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억만장자 매크로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패밀리오피스(듀케인 패밀리오피스)가 쿠팡 지분 약 463만주, 평가액 1억달러 안팎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쿠팡을 둘러싼 미국 연준 의장 인사, 한·미 통상 갈등, 개인정보 유출 수사라는 삼중 변수와 맞물려 정치·규제 리스크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13f.info, whalewisdom, seekingalpha, hedgefollow, sensamarket.com, straitstimes의 보도와 분석을 토대로 드러켄밀러의 쿠팡 보유 지분이 한·미 통상 갈등과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지명한 케빈 워시 연준 인선이라는 ‘정치 이벤트’와 어떻게 맞물릴지에 대해 알아봤다.
드러켄밀러, 쿠팡 463만주…포트폴리오 3.7% ‘빅포지션’
미국 13F(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내역을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분기별 공시 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듀케인 패밀리오피스는 2025년 3분기 말 기준 쿠팡 클래스A 주식 463만3,124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당시 쿠팡 보유액은 약 14만9190달러로 전체 13F 포트폴리오(약 40억6000만달러)의 3.7%를 차지했다.
헤지팔로·전문 데이터 제공업체 집계를 종합하면 듀케인 포트폴리오에서 쿠팡은 Natera, Insmed, Teva, TSMC 등에 이어 상위 10대 종목 안에 들어가는 ‘핵심 비중’ 종목으로 분류된다.
2025년 3분기 말 종가 기준 쿠팡 지분 가치는 약 1억5000만달러 수준이었고, 이후 주가 조정으로 2026년 초 현재 평가액은 1억달러 안팎으로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13F 정보 제공 사이트들은 "쿠팡 지분이 2024년까진 순매수·비중확대 국면을 보이다 2025년 들어 일부 분기에서 비중 축소가 관찰되는 등 ‘장기 보유 속 탄력적 조정’ 패턴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상장 전부터 들어온 초기 투자자”…그러나 2024~25년엔 축소 기류
금융정보업계에 따르면 드러켄밀러는 쿠팡이 뉴욕증시(NYSE)에 상장하기 전 비상장 단계부터 투자한 초기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13F 추적 기사들을 보면 쿠팡 상장 직후 듀케인은 일정 기간 쿠팡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렸고, 2023년까지 쿠팡은 ‘성장주·플랫폼주’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을 이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2024년 이후에는 성장주 변동성 확대와 고금리 국면 속에서 듀케인이 일부 기술·플랫폼 종목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쿠팡도 점진적 지분 축소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난다.
한 13F 분석 리포트는 “쿠팡 포지션은 여전히 의미 있는 사이즈지만, 과거 대비 상대 비중은 완만히 낮아지는 추세”라며 드러켄밀러가 쿠팡을 ‘코어+알파’가 아닌 ‘코어 보유 후 리스크 관리 대상’으로 재정의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워시–쿠팡–연준’ 연결고리, 통상 갈등 한복판에 서다
정치·통상 변수의 핵심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지명한 케빈 워시와 쿠팡의 이해관계다.
로이터 통신과 더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워시는 2019년 10월부터 쿠팡 이사회 멤버로 활동해왔으며, 2020년 이후 쿠팡 이사 보수로 총 100만달러 이상을 수령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워시가 2022년 이후 쿠팡으로부터 연간 약 32만5,000달러의 보수를 받아왔고, 2012년부터는 UPS 이사로도 재직하며 2021~2024년 사이 UPS 이사로서 연 28만5,000~30만5,000달러 수준의 보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연방준비제도법은 연준 이사회의 구성원이 “직무 시간 전부를 연준 업무에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연준 규정은 이사들이 개별 종목 주식 보유 및 이사회 겸직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어, 워시가 의장에 취임할 경우 쿠팡 및 UPS 관련 보직·지분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미국 내 일부 매체와 정책 전문가들은 “연준의 독립성과 이해상충 방지라는 원칙이 쿠팡·UPS 등 민간 대형기업 이해관계와 충돌할 소지가 있다”며 워시의 의장 적격성, 특히 통상·규제 이슈에 대한 중립성 확보 여부를 문제 삼고 있다.
3,370만명 정보 유출·JD 밴스 경고…쿠팡이 통상 테이블 위로 오르다
쿠팡을 둘러싼 규제 리스크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현실화됐다. 한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25년 11월 쿠팡은 약 3,370만개 고객 계정이 침해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당했으며, 이메일·전화번호·배송지·일부 주문 이력 등이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사고 직후 긴급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정보통신망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도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피싱·스미싱 경보를 발령했다.
쿠팡 측은 유출 가능성이 제기된 계정 가운데 실제 공격자가 접근한 계정은 약 3,000개 수준이며, 결제 정보와 로그인 비밀번호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수사·조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 사건은 곧바로 한·미 통상 협상 테이블로 옮겨갔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회담에서 김민석 한국 국무총리에게 “쿠팡과 다른 미국 기술기업에 대해 ‘불이익’을 주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쿠팡 수사가 미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차별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음"을 전달했다.
김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쿠팡 이슈가 한·미 관계에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하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양국 관계는 특정 기업의 로비에 휘둘릴 만큼 약하지 않다”고 말해, 규제는 국내 법·원칙에 따라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 직후 미국 측 쿠팡 투자자 두 곳은 서울 정부에 투자자–국가 분쟁(ISDS) 제기 의사를 통보하며 “쿠팡에 대한 한국의 조치가 차별적”이라며 미국 정부에 공식 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러켄밀러·워시·쿠팡, 투자자 관점에서 본 ‘정치·규제 리스크 시나리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시장의 관심은 “드러켄밀러의 쿠팡 보유 사실” 자체보다, 그 지분이 한·미 통상 갈등과 연준 인선이라는 ‘정치 이벤트’와 어떻게 맞물릴지에 쏠린다.
13F 기준 약 1억5000만달러에서 1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든 쿠팡 지분은 절대 규모로는 여전히 크지만,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3.7% 안팎이라는 점에서 듀케인 입장에선 ‘핵심이지만, 필요할 경우 얼마든지 줄일 수 있는 포지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통상 이벤트를 감안한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 쿠팡에 대한 수사가 국내 개인정보보호·보안 강화 차원에서 일단락되고, 미국 측도 차별 논란을 수습할 경우, 쿠팡은 일시적 규제 비용을 떠안는 대신 ‘보안 강화 플랫폼’ 이미지로 회복 가능성이 있다.
둘째, 반대로 ISDS와 통상 보복이 현실화돼 쿠팡을 매개로 한 관세 인상·정책 보복 조치가 이어질 경우, 쿠팡은 규제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시적으로 반영되는 종목이 될 수 있다.
셋째, 워시가 연준 의장에 최종 취임할 경우, 쿠팡 이사직 사임과 지분 정리 여부, 그리고 이후 연준의 통화·규제 정책이 ‘미국 플랫폼 기업 보호’ 기조와 결부될지 여부에 따라 쿠팡·미국 빅테크 전반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드러켄밀러의 쿠팡 포지션은 ‘정책·통상 헤지’이자 ‘장기 성장 베팅’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띠며, 향후 13F 공시에서 쿠팡 지분 변화는 글로벌 거시·정책 리스크에 대한 한 벤치마크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