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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이슈&논란] 람보르기니 CEO가 전기차 모델 취소한 이유…"충전 인프라·수요 부족 속 고성능 브랜드의 현실적 전전"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이탈리아 럭셔리 슈퍼카 람보르기니가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인 ‘란자도르(Lanzador)’ 양산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2030년까지 전체 라인업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을 내렸다.

 

3월 19일 회사의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진행된 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스테판 빙켈만(Stephan Winkelmann) CEO는 전 세계 고객 인터뷰 결과를 근거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충전 시간, 주행 거리가 매우 실망스럽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이 같은 환경이 전기 람보르기니에 대한 수요가 ‘거의 제로’ 수준에 그치는 결정적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차를 경험한 고객들이 충전 환경에 불만을 표시했으며, 이것이 럭셔리 자동차 제조사의 첫 순수 전기차 모델 취소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2월에 처음 공개된 결정에 대한 새로운 세부 사항을 추가한 것이다. 람보르기니에 따르면, 기존에 2028~2029년 출시를 목표로 준비된 1,341마력의 전기 ‘Ultra GT’ 콘셉트 란자도르는 약 30만 달러(약 3억원대)의 가격대를 예고하며 고성능·고가격 라인업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빙켈만은 The Sunday Times 인터뷰에서 람보르기니 타깃 고객층의 전기차 수용도가 “사실상 0에 가깝다”며, “고가 전기 슈퍼카는 현실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취미에 가깝다”는 독설을 남겼다.

 

특히 빙켈만은 “전기차를 구매한 여러 고객과 전 세계를 돌며 대화를 나눈 결과, 인프라·충전 시간·주행거리 측면에서 매우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추가로 밝혔다. 구체적으로 유럽연합(EU)은 350만대 이상의 공용 충전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약 91만대를 공용으로 갖춘 상태이며, 미국의 경우 비가정용 충전장비에서 완충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비율이 78% 수준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가 보도돼 람보르기니의 지적을 뒷받침한다.

 

2025년 람보르기니는 전년보다 3.3% 증가한 1만747대를 전 세계에 납품하며 매출 32억 유로(약 4조4000억원)를 기록해 역대 최고 매출을 세웠다. 다만 영업이익은 8억3,500만 유로에서 7억6,800만 유로로 감소하며, 영업이익률도 27%에서 24%로 하락했다. 이 같은 수익성 하락의 요인으로 미국 관세 부과, 환율 변동 등 외부 요인과 더불어 ‘전기차 전환 전략(Direzione Cor Tauri) 재조정과 관련된 비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다만 2025년 인도된 차량 중 약 94%는 최소 1개 이상의 맞춤형 옵션이 포함됐고, 하이브리드 스투보(PHEV) 하이퍼카 레부엘토(Revuelto, 약 51만5,000유로)에 대한 강한 수요가 외부 압력을 상쇄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람보르기니의 전기차 철수는 고성능 럭셔리 브랜드 전반의 전기화 전략 후퇴와 맞물린다. 벤틀리는 전기차 전환 일정을, 포르쉐는 배터리 투자 계획을 각각 축소·연기했고, 스텔란티스와 포드는 전기차 전략 재조정을 위해 수십억 달러대 비용을 감수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반면, 경쟁사 페라리는 올해 5월 첫 전기차를 공개할 계획이며, 2030년까지 라인업의 20%를 완전 전기차로 구성하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RBC 캐피털의 톰 나라얀 애널리스트는 “충전 인프라가 문제라거나 럭셔리 전기차를 원하는 사람이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면서, 여전히 전기 고성능 차량을 원하는 구매층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람보르기니는 란자도르 대신 2030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라인업에 편입시킬 예정이며, 이미 레부엘토, 우르스 SE, 테메라리오 등으로 구성된 100% 하이브리드(전 차종 PHEV) 라인업을 유지·확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빙켈만은 “전기차를 영원히 포기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시기가 올 때까지는 하이브리드에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하며, “내연기관의 감성과 고성능 DNA를 지키면서도 전동화 기술을 점진적으로 준비하는 단계적 접근”을 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람보르기니는 “충전 인프라 부재·고가·고성능 세그먼트의 수요 부족”이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수익성과 수요를 동시에 지키는 하이브리드 로드맵으로 전략을 재편하며, 전기 슈퍼카 시장의 ‘성장 과정성 탈락’ 사례이자 고성능 브랜드의 전동화 현실에 대한 경고 신호로 해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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