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을 생중계하던 ABC 뉴스의 간판 앵커의 방화복 착용 모습이 구설에 올랐다.
12일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ABC '월드 뉴스 투나잇' 앵커인 데이비드 뮤어는 지난 8일 LA에서 방화복을 입고 산불 피해 현장을 생중계했다. 그는 "제 뒤를 보시면 아시겠지만"이라며 몸을 화재 현장으로 돌렸다. 이때 방화복 뒤에 꽂힌 나무로 된 집게가 포착됐다. 헐렁한 방화복을 몸에 잘 맞게 집게로 고정한 것이다.
해당 장면이 퍼지자 방송계와 SNS 등에서는 데이비드가 앵커로서 보도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옷맵시에 신경을 썼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영국·미국 방송계의 유명 인사인 잭 오즈번은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하며 "멋진 재킷이다. 우리 도시가 불타고 있는 동안 그 옷핀으로 멋지고 날씬해 보여 기쁘다"고 비꼬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까지 태그하며 여론전에 나선 그의 게시물은 순식간에 퍼졌다.
메긴 켈리 NBC 앵커는 "지금은 옷을 차려 입을 때가 아니다"라며 "(데이비드 뮤어의) 비참한 허영심"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집게로 고정된 방화복 사진을 올리며 "한심하다" "자기애적이다" 등 지적했다. 반면 일부에선 “강한 바람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옹호의견도 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뮤어는 이튿날 진행한 방송에서는 방화복을 자연스럽게 걸친 모습으로 등장해 화재 현장을 보도했다.
ABC 뉴스에서 20년 이상 앵커로 일해 온 뮤어는 지난해 9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와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토론회 사회를 맡았다. 이때 그는 보수 진영으로부터 해리스 후보에게 편파적으로 토론을 진행했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지난 8일 LA의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현재까지 10명이 숨지고 18만여 명이 대피했다. 산불은 LA 전체 면적의 8.4%에 해당하는 148km²를 태우고 계속 확산 중이다. 산불 피해 면적은 서울시 면적(약 605㎢)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