럼 쓰인다.
룽 원사는 "우주 기반 태양광 발전소를 지으려면 먼저 재료 운반할 로켓을 개발해야 한다"며 자신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룽 원사 연구팀이 개발 중인 창정(長征) 9호(CZ-9)는 지름이 10.6m에 길이는 약 110m, 6000t의 발사 추력과 이륙중량이 4000t이다.
최대 150t을 지구 저궤도로 운반할 수 있어 130t 용량을 가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새턴 V와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 중량물 운반 로켓을 능가한다.
로켓 외에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위한 다른 기술도 개발이 진행중이다. 이 일환으로 2021년 6월 충칭시 비산에 첫 번째 실험용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해 관련 기술 시연과 검증을 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한편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인도 등도 우주 기반 태양광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우주기술원은 2015년 국제 우주개발 콘퍼런스에서 우주 기반 태양광 기술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2023년 11월, CAE 학자 두안 바오얀이 이끄는 시안 전자과학기술대학팀은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위한 세계 최초의 완전한 지상 검증 시스템에 대한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체이싱 선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미국 해군 연구소는 2020년 5월 위성에서 태양광 발전에 대한 첫 번째 테스트를 진행했다. 핀테크 업체 로빈후드마켓 공동 설립자인 바이주 바트가 설립한 스타트업 에테르플럭스 등 스타트업 등도 참여하고 있다.
일본은 2008년 우주 기반 태양광 발전을 국가적 목표로 설정한 기본 우주법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