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유럽우주국(ESA)이 이끄는 태양 탐사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태양 남극을 정면에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관측은 태양 자기장 구조와 태양 활동 주기 예측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 적도 17도 기울기 궤도, 남극 정면 관측 ‘세계 최초’
ESA는 6월 11일(현지시각) 공식 발표를 통해 “솔라 오비터가 태양 적도에서 약 17도 기울어진 궤도에서 남극을 촬영했다”며 “지금까지 어떤 탐사선도 시도하지 못한 관측”이라고 밝혔다.
기존 태양 관측은 대부분 태양 적도 부근의 황도면에서 이뤄졌으나, 솔라 오비터는 금성의 중력을 이용한 궤도 조정으로 극지방 촬영이 가능해졌다.
고해상도 자기장·극자외선·코로나 영상 동시 확보
솔라 오비터는 고해상도 자기장 이미지 장비(PHI), 극자외선 카메라(EUI), 코로나 스펙트럼 영상 장비(SPICE)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태양 남극의 상세한 영상을 확보했다.
관측 결과, 태양 남극은 N극과 S극이 뒤섞인 복잡한 자기장 상태를 보였으며, 이는 태양 활동이 극대기에 이르렀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ESA는 “태양 자기장이 주기적으로 반전되는 이유를 밝히는 단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 극지 관측, 태양 활동 주기 예측·우주 기상 연구에 ‘새 이정표’
과학계는 이번 영상을 통해 태양 활동 주기 예측력 향상과 우주 기상 예보 체계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 극지의 자기장 변화는 태양 흑점, 플레어, 코로나 질량 방출 등 지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2029년엔 북극 영상도 확보 예정
솔라 오비터는 오는 2029년까지 궤도 기울기를 최대 33도까지 높여 태양 북극 영상도 확보할 계획이다.
ESA는 “이번 남극 관측은 태양 과학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