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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이슈&논란] 이륙 전 이스타항공 객실서 연기로 승객들 여객기 갈아타 '불편'…“보조배터리? 정확한 원인 조사중”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김포공항을 출발하려던 이스타항공 제주행 여객기 객실 선반에서 정체불명의 연기가 발생해 승객들이 다른 기체로 옮겨 타고 출발이 1시간 넘게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번 사고는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됐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기내 리튬배터리(보조배터리 등) 관련 사고가 증가하는 흐름과 맞물려 항공안전 관리의 구조적 위험을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다.

“또 보조배터리냐” 김포공항 이스타항공, 이륙 직전 선반서 ‘의문의 연기’


17일 한국공항공사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 제주공항으로 오전 6시 45분 출발 예정이던 이스타항공 ZE201편 기내 수하물 선반에서 이륙 전 연기가 피어오르는 상황이 발생했다. 승객이 이를 발견해 승무원에게 신고했고, 승무원들은 즉시 연기 발생 지점을 확인해 진화를 시도했으며 기내 소화 장비를 활용해 더 큰 위험으로 번지는 것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사는 승객 전원을 기체에서 내리게 한 뒤, 해당 항공편을 다른 기체로 교체해 운항했으며 이 과정에서 출발 시각은 1시간 이상 지연됐다. 연기 발생 직후 기내에는 일시적으로 불안과 긴장이 고조됐지만, 화염이나 부상자 보고는 없었고 구조·구급 조치는 예방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항공사 “보조배터리 가능성 일단 낮아…정확한 원인 조사”


사건 직후 일각에서는 “또 보조배터리 발화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초기 현장 점검 결과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배터리 손상이나 그을음, 폭발 흔적 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공항공사와 항공사 측은 “보조배터리 발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으나 현재까지 관련 정황은 뚜렷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기체 및 선반 내부 배선, 전기계통, 탑재 수하물 등을 대상으로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이륙 전 지상에서 발생해 관제당국과 공항 소방·구조 인력이 즉시 대기하는 상태에서 대응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순항 중 고도에서의 기내 화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도는 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빠듯한 운항 스케줄과 인력·정비 여건을 감안할 때, “우연히 큰 사고를 비껴간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적 리스크가 드러난 신호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 기내 배터리 화재 5년간 13건…대부분 ‘연기·그을음’ 수준이라도 위험도는 커져

 

국토교통부와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국적 항공기 기내에서 발생한 보조배터리 등 리튬배터리 관련 화재·연기 사고는 13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2건, 2023년 6건, 2024년 8월까지 5건이 발생해 신고 건수가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고 유형을 보면 상당수는 배터리가 과열되며 연기와 그을음이 발생하는 수준에서 승무원들이 초기 진화에 성공해 대형 화재로 번지지 않았고, 기내에서 휴대폰·전자담배·보조배터리 등을 충전하다가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국토부 자료에서는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주요 국적 항공사에서 고르게 사고가 보고된 것으로 나타나 특정 항공사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안전 이슈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FAA “2006년 이후 587건”…여객기에서만 438건, ‘주 2회’꼴로 발생


리튬배터리 관련 기내 사고 증가는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2006년 3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미국 항공사에서 보고된 리튬배터리 관련 사고는 총 587건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약 74.6%인 438건이 화물기가 아닌 여객기에서 발생했다. FAA 통계를 인용한 미국 언론 보도에선 2015년 이후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약 388% 증가했으며, 최근에는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두 번꼴로 기내에서 관련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도별로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FAA가 공개한 자료에서 리튬배터리 관련 항공편 사고는 2020년 39건에서 2021년 54건, 2022년 75건, 2023년 77건, 2024년 78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FAA는 여객기 승객실에서의 리튬배터리 위험에 대해 별도의 안전 경고(Safety Alert)를 발령하고, 항공사·조종사·승무원 대상 교육과 대응 매뉴얼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안전 규정·승객 인식 모두 ‘업그레이드’ 필요…“이벤트 아닌 구조적 리스크로 봐야”


전문가들은 이번 이스타항공 연기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전제로 하면서도, “설령 배터리 발화가 아니었다고 결론 나더라도, 국내외 통계를 보면 기내 휴대용 전자기기·배터리 관련 위험은 이미 구조적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고 지적한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객실 선반과 전기 계통에 대한 정기 점검·열화 진단 강화, 승무원 대상 리튬배터리 화재 대응 훈련 고도화, 배터리 사고 발생 시 회항·기체 교체 기준의 명문화 등이 요구된다.

승객 측면에서도 기내 반입 수하물에 보조배터리·전자담배·노트북 등을 다량 넣어두는 관행, 기내에서 고속충전기·멀티탭 등을 활용하는 행동이 모두 잠재적 점화원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통계상 다수의 사례가 ‘연기만 나고 끝난’ 사고였다는 점이 오히려 안일함을 부를 수 있다”며 “기내에서 연기가 난다는 것은 이미 ‘하늘 위 화재’의 직전 단계로, 이번 김포공항 사건도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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