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6 (토)

  • 흐림동두천 -5.5℃
  • 구름많음강릉 2.4℃
  • 흐림서울 -1.1℃
  • 맑음대전 -4.0℃
  • 맑음대구 -2.6℃
  • 맑음울산 -1.1℃
  • 맑음광주 -1.7℃
  • 맑음부산 1.5℃
  • 맑음고창 -4.7℃
  • 구름많음제주 4.7℃
  • 흐림강화 -0.8℃
  • 흐림보은 -6.2℃
  • 맑음금산 -6.5℃
  • 맑음강진군 -4.4℃
  • 맑음경주시 -6.2℃
  • 맑음거제 -1.5℃
기상청 제공

빅테크

메모리 반도체 1위 '한국', 비메모리 점유율은 꼴찌…"국가 차원 전략 시급"

산업연구원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보고서 발표
한국 점유율, 미국·유럽·대만·일본·중국 이어 6위 그쳐
비메모리 점유율 3.3% 그쳐…중국에도 뒤쳐져

2022년 국가별 비메모리 점유율 및 대만 TSMC와 삼성 공정별 매출액 비교. [산업연구원]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한국이 글로벌 ‘비메모리’ 시장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다. 한국의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주요국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 반도체 등의 경쟁력을 높일 국가적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이 9월 3일 발표한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지형과 정책 시사점’에 따르면 비메모리 시장점유율에서 한국은 미국, 유럽, 대만, 일본, 중국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정보를 저장하는 반도체라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처리하는 반도체에 해당한다. 주로 연산, 추론 등의 기능을 담당하며 컴퓨터 두뇌인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 CPU 역할의 AP 등에 쓰인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시스템 반도체’라고 부른다.

 

지난해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팹리스)’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3.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참여하는 주요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반도체 강국’이라지만 사실 메모리에 편중돼 있을 뿐, 더 큰 시장인 비메모리 분야를 적극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6000억달러(약 780조원)로 그중 메모리 비중은 23.88%, 비메모리 비중은 76.12%다. 비메모리가 메모리 시장 규모의 약 3배로, 비중이 상당히 큰 편이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 규모는 4564억 달러(약 603조원)로, 국내 팹리스들이 생산한 비메모리 반도체는 151억 달러(20조원, 점유율 3.3%)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국(54.5%), 유럽(11.8%), 대만(10.3%), 일본(9.2%), 중국(6.5%) 등 글로벌 반도체 가치사슬 참여 주요국 중 한국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해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 총액 중 대부분은 삼성전자가 벌어들였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카메라의 이미지를 처리하는 이미지센서, TV 디스플레이 패널 작동에 쓰이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C) 등을 설계·생산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체 설계한 칩으로 지난해 112억 달러(15조원)를 벌어들였다. 뒤이어 LG전자 TV의 DDIC 등을 설계하는 LX세미콘(17억 달러·2조2000억원), 이미지센서 등을 생산하는 SK하이닉스(8억9000만 달러·1조2000억원)가 뒤를 이었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메모리 시장에서는 강자로 군림해 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지난해 메모리 매출 총합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메모리 점유율은 D램이 70%, 낸드플래시가 50%에 달한다.

 

산업연구원은 "세계 비메모리 시장 내 한국의 존재감은 미미하다"며 "(한국 기업들의) 비메모리 매출원은 스마트폰 및 TV 등 대기업의 안정적 판로 확보로 국내 수요가 활성화된 소자들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은 미·중 패권경쟁으로 촉발된 ‘반도체 전쟁’ 시대에 우리 정부와 기업이 비메모리 산업 발전을 목표로 자원 투입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대한 국가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혹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등의 구호는 추상적이며, 성공 확률이 극히 낮은 무수한 개별 소자 가운데 일부에 자원 투입이 편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양한 비메모리 소자 부문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와 함께 다종 소자 및 기술을 포괄하는 포트폴리오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을 들여다보면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가별 경쟁 우위와 전략적 포지셔닝이 명확한 편이다. 미국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를 비롯해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유무선 통신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등 비메모리 시장 전반에 걸쳐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은 자동차 및 산업용 로봇 등의 작동에 필요한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MCU)과 광학·비광학 센서류에 강점을 보인다. 대만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에 들어가는 칩 설계에 강점을 갖는다. 중국 역시 폭넓은 제조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비메모리 소자 전반에 걸쳐 설계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빅테크칼럼] 메타, 메타버스에서 AI로 BM 완전 전환…700억 달러 적자 속 30% 예산삭감 및 AI 안경·웨어러블 집중 투자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메타(전 페이스북)가 그동안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던 메타버스 사업에 대해 대대적인 예산 삭감 및 조직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2021년 이후 누적 700억 달러(약 9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메타버스 사업은 투자자와 감독당국의 압박을 받으며, 마크 저커버그 CEO가 내년도 메타버스 조직의 예산을 최대 30%까지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인력 감축이 시작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메타버스 사업, 적자와 외부 압박에 직면 메타버스 사업은 2021년 이후로 700억 달러(약 95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며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투자자들은 수익 창출이 불가능하다는 우려를 표하며, 감독당국도 어린이·청소년 안전 문제 등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규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메타는 메타버스 그룹의 예산을 최대 30% 삭감하는 한편, 전 부문 10% 비용 절감을 요청하며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AI 안경·웨어러블로 전략 전환 메타버스 예산 삭감으로 절감된 자금은 장기 연구개발 조직인 ‘리얼리티 랩스’ 내에서 AI 안경, 웨어러블 등 차세대 디바이스 개

[이슈&논란] 트럼프 행정부, 로봇 산업 육성카드에 테슬라 '급등'…美·中 기술패권 전쟁 새 국면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에 이어 로봇 산업을 차기 전략 산업으로 선정하고, 관련 행정명령 발령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면서 글로벌 로봇 산업이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폴리티코는 12월 3일(현지시간) 익명의 정통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최근 로봇 산업 CEO들과 잇달아 회의를 진행하며 산업 발전 가속화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내년(2026년) 로봇 산업 관련 행정명령 발령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로봇 산업 육성에 본격 돌입 상무부 대변인은 폴리티코에 "로봇 공학과 첨단 제조업은 중요한 생산을 미국으로 되돌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로봇 공학과 첨단 제조업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통부도 올해 말 로봇공학 실무 그룹(태스크포스)을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는 미국이 로봇 산업을 제조업 재건과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과의 기술패권 경쟁 심화 국제로봇연맹(IFR)이 발표한 ‘World Robotics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

[이슈&논란] 머스크재단, 자선 기부 뒤에 숨은 ‘사익 증진’ 논란…20조원 기부금의 80%, 측근 단체로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머스크재단이 자선활동 명목으로 거액을 기부했지만, 실제로는 머스크 본인과 그의 사업과 밀접한 단체들이 최대 수혜자가 되고 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2025년 12월 머스크재단의 세금신고서를 분석해, 지난해 4억7400만 달러(약 6조9650억원)를 기부했지만, 이중 약 80%에 해당하는 3억7000만 달러(약 5조4370억원)가 머스크 측근이 텍사스에서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더 파운데이션’으로 흘러갔다고 보도했다.​ 더 파운데이션은 머스크가 텍사스에서 추진하는 각종 사업(테슬라, 스페이스X, 보링컴퍼니 등) 근처에 위치한 초등학교를 운영하며, 사실상 머스크 계열사 직원들의 자녀 교육을 담당하는 단체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향후 고등학교와 대학 설립까지 계획하고 있으며, 머스크재단은 2022년 이후 지금까지 이 단체에 6억700만 달러(약 8조9000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머스크재단 전체 기부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머스크재단의 다른 주요 기부처도 머스크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스페이스X 로켓 발사 시설 인근 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