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0 (화)

  • 흐림동두천 -5.1℃
  • 흐림강릉 3.4℃
  • 흐림서울 -2.1℃
  • 구름많음대전 -3.2℃
  • 구름많음대구 -2.9℃
  • 구름많음울산 0.1℃
  • 흐림광주 -0.6℃
  • 구름많음부산 3.0℃
  • 흐림고창 -3.3℃
  • 흐림제주 4.9℃
  • 흐림강화 -1.7℃
  • 흐림보은 -6.5℃
  • 흐림금산 -5.0℃
  • 흐림강진군 -1.7℃
  • 구름많음경주시 -2.5℃
  • 구름많음거제 1.2℃
기상청 제공

월드

[내궁내정] 영화 ‘마티 슈프림’ 미국을 해부하다…탁구와 나르시시즘, 그리고 미국의 정체성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최신 영화 ‘마티 슈프림(Marty Supreme)’이 화제다.

 

단순한 스포츠 드라마를 넘어, 현대 미국의 정체성과 사회적 심리를 날카롭게 해부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5년 12월 24일자 워싱턴포스트 오피니언 기사(“If you want to understand America, watch ‘Marty Supreme’")에 따르면, 이 영화는 “미국이 왜 세계의 중심이자 동시에 많은 국가들이 경외와 혐오를 동시에 느끼는지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단서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탁구와 미국의 상징적 장애물

 

‘마티 슈프림’은 1950년대 탁구 실력으로 이름을 날렸던 마티 라이스먼의 삶을 바탕으로, 자신의 운명을 바꾸려는 마티 마우저(티모시 샬라메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인들이 대체로 관심을 두지 않는 탁구라는 종목을 선택한 마티는, 이 장애물을 넘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홍보와 자기 확신을 내세운다.

 

하지만 그의 나르시시즘과 자기중심성은 주변인들을 지치게 만들며, 자신이 특별하다는 믿음은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이라는 미국적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

 

수치로 본 영화의 반향

 

박스오피스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봉 첫 주말 87만5000달러(약 12억원), 총 수익은 315만8000달러(약 44억원)로, 제작비(7000만 달러) 대비 다소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제한적 개봉임에도 평균 극장당 흥행액은 2025년 최고 기록을 세웠다.

로튼 토마토 95%의 ‘Certified Fresh’ 등급을 받았으며, 주요 매체들은 “티모시 샬라메의 강렬한 연기”, “미국 꿈의 이면을 날카롭게 조명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10대~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으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영화 속 패션과 탁구 용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꿈의 이면, 나르시시즘과 파괴적 열정

 

영화는 마티의 성공을 단순히 긍정하지 않는다. 그의 나르시시즘과 자기중심성은 다른 사람들을 짓밟고, 관계를 파괴하며, 때로는 자기 자신마저 위험에 빠뜨린다.

 

그러나 동시에, “단지 멈추지 않는 것”이 미국 꿈의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티는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무조건 돌진한다. 이는 “패배를 거부하는 태도가 일종의 갑옷이자 면죄부”가 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영화가 던지는 질문: 미국의 미래


‘마티 슈프림’은 미국 사회의 또 다른 얼굴, 즉 “자기중심성과 파괴적 열정이 혁신과 성공을 낳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관객은 마티의 성공을 응원하면서도, 그가 주변에 끼치는 피해와 자기파괴적 면모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는 미국 꿈이 단순한 성공과 부의 추구를 넘어서, 자기성찰과 공동체적 책임에 대한 성찰을 요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결론: 미국의 정체성을 해부하는 영화

 

‘마티 슈프림’은 탁구라는 소재를 통해 미국 사회의 근본적 정체성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영화는 미국 꿈의 이면에 숨은 나르시시즘과 파괴적 열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날카롭게 조명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미국이 왜 세계의 중심이자 동시에 많은 국가들이 경외와 혐오를 동시에 느끼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미국을 이해하고 싶다면 영화 ‘마티 슈프림’을 보라〉

 

워싱턴포스트 오피니언 전문 번역

by Will Leitch
2025년 12월 24일

 

미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고 싶다면, 그리고 왜 전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이 미국처럼 되고 싶어 하면서도 때로는 미국을 견디지 못하는지 알고 싶다면, 새 영화 ‘마티 슈프림(Marty Supreme)’을 봐야 한다.

 

1950년대 탁구 실력으로 일정한 명성을 얻었던 마티 라이스먼의 삶을 느슨하게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자신이 차세대 미국의 위대한 스타 운동선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마티 마우저를 보여준다. 이 깡마른 아이의 종목이 대부분의 미국인이 관심을 두지 않는 탁구라는 사실은 마티가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장애물일 뿐이다. 만약 ‘마티 슈프림’에 어떤 주제가 있다면, 그것은 마티가 얼마나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며, 그 장애물의 대부분은 스스로 초래한 것이다.

 

티모시 샬라메가 훌륭하게 연기한 마티의 특징은 그가 환상적인 탁구 선수이자 부인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자기 홍보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끊임없이 주변을 괴롭히는 골칫덩이라는 점이다. 이는 그를 아끼는 실수를 범한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에게 해당된다.

 

마티에게는 네 가지 목표가 있다. 부자가 되는 것, 최고가 되는 것, 유명해지는 것, 그리고 부유하고 최고라는 사실로 유명해지는 것이다. 그는 이 목표를 쫓아 앞뒤 가리지 않고 세상 속으로 돌진하며, 만나는 모든 사람을 자신의 영웅적 여정의 조연으로 취급하고 필요에 따라 버린다. 여기에는 불륜 관계인 유부녀 소꿉친구(오데사 아지온), 그에게 매료되면서도 혐오감을 느끼는 원로 여배우(기네스 팰트로), 마티를 싫어하지만 비즈니스적 가치를 알아보는 초부유층 후원자(‘샤크 탱크’의 미스터 원더풀로 알려진 케빈 오리어리), 그리고 그와 마주치는 불운한 모든 이들이 포함된다.

 

마티를 움직이는 힘은 부분적으로는 그의 재능이지만, 대부분은 아무리 계획이 없어도, 아무리 많은 실수를 저질러도, 아무리 많은 사람을 짓밟아도 결국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에서 나온다. 마티는 자신이 실패할 가능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한 대목에서 “그런 건 내 의식 속에 들어오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패배를 거부하는 그의 태도는 일종의 갑옷이자 면죄부다. 단기적으로 그가 무엇을 하든, 그것은 결국 자신의 궁극적인 승리와 지배에 대한 이야기의 배경이 될 뿐이다.

 

흥미로운 점은—이는 상당 부분 샬라메의 장엄한 연기 덕분인데—마티의 구제 불능인 나르시시즘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그를 응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것을 너무나 갈구하기 때문에, 차라리 그에게 그것을 주고 상황을 끝내고 싶게 만든다. 그는 자신의 삶에 등장하는 다른 모든 이들을 지치게 하듯 관객마저 지치게 한다. 그는 자신이 특별하며, 누구도 자신과 같은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을 타고나지 않았고, 이것이 자신이 태어난 목적이라는 지극히 미국적인 사고방식으로 구동된다. 그를 부정하는 것은 운명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영화는 이러한 성격적 특성이 파괴적인 만큼이나 나름의 가치가 있다는 논리를 조용히 펼칠 만큼 영리하다. 주인공 중심의 나르시시즘 속에는 사실 광기 어린 천재적인 진실이 담겨 있다. 세상의 진정한 승자는 좋든 싫든 단순히 굴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결국 그들은 새로운 것, 혁신적인 것, 특별한 것, 혹은 위대한 것을 해낼 때까지 밀어붙인다.

 

영화는 나쁜 소식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불굴의 의지, 합리적인 상식 앞에서도 역경을 팽개치는 능력이 그 자체로 일종의 초능력이라는 점을 미묘하게 시사한다. 스스로 무적임을 확신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믿게 만들 수 있다.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고, 최고가 되고, 승리하는 방법은 단순히 멈추지 않는 것이다.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사과할 순간조차 갖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티 슈프림’은 이러한 세계관을 지지한다기보다, 미국에서는 그것이 자명한 사실임을 일종의 방식으로 수용한다. 마티만큼 간절히 성공하고 싶다면(로어 이스트 사이드 출신의 유대인 소년인 그는 자신이 ‘히틀러 패배의 궁극적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뻔뻔함까지 갖췄다), 자아 성찰도, 의구심도, 약점의 인정도, 후회도 없어야 한다.

 

마티는 그가 사랑하는 조국처럼 자신이 특별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아무도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믿는다. 그의 말이 맞을까? 마티는 자신이 멈추지 않고 계속 밀어붙인다면 자신이 옳은지 그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결국 승리할 것이고, 승리가 곧 그를 옳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필자가 아주 오랜만에 영화에서 본, 현재 그리고 영원한 미국에 대한 가장 간결한 요약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이슈&논란] 트럼프, '오바마 원숭이' 올렸다가 여론 뭇매에 '삭제' 조치…공화당 내 균열 드러난 인종 논란 폭풍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원숭이로 합성한 인종차별적 영상을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공유했다가 여론의 격렬한 비판에 직면해 삭제했다. 백악관은 이를 "계정 관리 직원의 실수"로 규정하며 즉시 게시물을 내렸다고 해명했으나,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내부에서도 강한 반발이 이어지며 정치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 경과와 핵심 내용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월 6일 밤 11시 44분경 트루스소셜에 약 1분 길이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2020년 대선에서 투표기기 업체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의 조작 의혹을 주장하며, 마지막에 오바마 부부의 얼굴을 원숭이 몸통에 합성한 장면으로 마무리됐다. 배경음악으로는 영화 '라이온 킹'의 'The Lion Sleeps Tonight'이 깔려 오바마 부부가 음악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는 듯한 제스처를 연출, 흑인을 원숭이에 비유하는 고전적 인종차별 고정관념을 자극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처음 "가짜 분노를 멈추고 미국 국민의 실제 이슈에 집중하라"고 맞받아쳤으나, 비판이 공화당 안팎으로 번지자 7일 오전 삭제 조치를 취했다. 백악관은 "직원

[이슈&논란] 엘튼 존 동성 부부 "아들 출생증명서 받기도 전에 보도, 역겹다"…데일리메일에 "인간 품위 밖" 분노 폭발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영국 팝의 전설 엘튼 존과 동성 남편 데이비드 퍼니시가 대중지 데일리메일 발행사 어소시에이티드 뉴스페이퍼스(ANL)를 상대로 사생활 침해 소송에서 아들 재커리 출생증명서가 부모보다 먼저 공개된 사건을 폭로하며 법정을 충격에 빠뜨렸다. BBC, reuters, CBC, upday, abc.net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12월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재커리의 출생증명서 사본을 부모가 받기도 전에 데일리메일이 입수해 보도했다고 주장, 이를 "군사 작전처럼 철저히 비밀로 유지한 가족 비밀의 노골적 침해"로 규정했다. 소송 규모와 주장의 핵심 엘튼 존 부부는 2002년부터 2015년까지 ANL이 발행한 10건의 기사를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는 전화 도청, 사설 탐정 고용, 의료 기록 불법 취득 등 불법 정보 수집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ANL 측은 지역 등록사무소, 대리모 업체, 공개 자료 등 합법적 경로로 정보를 얻었다고 반박하나, 부부는 "세계가 우리 아기 출산을 전혀 모를 때 어떻게 그 문서에 접근했는지 설명할 수 없다"며 안전 침해를 호소했다. 이 소송은 해리 왕자, 엘리자베스 헐리 등 총 7명의 원고가

[이슈&논란] 미 항모전단 인도양 집결, 이란 “한 발만 쏴도 전면전”…중동 다시 벼랑 끝으로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미 해군 에이브러햄 링컨함(CVN-72)을 기함으로 한 항공모함 전단이 남중국해를 떠나 인도양 해역에 진입하며 사실상 중동행에 올랐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전단에는 링컨함과 함께 이지스 구축함 3척, 보급선, 지원함정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상당한 수준의 타격력과 장기 작전 능력을 갖춘 상태다. 링컨 전단이 걸프 인근 작전구역에 도달하면 이미 바레인에 기항한 연안전투함(LCS) 3척, 페르시아만에 배치된 미 해군 구축함 2척과 연계된 입체적 해상 전력이 구축되며, 사실상 항모 1개 전단+주변 호위·지원 세력으로 구성된 전개 태세가 완성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용기 동승 기자단에게 “대형 함대가 그 방향(중동)으로 가고 있으며 어떻게 되는지 보겠다”고 말해, 군사 개입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시사했다. 동시에 미 공군 및 해병대 자산 일부도 아시아·태평양에서 중동으로 재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져, 워싱턴이 최소한 ‘군사 옵션의 실질적 준비 단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평가가 제기된다. 미국 내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전력 이동을 “전형적인 억지 신호이자, 필요 시 단기간 내 공중·해상 합동 타격이 가능한 수준의 선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