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이 미국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인수될 예정임을 공식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등의 해외매체들은 보도했다. 이는 전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큰 틀의 합의가 성사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를 통해 최종 확정을 추진하며, 동시에 틱톡 서비스를 사실상 금지할 수 있는 '틱톡 금지법'의 시행 유예 기간도 12월 16일까지 90일 연장했다.
이번 틱톡 미국 사업권 인수는 오라클을 중심으로 한 미국 투자자 컨소시엄이 약 80% 지분을 확보하는 신설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컨소시엄에는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벤처캐피털 안드레센 호로위츠 등이 참여한다. 틱톡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20% 미만의 지분을 유지한다.
새 법인은 미국 정부가 지정하는 한 명의 이사를 포함해 미국인 위주로 이사회를 꾸려 경영의 주도권을 갖게 되며, 사용자 데이터는 오라클이 미국 텍사스 내 서버에서 관리해 국가 안보 우려를 해소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틱톡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라이선스는 중국 측으로부터 빌려 사용하되, 미국 엔지니어들이 새롭게 미국 사용자 맞춤형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구조로 조정된다.
틱톡 미국 사업권 매각은 5년간 미국 내 정치·법적 압박이 이어진 끝에 마련된 타협안이다. 2020년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의 미국 사업 운영을 문제 삼아 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으나 중국 정부의 반대로 단행하지 못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다각도로 매각 압박이 지속됐고, 지난해에는 미 의회가 '틱톡 금지법'을 제정해 미국 내 사업권 매각 없이는 서비스를 금지하도록 했다. 이번 합의는 틱톡이 미국 시장에서 계속 운영되도록 분기점이 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매각과 같은 날,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 정책에서도 강경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반도체와 의약품이 자동차보다 수익성이 높다며 자동차에 부과된 25% 관세보다 더 높은 관세율을 부과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근거로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적용 중이며, 반도체엔 최대 100%, 의약품엔 150~250% 관세도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한국 등 주요 수출국과 관련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및 제약·바이오 업종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무역 타협에 대해 아무런 타협을 한 바 없으며, 자동차보다 수익률이 높은 반도체와 의약품에는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며 강경한 통상 정책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관세 분쟁 대법원 소송 승소 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틱톡 매각 합의와 관세 강경 발언은 미국 내 국가 안보 우려와 보호무역주의 기조, 그리고 미중 갈등이 경제·기술 분야에서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특히 반도체 및 의약품 관세 강화는 글로벌 공급망과 한국 경제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