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2025년 10월 6일 무안공항 활주로에 179개의 LED 유등이 등장했다. 179개의 LED 유등에는 ‘보고싶다’, ‘평안하길’ 등의 문구가 적혀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추석 당일인 6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기억의 활주로, 별이 된 당신께’ 행사를 열고 희생자를 추모했다. 행사는 오후 7시 어둠이 깔린 뒤 사고 당시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는 활주로의 둔덕 앞에서 진행됐다.
유가족과 광주시장, 국회의원 등 내외빈 300여명이 참석한 합동 차례에서는 희생자들의 애도를 위한 묵념, 추모사, 분향이 엄숙히 진행됐다.
2024년 12월 29일, 태국 방콕을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동체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이탈, 공항 시설물과 충돌 후 폭발하는 참사가 발생해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는 국내 항공기 사고 중 최대 인명피해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항공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로 남았다.
사고 원인은 조류 충돌로 인한 랜딩기어 및 유압계통 고장으로 동체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조종사는 착륙 전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 주의 경고를 받았으며, 이후 조난신호(메이데이)를 발신했다. 착륙 과정에서 반대 방향 활주로로 착륙 허가를 받아 진행하던 중, 항공기는 활주로 끝에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특히, 사고 당시 활주로 인근에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참사의 피해를 크게 확대시켰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항공 안전 전문가들은 해당 구조물이 없었다면 탑승자 대부분이 생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무안국제공항의 안전 점검과 항공장애물 관리 규정 개선에 착수했다.

사고 이후 무안국제공항은 안전상 이유로 운영이 중지됐으며, 기존 2025년 10월 10일까지 예정되었던 폐쇄 기간도 내년 1월 5일까지 연장됐다.
유가족 대표 김유진 씨는 “지난 추석에 함께였던 일상들이 그리움으로 남았다”며 “국가의 방관과 무책임으로 인해 발생한 참사는 결코 우연한 사고가 아니며, 진실과 책임을 명확히 밝혀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된 사랑하는 가족들이 평안히 안식을 누리길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참사는 대한민국 국적 항공기 사고 중 1997년 대한항공 801편과 1983년 대한항공 007편 사고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희생자를 낸 사건이며, 2024년 한 해 전 세계적으로도 최악의 항공 사고로 기록됐다.
안전 전문가 및 조사위원회는 사고 원인 규명과 조종사 훈련, 조류 충돌 대처 능력, 공항 안전시설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철저한 재점검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와 항공사는 유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국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강력한 대응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