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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지구칼럼] "모기, 200만년 전부터 인류 물었다" 인간·모기의 공존진화 '재조명'…후각 유전자 타깃 백신 개발 박차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현생 인류가 지구를 걷기 훨씬 전부터, 동남아시아의 모기들은 이미 우리 조상의 피를 먹도록 진화해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맨체스터대 캐서린 월턴 박사와 미국 밴더빌트대 우파사나 샴순데르 싱 박사 연구팀은 Scientific Reports(2026년 2월 25일)에 게재한 논문에서 학질모기 류코스피루스(Anopheles leucosphyrus) 그룹 11종 38마리 모기의 2,657개 핵 유전자와 13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분석해 이 곤충들의 진화 역사를 재구성하고, 이를 초기 인류 조상의 이주 시간대와 대조했다.

 

evolution.berkeley.edu, sci.news, journals.uchicago.edu, scientificamerican.com에 따르면, 특정 모기 종들은 290만~160만년 전 사이에 인간의 피를 선호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호모 에렉투스를 최초의 인류 조상 숙주로 삼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 모기 군집은 오늘날 거의 전적으로 인간을 물어뜯는 종부터 긴팔원숭이나 오랑우탄 같은 다른 영장류를 선호하는 종까지 다양하게 분포한다.

 

연구팀은 순다랜드(말레이반도·보르네오·수마트라·자바)에서 채취한 모기 DNA를 통해 조상 상태를 재구성, 원래 원숭이 피를 빨던 습성이 단 한 차례 인간 피 선호(anthropophily)로 전환됐음을 확인했다. 이 전환 시기는 호모 에렉투스가 약 180만년 전 해당 지역에 도착한 추정 시기와 정확히 일치하며, 호모 사피엔스 도착(7만6000~6만3000년 전)보다 훨씬 앞선다. 이는 아프리카 Anopheles gambiae의 인간 선호 진화(50만9000~6만1000년 전)보다도 100만년 이상 이른 것이다.

 

체취 수용체 유전자 다중 변화가 필요한 인간 피 선호 진화는 호모 에렉투스 개체군이 '충분히 풍부'해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초기 인류의 대규모 정착을 뒷받침한다. 르코스피루스 그룹 모기는 오늘날 인간 말라리아 원충 고효율 매개체로, 전 세계 3,500여 모기 종 중 인간 선호 사례가 드문 가운데 병원체 전파율을 좌우한다. 2024년 WHO 세계말라리아보고서에 따르면 말라리아는 2억8,200만명 감염·61만명 사망을 초래했다.

 

국내외 매체도 이 연구를 대서특필하며 모기 매개 질병 대응 전략 재고를 촉구했다. Sci.News(2026.2.26)는 "초기 인류 도착이 모기 메뉴 바꿨다"고 분석했다. 이 결과는 인간-모기 공진화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며, 후각 유전자 타깃 백신 개발 등 차세대 방역 기술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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