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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지구칼럼] 살아있는 인간 뇌 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 발견…“사람 뇌, 99.5% 뇌 조직·나머지 0.5% 플라스틱"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살아있는 인간의 뇌 조직 샘플 거의 전부에서 미세플라스틱 및 나노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를 살아있는 사람의 뇌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직접 확인한 최초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플라스틱 오염과 잠재적 신경학적 손상을 연결하는 연구들이 빠르게 축적되는 흐름에 더해진 것이다.

 

아직 치매·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과의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뇌 속 플라스틱 농도와 뇌염증·신경세포 손상을 잇는 경로가 하나씩 확인되면서 공중보건 차원의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살아있는 사람 뇌에서도 거의 100% 검출

 

4월 1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헬스(Nature Health)》에 실린 Li R 연구팀의 논문은 뇌종양 수술 환자 113명의 병변 조직 156개와 사후 기증자 5명의 건강한 뇌 조직 35개를 분석한 결과, 병변 조직의 99.4%, 건강한 조직의 100%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이를 “살아있는 사람 뇌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직접 확인한 첫 사례”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특히 종양 주변 조직에서 정상 조직보다 플라스틱 농도가 높게 나타나, 종양과 함께 손상된 혈액–뇌 장벽(BBB)이 플라스틱 입자의 침투를 더 쉽게 허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연구진은 “플라스틱이 종양을 키운다”는 식의 단정은 시기상조라며, 관찰된 것은 상관관계일 뿐 인과관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논문이 주목받는 이유는, 사망자 부검이 아닌 ‘수술 중 채취한 살아 있는 조직’에서 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점 때문이다. 기존에는 사망 이후 조직 오염, 전처리 과정의 오차 가능성이 늘 따라붙었지만, 이번 결과로 “생전 뇌 속 플라스틱 축적”이 보다 직접적으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8년 새 50% 증가…“뇌 0.5%가 플라스틱” 수준

 

Li 연구팀의 논문은 2025년 2월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린 매슈 캠펜(뉴멕시코대) 연구팀의 선행 연구를 정면으로 잇는다. 캠펜 팀은 2016~2024년 사이 사망자의 간·신장·뇌 조직 52개를 분석한 결과, 뇌 조직 1g당 미세·나노플라스틱 농도가 2016년 3,345마이크로그램(㎍)에서 2024년 4,917㎍으로 약 50%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무게 기준으로 플라스틱 티스푼 1개에 해당하는 양이 인간 뇌에 축적돼 있다는 해석과 함께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캠펜 교수는 “현재 우리의 뇌는 99.5%가 뇌 조직이고 나머지 0.5%가 플라스틱”이라는 도발적인 표현을 썼지만, 그만큼 숫자 자체가 비상식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같은 연구에서 뇌 속 플라스틱 농도는 간이나 신장보다 7~30배 높게 나타나, 플라스틱 입자가 혈액–뇌 장벽을 뚫고 선택적으로 뇌에 축적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연구는 또 치매 진단을 받은 사망자의 뇌에서,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망자의 뇌보다 3~5배 많은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진은 “플라스틱이 치매를 유발했다는 결론은 아니다”라며, 치매로 인해 BBB와 노폐물 배출 시스템이 손상되면서 결과적으로 플라스틱 축적이 늘어났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뇌 속 플라스틱–치매” 연결고리, 아직은 가설 단계


신경퇴행성 질환과의 연관성은 현 단계에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가설’일까.

 

2026년 3월 호주 시드니공과대학교(UTS) 연구진은 최신 리뷰 논문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뇌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생물학적 경로를 ▲뇌 면역세포(미세아교세포) 활성화 및 만성 염증 유도 ▲활성산소종 증가에 따른 산화 스트레스 상승 ▲혈액–뇌 장벽 구조·기능 교란으로 ‘새는 뇌’ 유발 ▲미토콘드리아 기능 방해와 에너지 대사 장애 ▲뉴런 손상 및 시냅스 기능 저하 등 5가지로 정리했다.

 

리뷰 논문의 공저자인 카말 두아 부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실제로 혈액–뇌 장벽을 약화시켜 누수를 발생시킨다”고 강조하면서, 단기 급성 독성보다 만성·저농도 노출이 뇌 기능에 미치는 장기 영향을 추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치가 너무 높다”는 반론과 측정 오차 논쟁


연구 결과가 잇달아 쏟아지는 만큼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독일 연방위해평가원(BfR)은 2025년 12월 인체 조직 중 미세·나노플라스틱 검출 연구에 대한 과학적 검토 보고서를 내고, 미국 연구팀이 보고한 뇌 속 플라스틱 양이 “비현실적으로 높아 보이며 신호 오인·과대평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BfR는 샘플 전처리, 측정 방식, 신호 판정 과정의 불확실성을 문제 삼으며 “복잡한 생체 조직에서 플라스틱 입자를 정확히 검출·정량하는 분석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네이처 메디신》에 실린 캠펜 팀의 논문에 대해서도 다른 연구자들이 “방법론적 약점이 존재한다”며 비판적 논평을 잇달아 제기했다는 점을 BfR는 함께 소개했다.  결국 “뇌 속에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점에 대해선 이제 과학계 다수가 초기 증거를 인정하지만, 얼마나 쌓여 있는지, 그 양이 실제 건강위험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측정·해석 논쟁이 뜨겁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증거를 종합하면, “뇌 속 플라스틱이 없다”고 안심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 다만 “뇌 속 플라스틱이 곧바로 치매를 부른다”고 단정하기엔 데이터와 방법론이 아직 부족하다. 향후 몇 년간 뇌과학·독성학·환경과학이 결합된 융합연구가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플라스틱 생산·사용·재활용 전 과정에 대한 규제·세제·소비정책의 강도는 전혀 다른 궤적을 그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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